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드볼트(Seed Vault)
작은 씨앗으로부터 큰 나무가 되고, 그 열매로 결실을 맺고, 다시 씨앗으로 생명은 지속된다. 생명이 있는 그 무엇이든 아주 작은 씨앗으로부터 출발한다.
아주 작은 씨앗은 대표적으로 겨자씨 비유로 잘 알려져 있다. 겨자씨는 아주 작은 씨의 비유적 사례로 작은 씨앗이 큰 나무가 되는 과정 속에서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초석이 되며, 작은 믿음이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결국 못할 일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잘 설명해 주는 내용이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로, 수 백만년의 시간이 흘렀다고 하며, 산업혁명을 거쳐 현대 과학이 눈부신 발전으로 유전자 복제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자연계의 어떤 씨앗을 창조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사과종자의 개량은 할 수 있어도, 사과종자의 씨앗을 창조해 낼 수는 없다. 지금의 사과가 아닌 다른 유사한 사과를 창조할 수도 없다. 정말 아이러니하다. 수많은 최첨단의 전자제품과 가공식품과 유전자재조합은 거뜬히 해 내지만, 최초의 종자의 시작을 그 어떤 과학도 창조해 내지 못하는 과학이 조금 의아할 따름이다.
시작은 못하면서 역설적이게도 인류 문명의 종말에 대비하기 위해, 다시 말해, 핵전쟁이나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지진, 행성의 충돌 등의 대재앙으로부터 인류 문명의 최후의 보루를 위해 전세계의 종자를 저장하는 곳이 이 지구상에 딱 2곳 있다.
한 곳은 노르웨이에 있으며, 나머지 한 곳이 우리나라에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 봉화가 바로 그 곳이다. 이를 가리켜 씨드볼트(Seed Vault)라고 하는데, 마지막 최후의 인류 문명의 생존자들을 위한 종자 보전소이다. 지하 46m의 터널형으로 연중 영하 20도의 환경을 유지하며, 지진 6.9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 전력공급의 중단에 대비한 자가발전기까지 갖춘 국가보안기관이다. 이 씨드볼트는 살아 남는 자를 위한 작은 씨앗의 최전선이다. 이 작은 씨앗이 살아 남는 자들의 마지막 희망의 시작점이다.
나는 오늘 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가 속한 사회, 조직, 집단 각자가 속한 그 곳에서 마지막 살아 남는 자들이 되길 그리고 그 씨드볼트의 시작을 반드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할 수 있기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작은 씨앗에 불과할 지 모르나 그 작은 것이 결국 살아 남는 자의 시작이라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