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기획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컨택센터 운영 및 업무 효율성 관리가 아닌가 싶다. 컨택센터의 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이를 절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필자가 현업에 있을 때 IVR(Interactive Voice Response) 시스템을 통한 프로세스 개선만으로도 전체 인입의 40% 정도를 고객이 상담사를 연결하지 않고 처리하도록 했었다. 여기에 AI의 기능이 덧입혀진다면, 훨씬 많은 업무 개선을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컨택센터의 미래는 사실 지금보다 훨씬 단순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복잡한 시스템들이 봇으로 통일되어 구태여 고객이 전화기를 붙잡지 않아도 빅스나 시리와 같은 개인 비서를 통해 일반적인 정보는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AI를 통한 고객관리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AI의 진화는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라서 생각보다 빨리 개선의 기회가 올 것이다고, 어쨌든 기업은 효율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기를 원한다.
최근 효율적인 고객 관리를 위해 AICC(AI Contact Center)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컨택센터에서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인력난 해소와 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AI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이 되고 있다.
컨택센터는 전통적으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상담사 관리를 철저히 해왔다. 모든 상담은 녹취되고, 하루의 콜 처리량이 모니터링되며, 자리 비움 횟수, 휴식 및 식사 시간까지 시스템에 고스란히 남아서 관리된다. 고객과의 분쟁이 발생하면 녹취록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모든 업무 기록 또한 시스템상에 남아 있다. CTI(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를 중심으로 구축된 이러한 시스템은 관리자에게 매우 유용하지만, 근로자는 상시적인 관리감독 아래 놓여 있다.
콜센터는 지속적으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콜센터 업무의 특성상 업무 강도가 높고 스트레스가 많아 이직률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급여와 처우가 더 나은 곳으로 우수한 인력이 이탈하는 경우가 빈번하며, 콜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 파트타임 근로자 채용 또한 빈번히 이루어진다.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AICC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 회사에 지능형 상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효율성보다는 STT(speech to text) 시스템을 통해 상담사와 고객 간의 대화 녹취록을 얻어서 VOC 분석을 제대로 해 보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했다. 사실, 당시 나의 그 프로젝트는 대차게 실패로 끝났다. 그 이유는 당시 학습도 머신러닝 수준이어서 운영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부분도 있었고, 한글의 인식율이 기대 이하로 상당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스템은 의외의 곳에서 역할을 해 냈다. 아웃바운드 TM을 하는 직원들의 생산성 비교를 위해 사용했는데, 시스템을 통해서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을 알아냈던 것이다. 아웃바운드 TM은 콜을 상담사가 핸들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보니, 전체 콜 중에서 묵음처리된 비율을 찾아낸 것이다. 실제로 통화가 끝나고 끊지 않고 그냥 들고 있는다던가 하면서 업무 시간의 비중을 늘렸던 부분을 찾게 되었다. 그래서 인바운드에서 사용하려던 시스템은 원래의 의도와 다르게 아웃바운드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그다음 시도한 것은 AI assistant라는 보조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컨택센터에는 많은 정보가 오고 가기 때문에 일일이 다 기억하고 있을 수 없으니,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다. KMS(Knowledge Management Sysem)라 불리는 지식관리시스템을 통하여 조직 내 경험, 업무 절차, 스킬 등 고객과의 상담에서 필요한 모든 정보를 모아놓는 곳이다. 처음에는 정리만 잘 되어 있던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검색 기능을 제공하다가, AI가 도입된 지금은 상담사의 대화를 따라가면서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띄어주도록 진화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그 매칭률이 높아지면, 인바운드 상담의 경우도 AI로 대체될 수 있을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이후 하나씩 도입하던 시스템을 묶어서 챗봇을 도입하고 지능형 상담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설명회를 시작했을 때, 콜센터 직원들의 반응이 상당히 안 좋았다. AI로 그들의 일을 뺏어 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었다. 실제로 하이패스의 도입으로 요금징수원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으로 인해서 스마트톨링을 늦추기도 했던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마트에도 셀프 계산대가 늘어나면서 많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컨택센터도 예외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처음의 도입의도는 상담사의 일자리를 박탈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단순 인입으로 인한 반복업무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와 같은 시스템을 활용하여 대체하고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일에 충분하게 투입하고 싶은 니즈가 있었다.
그러나 반드시 일자리가 줄어드는 영역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AI 시스템 도입은 새로운 직무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챗봇 사용이 증가하면 상담 인력은 시스템 운영 및 관리 업무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러한 직무는 상담 업무보다 보수도 높고 업무 만족도도 높으며, AI 시스템의 학습과 품질 관리(QA)를 담당하게 된다. 그러려면 인력의 성장 코스에 이러한 내용들이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보완적 관계는 콜센터 운영의 전반적인 질을 향상시키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AI 시스템이 처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직원들은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인해 콜센터 직원들은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이는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직원들의 직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AI가 컨택센터 업무에 가져오는 장점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 설계가 필요하다. 첫째 고객 중심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이다. AI 시스템은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객 데이터 분석과 VOC(Voice of Customer) 관리를 AI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직원 친화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AI 시스템은 직원들이 사용하기 쉽게 설계되어야 하며, 직원 교육과 기술 지원이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AI와 인간 간의 협업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리고 지속적인 개선과 업데이트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 AI 시스템은 도입 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기술과 고객 요구는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불에 위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직원들의 직무 변화 기회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 필자가 근무하던 회사의 경우도 데이터 분석가들을 컨택센터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잘 아는 우수 직원 중에 선발하여 근무를 시키기도 하였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컨택센터는 더욱 효율적이고 고객 중심적인 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AI가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협력하여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컨택센터 운영자는 AI 기능을 적극 활용하여 효율적인 시스템을 설계하고, 직원들이 고유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AI와 인간이 조화를 이루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AI 시스템은 컨택센터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바른 설계와 운영을 통해 AI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컨택센터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AI를 통한 스마트한 협력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