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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Sep 16. 2017

회사가 나를 이용하듯, 나도 회사를 이용한다

직장생활에서 즐거움 찾기

얼마 전에 '내부자로 산다는 즐거움'이라는 글을 썼다. 그 글을 적으면서 스스로 세뇌시키는 효과가 생겨서 회사 생활을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 그런 글들을 몇 개 더 적어보면 회사 생활 만족도가 올라가리란 기대가 생겼다.


회사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회사에 이용당하는 느낌이 든다. 물론 회사는 나에게 월급을 주고 정당한 대가로  노동력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인간이 소모품처럼 소비된다는 기분이 좋을  없다. 그렇다면 나는 회사로부터 월급 이외 어떤 가치를 받고 있을까?


내가 혼자라면 할 수 없거나 하기 힘든 일을 회사라는 인프라를 통해 할 수 있다

요즘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이제껏 모바일/웹서비스를 만들고 알리는 일을 주로 했지 어떤 물리적 제품을 만드는 일은 해본 적이 없다. 어떤 일에 얼마의 비용이 들어가는지 알게 되는데 그 비용의 규모는 평범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회사라는 인프라를 통해 나는 혼자라면 하기 힘들었을 일에 참여하여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


(스스로 반론을 제기하자면) 개인이나 회사를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상용화되면서 이제 IT 서비스를 만드는 일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이는 IT 소프트웨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가능해지고 있다. 킥스타터(KICKSTARTER) 같은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제조를 위한 자본을 마련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그렇지만 킥스타터 제품의 완성도는 높지 않은 편이고, 테스트로 제작한 제품이 상용화되고 프로젝트성 회사가 안정적인 회사로 성장해 나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작년에 펀딩에 참여했던 ZUNGLE PANTHER의 경우 제품 생산 일정이 많이 늦어져서 취소 요청이 줄을 이었고 기다려서 받아본 제품 퀄리티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나름 퀄리티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던 회사 Pebble은 폐업의 길을 걸었고, 잘 나가던 FitBit 마저 어렵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이니 기반 없이 시작한 제조업 회사가 살아 남기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그 과정을 통해 회사 인프라를 내 인프라로 만든다

윤태호 작가의 다음 웹툰 미생에 나오는 대사가 있다.

내 인프라는 나 자신이었다


예를 들어 모바일 앱을 만드는 회사에 다녔던 사람이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할 수 있다. 혹은 회사에서 경험했던 스토리로 글을 써서 작가가 될 수 있다. 혹은 같은 회사 동료들과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사회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겠지만 업계 경험을 가지고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프로젝트를 여러 번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공확률을 높이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상황은 변한 게 없어도 마음가짐이 바뀌면 그 가치는 변할 수 있다

내가 여기서 배운 것들이 미래에 어떤 형태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미래에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회사 안에서 적극적으로 찾아서 할 수 있다. 같이 일하는 사람 중에 미래에 함께 일할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동료들을 보는 눈이나 마음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성장의 기회를 생각해보면 내게 주는 가치가 결코 적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용된다는 수동적인 사고에서 이용한다는 적극적인 사고를 하면 한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 어떤 업무를 맡으면 좋을지 생각하게 되고 적극적으로 사내에서 기회를 탐색하게 된다. 회사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기란 쉽지 않지만 기회를 찾고 노리고 준비하는 사람이 그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다. 한 번 더 생각하면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을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회사에 이용당하지만 말고, 회사를 이용하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결국 회사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까!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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