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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유일한 차이점은

by 사라 Feb 14. 2025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ㅏㅏㅏ보자마자 빵 터진 올해의 첫 짤.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ㅏㅏㅏ보자마자 빵 터진 올해의 첫 짤.


아침형 인간을 놀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에게 지우는 의무대해서 생각해 본다.


'이번 주까지 OO을 끝내야지.'

'XX에게 연락해야지'

'이걸 언제까지 다 읽어야지'

등등.


요즘 생각하는 것은 이렇게 나와 사회가 내게 지우는 의무 중에 진짜 나와 결이 맞거나 내가 원하는 게 있냐 하는 것이다. 아마 아침형 인간, 새벽형 인간도 그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특히 무한경쟁사회에서는.


나도 아침형 인간이 좋다는 자기 계발서에 중독되어 지난 몇 년 간 아침에 빨리 일어나지 못하는 나를 자책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내가 계획한 일을 하면 상쾌함은 물론 자기 효능감과 성취감이 정말 정말 크다. 그 긍정적인 감정이 남은 하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건 나도 보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나는 이걸 오래 할 수 없다.

할 수 있냐 없냐의 문제보다는 이걸 내가 지속할 수 있냐 없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 유의미한 성취는 결국 지속성에서 오는 것이기에.


내가 자책감을 가지며 이걸 깨닫는데 더 오래 걸린 이유는 같이 사는 남자가 항상 회사에서 1,2등으로 출근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남편은 보통 아침 7시 30분 정도에는 무조건 회사 책상에 앉는다. 그리고 지난밤, 새벽에 받은 모든 이메일을 다 처리하고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을 9시 전에는 대부분 다 처리한다. 그리고 9시 이후에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일을 시작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이게 뭐 그리 대단해? 할 수도 있겠지만, 출근시간이 유동적인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한 분들은 알 거다. 9시 이전에 출근하는 사람보다 9시 이후에 출근하는 사람이 훠얼씬 많다는 걸. 나 역시 아침 8시 반까지 출근하던 생활을 하다가 아무도 없는 아침 사무실을 몇 달 보고 나서는 뭔 의미인가 싶어 출근 시간을 늦추었다. 사람은 환경에 맞춰 게으름을 있는 힘껏 부리기 마련이라..

브런치 글 이미지 2


9시 반이나 돼야 출근하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오롯이 7시 반에 출근해 업무 시작하는 사람이라니... 솔직히 내가 상사라도 이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궁무진하게 피어날 듯하다. 그가 상사들과 잘 지내는 이유 중 하나는 이것도 있지 않으려나..?



 "너 회사 가면 아무도 없지?"

 "당연하지. 하 난 아무도 없는 아침에 커피 한 잔 하면서 사무실을 쭉 보면 너무 좋아."

 "아, 그좋지."

 "사람들이 출근하기 시작하면 이거 해 달라, 저거에 대해 이야기 좀 하자, 그러면 내 시간이 없어. 나는 미팅도 많잖아. 그 시간 전에 내가 할 일을 다 끝내놓는 거지. 나는 이미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파악해 놨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효율이 훨씬 높아."




쉴 새 없는 아침형 인간 자기 계발서 공격 + 이런 사람 옆에서 살다 보니 나는 내가 루저가 아닌가 심각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는 아침형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녁형도 아닌, 굉장히 어중간한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남편과 서로의 생산성에 대해 잠깐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냥 아침에 제일 생산성이 높은 사람이야. 나는 이게 편해. 그리고 너는 시간대는 상관없는 사람이지. 그냥 장소만 적당히 바꿔주면 되는 거고."

 

!!!

"나는 편해" 이게 중요했다. 내가 편해야 지속할 수 있다.
지속성 > 유의미한 성과

 

그렇다. 아침형 인간이란 단어에 꽂혀 시간에 집착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일할 때나, 혼자 일할 때나 사실 나에게 시간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시간대보다는 장소가 더 중요했다. 정확히는 어디서든 장소만 살짝 바꿔주면 나의 집중도는 급상승한다. 4시간 동안 끌어안고 있었을 일을 1시간 안에 다 처리한다. 꼭 특별한 장소일 필요도 없다.

오랜만에 비어있는 회의실, 다 출장 가서 조용한 사무실, 카페, 도서관, 지하철 등

(특히 지하철은 내게 최고의 도서관이자 작업실이다. ^^ 빨리 봐야 할 책이 있거나 데드라인이 있는 글을 써야 할 때, 일부러 지하철을 탄 적, 정말 많다.)


아침형 인간이 좋다는 말은 아침에 그 사람이 가장 중요한 일을 방해받지 않고 할 수 있어서다.

내가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면, 그냥 오전에 하든가, 오후에 하든가 저녁에 하든가 밤에 하면 될 일이다. 아니면 나같이 시간대보다 장소가 중요하다면 장소를 신경 쓰면 될 일이고.

결국 언제가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니까. 




-아침형 인간이신가요?

-축하합니다. 복 받으셨어요. 서점에 가면 아침형 인간에 대한 책이 79,475,084권 정도 있을 테니 그걸로 자신을 더 갈고닦으실 수 있으시겠어요.


-아침형 인간이 아니신가요?

-당신이 가장 집중이 잘 되는 때, 장소 등을 생각하고, 시도하고, 적용해 보세요. 무엇보다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의무와 당위로 자신을 괴롭히지 마시고요.

다 행복하자고 하는 짓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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