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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oopyholic Aug 02. 2021

진짜 꿀 구분하는 법

이 정도만 알아도 속지 않고 진짜 꿀을 살 수 있다!


"어떤 꿀이 진짜 꿀이야?"

"뭐가 좋은 꿀이야?"

"집에 설탕처럼 굳어진 꿀이 있는데 그거 가짜 꿀 맞지?"


도시양봉가가 되기 위해 노려 중이라는 소문이 암암리(?)에 퍼지자 저런 질문들도 심심치 않게 날아들었다. 물론 내가 아직 벌 여러 통을 놓고 기르는 전문 양봉가가 된 것은 아니지만 양봉을 시작하기 훨씬 이전부터 꿀을 매우 좋아했던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써 양봉을 시작하게 되자 꿀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된 사실들이 있어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부분에 대해서 정리를 좀 해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기본적으로 꿀이라는 건 꿀벌이 꽃에서 가지고 온 꽃꿀을 지난 시간에 이야기했던 과정을 거쳐 저장해둔 것이다.

(혹시 지난 글을 안 읽으신 분들은 일독을 권한다_ https://brunch.co.kr/@snoopyno/242)

가장 먼저 '가짜 꿀'이 뭔지 설명하자면 꽃꿀 대신 설탕물을 먹이로 사용한 경우 그렇게 생산된 꿀은 사양꿀이라고 한다. 어쨌든 벌이 생산해냈으니 꿀은 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할 말이 없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꿀의 기준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그런 의미에서 사양꿀은 가짜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이나 마트에서 꿀을 사는데 가격이 다른 꿀들에 비해 월등히 싸다면 사양꿀이라고 적혀 있을 확률이 높다. 왜 싸냐면 양봉가가 벌들에게 설탕물을 먹여서 생산해낸 꿀이라서 그렇다.

꿀을 구분할 때 사용되는 탄소동위원소비도 식약처가 제시한 -23.5%에 못 미치고 높다.

(사실 그간 사탕무로 만든 설탕으로 사양을 하면 이마저도 속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농촌진흥청에서 이걸 구별해낼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까지 마쳤다 하니 소비자는 안심해도 될 것 같다.)

그 외에 가격도 어느 정도 있고 탄소동위원소비도 -23.5% 이하인 꿀들은 진짜 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좋은 꿀이란 무엇인가?

지난번 글(https://brunch.co.kr/@snoopyno/242)에 설명된 방식으로 생산한 생/숙성꿀이 가장 좋은 꿀이다. 그 이유는 그 외의 꿀들은 벌들이 날갯짓으로 수분함량을 낮출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열을 가해 수분을 날리고 정제과정도 아울러 거친다.

그러면서 영양소나 효소가 파괴되고 꽃가루나 다른 좋은 물질이 걸러지기에 좋은 성분이 아무래도 적게 남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양이 너무 미미해서 그러거나 말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또한 생/숙성꿀은 그런 날것의 상태이기에 오히려 결정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기도 해서 상품적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결정화되는 것을 '설탕으로 굳어지는 것'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에.

어쨌든 아무래도 그 유효성을 떠나 자연의 상태에 더 가깝게 있으면서 다양한 영양소를 간직한 생/숙성꿀 쪽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꿀이 아닐까 싶다.

그 외에도 꿀도 저마다 어떤 밀원에서 채집을 했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아까시꽃(a.k.a 아카시아)보다 밤꽃에서 생산된 꿀이 훨씬 색깔이 짙은 걸 볼 수 있는데 맛도 밤꿀 쪽이 좀 더 쌉쌀하면서 덜 단 편이다. 몸에는 그렇게 색깔이 진하고 쌉쌀한(=다양한 무기질과 영양소가 좀 더 포함) 밤꿀이 훨씬 좋다고 하니 꿀을 나름의 보약처럼 드시고자 하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마지막으로 설탕처럼 굳어지는 꿀의 진실.

사실 이건 진짜 꿀이든 가짜 꿀이든 종류 안 가리고 다 잘 생긴다.

다만 진짜 꿀 중에서도 생/숙성꿀이 더 금방 솔기 시작하는데 그 속에 꽃가루가 다량 함유될 경우 각자의 꽃가루가 매개로 작용해서 더 금방 결정화가 이뤄지기 시작한다. 마치 한겨울 호수나 개울에서 자장자리나 가운데라고 해도 돌 주변을 중심으로 먼저 얼음이 어는 원리와 같은 것이라고 함.

정제와 농축을 거친 일반 꿀은 궁극적으로는 결정화가 되긴 하지만 그런 매개가 훨씬 적으니까 그 속도가 좀 더 느린 편이고 그래서 오히려 유통하고 판매하는 사람들은 그게 소비자에게 더 낫게 비춰지니 선호하기도 한다. 사양꿀은 그냥 패스.

그러니까 집에 있는 꿀의 탄소동위원소비를 일단 확인하고 진짜 꿀이면 결정화가 좀 됐다고 그걸 함부로 버리는 일은 안 하길 바란다. 매우 멀쩡하다. 결정화된 것이 입자가 거칠어서 싫으면 중탕으로 녹여 먹으면 된다.


이 기본만 알아도 속지 않고 진짜 꿀을 살 수 있다.

법적으로 설탕 먹여 생산한 사양꿀은 꼭 고지하게 되어 있어 웬만하면 판매자도 어기지 않지만 이따금 그 사실을 아주 작은 글씨로 잘 안 보이는 곳에 배치하기도 하므로 소비자는 눈을 크게 뜨고 제대로 정보를 파악한 뒤에 현명한 소비를 해야겠다.


다음 이 시간에는 사람들이 도대체 왜 꿀이 몸에 좋다고들 난리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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