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과 버릇
모든 결과는 태도에서 완성된다.
벚꽃이 흔날리는 완연한 봄날씨다. 그동안 날씨에 대해, 그 단어 자체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날씨와 태도는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날씨는 우리말이다. 날과 씨가 합쳐서 만들어진 단어인데, 지금의 상태, 모양을 날씨라고 표현한다(Ex.뉴스에서 항상 기상청 오늘의 날씨 코너). ’-씨‘접미사는 꽤 많은 단어가 존재한다. 마음씨, 솜씨, 글씨, 말씨, 맵씨가 바로 그것이다. 글말미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이어볼 생각이다.
그런데 날씨와 관련된 단어들, 예를 들면 비, 눈, 바람, 햇살은 모두 한자가 아닌 우리말이라는 것이다. 말과 글 중에서 말을 먼저 시작하고, 배우면서 (한자의 뜻과 음 중 뜻) 아마 한자 음보다 뜻이 중요했고, 한자 쓰기가 어려워서 그렇게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날씨라는 것 자체가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한 기상 상황인데(지금도 그렇지만, 옛날에는 더욱 태풍은 생사를 나누는 무서운 존재), 그런 중요한 일상적 언어는 우리말로 써 오는 것이 삶의 습관, 관습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더욱이 현대 과학이 없었던 시절에는 비, 바람, 온도를 경험측 혹은 예측 불가 영역이 분명했기에 자연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일상 영역이지 않았을까? 그것이 자연스러운 관습화로 굳어진 부분이 아닐지 추측해 본다.
그럼, 날씨라는 단어는 우리말 단어로서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날씨’는 19세기까지 한글 문헌에 나타나지 않고, ‘날씨’를 뜻하는 현대의 방언형(전라, 경상, 제주방언등)이 ‘날’로 쓰이고 있으며, 이는 “날이 좋다”, “날이 맑다” 등의 ‘날’은 ‘날씨’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고 한다.*결론적으로 날씨라는 단어는 19세기이후에 쓰여진 현대어이다.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약200년 정도 쓰여진 ‘날씨’라는 단어와 같은 형태로 ‘마음씨’, ‘말씨’, ‘솜씨‘, ’글씨‘, ’맵씨’이다. 그 중 가장 먼저 사용되었던 단어는 맵시로 추정되는데**, 그 어원과는 별개로 지난 200년동안 쓰여진 우리말의 활용 배경, 실례를 보면, 사람의 기본은 마음과 말과 글과 손(재주,재능), 용모, 그로부터 드러난 태도와 자세의 중요성이 단어에 아주 깊이 깃들여 있다. **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날씨 : 그날그날의 비, 구름, 바람, 기온 따위가 나타나는 기상 상태.
마음씨 : 마음을 쓰는 태도.
말씨 : 말하는 태도나 버릇.
글씨 : 쓴 글자의 모양.
솜씨 : 손을 놀려 무엇을 만들거나 어떤 일을 하는 재주.
맵시 : 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양새.**
해가 갈수록, 사람의 기본은 매우 중요함을 느낀다. 기본을 형성하는 요소는 바로 태도와 자세, 즉, 버릇과 모양이다. 단어 어원의 선후관계는 정확하지 않으나, 날씨라는 단어에서 “-씨” 비롯된 유사 개념들을 살펴보니, 사람이나 사물이나 겉과 속 모두 매우 중요하다.
몸(맵시)과 마음(마음씨), 말(말씨)과 글(글씨), 재능(솜씨)과 발현(맵시)은 결국 태도와 자세의 다른 말이다.
어떤 것을 대하는 나의 태도와 자세는 어떠한가? 어떤 태도와 자세로 나의 역할을 임하는가? 나의 습관이나 버릇은 어떤 태도와 자세와 연결이 되어 있는가?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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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날씨’는 ‘날(日)+씨(접미사)’로 분석될 수 있다. 이 ‘-씨’는 현대어의 ‘솜씨, 맵씨, 마음씨, 말씨’등에 나타나는 접미사 ‘-씨’와 같은 뜻으로 보이는데, 이 ‘-씨’는 중세 국어의 ‘(種)’가 접미사화한 것으로 판단된다.(출처: 21세기 세종계획 누리집, 국어 어휘의 역사)
**‘맵시’는 순우리말이 맞습니다. '맵시'는 '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양새'를 뜻하는 말로, 18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나 '모양, 모습'의 뜻으로 쓰이다가 19세기에 현재와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된 순우리말이 맞습니다.(출처 : 국립국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