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 래시가드의 선택과 관리
1.
우리나라에서는
여름 물놀이 시즌에
'래시가드'를 입는 게
유행을 지나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대표적으로 '록시' 브랜드가
래시가드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브랜드일 것이다.
록시는 서핑 입문하기 전부터도
알던 브랜드.
하지만 당시
내가 아는 래시가드 중에서
가장 비싼 브랜드였다.
하지만
서핑에 입문한 후,
록시는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의 브랜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웻수트는
두껍고 기능도 있고 복잡하게 생겨서
가격이 높아도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래시가드는
화상 방지 말곤 기능*이 없는데
왜 상의만 7-9만 원에 달하는 건지...
사자니 손 떨리는 게 래시가드였다.
*래시가드: 당시는 래시가드의 기능을 몰랐다... 뭐, 그래도 비싼 것 같긴 하다. 래시가드의 설명은 '2-4. 봄과 여름 사이' 1번 글 설명 참조.
2.
그러던 차에
백화점 코너에서 본 청량감 가득한 색감 때문에
첫눈에 반한 아이가 생겼다.
내 기준엔
비싼 가격의 아이템이었다.
아니,
비싸다고 생각했던 제품들보다도
더 비싼 아이템이었다.
'이 얇디얇은 래시가드를
이 돈 주고 사는 게 맞는 걸까?'
이미 래시가드가 있었기에
하나 더 사는 게 더욱 망설여지기도 했다.
그런 고민에
래시가드 매장을
몇 번이나 들렀는지 모르겠다.
필요하던 올인원 스타일**에
깨끗한 색감과 디자인...
결국 구매.
그리고 이 아이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템이 되었다.
**올인원 스타일의 장점: 올인원 래시가드는 옷이 흐트러지지 않는 게 좋다. '워터레깅스(래시가드의 소재와 기능을 가진 긴바지)' 스타일은 바다에서 보드 위로 올라갈 때 물 먹은 하의의 뒤 허리가 벗겨지듯 들린다. 그리고 상의도 허리 부분이 잘 뒤집어진다. 하의를 여자 보드숏으로 대체하기엔... 왜 다들 짧은지...'잘 마르는 엉덩이 가리개'의 기능밖에 없어서 곤란하다. 남자 보스숏처럼, 허벅지가 보호되는 여성용 보드숏이 나왔으면 좋겠다. 몇 시즌 후에 언급하겠지만 나의 경우엔 허벅지 까고 다니면 다 쓸린다.
3.
그 아이템을 개시한 게
지난 하조대 서핑 때였다.
서핑하고 늦은 밤 도착 하자마자
래시가드를 관리하겠다고
찬물에 담가 두었다.
내 딴엔
일단 바닷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담가놨던 래시가드를
맹물에 조물조물 헹구고 있는데
안감이 이상했다.
처음엔
나는 내가 안감에 겉감이 비친 걸 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보니 그건 아니었다.
몇 해전,
수영복을 샤워실 비누로 빨았다가
이염돼서 망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조신히
물에만 담갔는데 이염이 된 것이었다.
담갔던 물에 뭘 탔던 것도 아니었다.
그제서야 태그를 봤더니
'(전략) 30분 이상 물에 담가놓지 마십시오.'
이 무슨 남의 다리 긁는 소리인가?
물놀이할 때 입으려고 산 래시가드가
물에 오래 담그면 안 된다니?
물에 들어갔다가
30분에 한 번씩 나와 벗고
탈수라도 해야 하는 건가?
게다가 경고라고 붙인 택에서 이염이 되다니!
비싼 가격에 구매를 고민했던 시간이 아까울 정도의 퀄리티였다.
4.
수영복이나 래시가드를
디자인 빼고 고르자면
마음이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다.
'비싸지만 예쁜 걸 사서
잘 관리하자'라고 생각했었는데
퀄리티 자체가 이렇게 안 좋으니
실망감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제 값은 할 줄 알았는데
그 조차 보장해 주지 않으니 말이다.
서핑 전문 브랜드는 질과 가격이 비례하는 편이다.
다만 가격 시작점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이런 속상한 일,
관리의 어려움이 있다면
차라리 서핑 전문 브랜드의 제품을 사는 게
더욱 이득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상'이 아닌 '기능'
이번 일을 계기로
여름휴가 며칠 동안만 입을,
인스타에 올릴 사진에 필요한
'의상'이 아니라면
디자인만 내세우는 브랜드의 제품은
앞으론 더 이상 사지 않게 되었다.
5.
이렇게 해서 수영복이나 래시가드를
고르고 관리할 때의
원칙이 생겼다.
*수영복, 래시가드 고르는 법
1. 서퍼들 사이에서 인정받은 브랜드를 구매
2. 물 빠짐 경고가 있다면 구매하지 않음
(원색, 네온 색상 제품이라도 물 빠짐이 있으면 불량 제품이다. 갖고 있던 원색, 네온 색상 수영복을 물에 장시간 담가봤으나 이염이 있는 경우는 위의 경우 이외에는 없었다. 심지어 상하의 만 원짜리 비키니도 괜찮았다)
3. 마른 상태에서 착용해봤을 때 딱 맞는 사이즈를 사야 한다.
수영복, 래시가드가 물을 먹으면 좀 늘어진다.
(이렇게 골랐을 때, 래시가드는 가끔 뜯어지는 소리가 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안 뜯어진다면 OK)
4. 장식이 많이 붙은 건 안 산다.
5. 집업zip-up 스타일 래시가드 상의는 물에 젖어도 입고 벗을 때 편하다.
하지만 지퍼가 서프보드에 손상을 주거나 지퍼에 서프왁스가 낄 수 있다. 선택할 부분.
6. 크롭 스타일은 태닝 된 자국을 생각해 봐야 한다. 선택할 부분.
7. 자주 멍들거나 상처 입는 부분을 보호할 수 있는 래시가드 디자인으로 선택한다.
(예: 무릎이 쓸리면 워터레깅스, 어깨 화상을 많이 입는다면 긴팔 래시가드)
*수영복, 래시가드 관리법
1. 사용 후 바로 깨끗한 민물에 헹군다.
2. 샤워실이든, 귀가 후든 전용세제로 세척한다.
(비누, 바디샴푸 등 금지. 중성세제-헤어 샴푸, 퐁퐁, 스포츠웨어 전용세제-로 세척.)
3. 표백제, 섬유연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제품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3. 세탁기 세탁 및 탈수보단 손빨래, 손 탈수 후 그늘에서 말린다.
살살 세탁하는 쪽으로 하는 것이다.
수영복 빨랫감이 많을 때엔 힘드니까 세탁기에 울코스로 세탁한다.
(울코스는 탈수도 살살 된다)
4. 세탁 시 물 온도는 미온수가 좋다.
따뜻한 물~뜨거운 물은 아이템 소재와 성능을 손상시키며 이염 가능성이 높아진다.
1. 다음 글, 2019년 06월 13일(목) 발행 예정.
2. 2번 글 사진 출처, 르꼬끄 블로그 링크 클릭
2. Cover photo by Keegan Houser on Unsplash
4. 내용 추가- 5번 글의 *수영복, 래시가드 관리법 4번 문항 추가.2019년 06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