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
마흔.....
그것은 '그냥' 혹은 '운 좋게'라는 것이 통하지 않는 가혹한 세계로의 진입이자 그간 나의 삶을 그러모아 최대한 열심히 돌리며 살아야 하는 시간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어주었습니다.
물론 이건 저의 인생에서 그랬다는 거죠.
저보다 훨씬 똑똑하고 상황 파악을 잘하는 사람이 맞이하는 마흔은 제가 마주하게 된 마흔의 표정이 자상하고 나긋할 수도 있을 겁니다.
로맨틱 코메디로 사는 걸 지향했건만 어쩌면 제 인생은 늘 블랙 코메디 시트콤이었던지!
계획이라고는 오직 재미있고 행복한 삶을 살겠다는 것 말고 아무 생각 없이 삶이 휘두르는 대로 휩쓸려 살아온 덕분에 이르른 오늘이므로, 저의 상황을 비관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더 웃고,
최대한 적게 얼굴 찌푸리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분투할 뿐입니다.
아무리 이력서를 내보내도 면접조차 보러 오란 곳 한 군데 없고 프리랜스 일은 늘 불규칙해서 조그만 바람에도 휘청거리며 여전히 내일, 혹은 다음주, 다음달을 대비하는 것은 사치인 바튼 삶 속에서 버둥거리고 있습니다만......
저는 계속 오늘 분투하겠죠.
그 오늘이 쌓이면 언젠가는 눈을 들어 내일을 보고 다음주에 뭘 할지 계획하고 다음달에는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올 궁리를 할 수 있게 되리란 막연한 희망을 품고 말입니다.
그나저나, 진짜 그럴 날도 오겠지요?
에이, 몰라요, 살다 보면 알게 되겠죠.
그러니 저는 다시 오늘을 살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