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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선택받는 브랜드, 무엇이 다른가?

by 오경희

오늘날의 시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가득 차 있다. 단순히 품질 좋은 제품을 제공한다고 해서 기업의 성공이 보장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아무리 우수한 제품이라도 몇 개월 안에 유사한 제품이 시장에 등장해 활개를 치고, 유통망과 기술력 또한 대부분의 기업에게 동일한 수준으로 개방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고객이 체감하는 서비스 경험이 기업을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제품과 가격이 비슷하다면 고객은 결국 ‘어디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가’를 기준으로 선택하게 된다.


서비스 차별화는 단순히 친절하거나 예쁘게 포장된 응대가 아니라, 고객의 불편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의도적인 설계와 실행을 말한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상황에서, IPTV 분야에서는 차별화를 위해 키즈 콘텐츠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이들나라’는 광고 없는 콘텐츠 환경, 연령별 큐레이션, 부모 제어 기능 등을 포함해 보호자와 아동의 시청 니즈를 동시에 반영한 서비스로 기획되었고, 2023년에는 ‘아이들나라 3.0’으로 리뉴얼되어 사용성과 기능이 강화되었다. 이 서비스는 이후 오프라인 체험 공간, 전용 요금제, AI 디바이스 연동 등으로 확장되며 LG유플러스의 고객 접점 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IPTV 내 키즈 콘텐츠 영역에서 차별화를 시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 시장에서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처음 명동에 스타벅스가 입점했을 때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카페 문화는 스타벅스의 등장 전후로 나뉘어 진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커피를 판매 및 인테리어에만 있지 않다. 고객에게 독특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고객의 이름을 직접 불러 주문한 음료를 제공함으로써 개인적인 유대감을 형성한다. 또한, 매장 내의 아늑한 분위기와 고객이 편히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를 넘어선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스타벅스가 만드는 시즌음료 및 프리퀀시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브랜드와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여 재방문율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서비스 차별화 성공 사례로는 배달의민족을 들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단순히 음식을 배달하는 플랫폼을 넘어, 고객과 상점 모두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배달의민족은 앱 사용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결제 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고객 리뷰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며, 상점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도구를 제공해 매출 증대를 돕는다. 특히, 고객 경험을 개인화하기 위해 사용자가 자주 주문하는 메뉴를 추천하거나, 예상 배달 시간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등의 기능을 도입했다. 또한, 실시간 배달 추적 시스템은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아주 잘 발굴해서 해결해 준 사례이다. 배달앱은 콜포비아를 가지고 있는 젊은 층에게 지지를 받으면서 대중적인 서비스가 되었다. 이러한 서비스 차별화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배달의민족이 한국 내 배달 앱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카카오택시는 한국의 교통 서비스 시장에서 차별화를 통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이다. 기존의 택시 호출 방식에서 벗어나, 간편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호출 플랫폼을 제공하여 고객 경험을 혁신했다.

카카오택시는 직관적인 앱 인터페이스를 통해 고객이 빠르게 택시를 호출할 수 있도록 하며, 실시간 위치 추적과 예상 도착 시간을 제공해 고객의 불안감을 줄였다. 또한, 다양한 결제 옵션과 기사 리뷰 시스템을 도입하여 서비스의 신뢰성을 높였다. 특히, AI 기반 매칭 시스템을 통해 고객과 가까운 택시를 효율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이동 시간을 단축하고, 고객과 기사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 차별화는 카카오택시가 한국의 모빌리티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무신사는 한국의 대표적인 패션 플랫폼으로,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처음 시작은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프리챌 커뮤니티롤 시작했는데, 지금은 커뮤니티를 넘어 콘텐츠 중심의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무신사는 사용자가 최신 패션 트렌드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스트릿 스냅, 스타일링 가이드, 그리고 자체 제작한 ‘무신사 매거진’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한,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무신사는 신생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동반 성장을 도모하며, 입점 브랜드의 생산 및 마케팅을 지원한다. 더불어, 오프라인 매장인 ‘무신사 테라스’를 운영하여 고객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무신사가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패션 커뮤니티이자 미디어로 자리 잡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경쟁이 치열한 패션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에서의 사례들은 결국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서비스 차별화는 감동을 주는 화려한 장치보다는, 고객이 느끼는 불편을 줄이고 시간을 아껴주는 방식에서 시작된다.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기대에 정확히 도달하기 위한 기본의 충실함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고객은 언제나 더 많은 기능을 원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기능이 더 잘 작동하길 바란다. 그러한 작은 차이가 브랜드에 대한 기억을 만들고, 다시 선택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서비스 차별화는 이제 특정 산업에 국한된 전략이 아니다.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기술과 정보의 방향을 고객의 실생활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모든 산업에 요구되는 기본값이 되었다. 맞춤형 경험 제공, 반복 업무의 자동화, 불확실성의 제거 같은 요소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조합되어, 고객이 느끼는 일관성과 편리함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작은 차이들이 결국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차별화는 제품보다 서비스의 방식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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