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하루 10분 엄마의 돈 공부
'하루 10분 엄마의 돈 공부'라는 타이틀로 출간된 서적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열었다. 재테크 방법에 대한 책이겠거니 라는 착각을 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안에 들어 있는 내용은 절대 가벼운 내용이 아니며, 일반 직장인으로서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을 만큼의 부를 축적하는데 필요한 '원칙' 혹은 '마음가짐'에 대한 에세이였다.
김혜원 작가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책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정체성*' 또는 '돈을 대하는 태도'는 놀랄 만큼이나 나와 비슷했다. 비유하자면, 같은 스승 밑에서 배운 동기 문하생 혹은 선배를 만난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가진 독립적 존재.
진짜 어른의 기준은 '경제적 독립'
나는 최소한 '돈을'을 다루는 데만큼은 철저히 '어른'이고자 했다.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자유를 누리는 사람만이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아직까지 이 세상에는 어른들이 그리 많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어른이 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시스템이고 세상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고 해서 그만둘 것인가? 쉽지 않을수록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 하루 10분, 엄마의 돈 공부 본문 중
프롤로그의 '어른'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엄청난 공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은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라는 생각을 하며 아주 맹렬하게 책을 읽어 나갔다.
잠깐 내가 정의했던 "진짜 어른"과 작가의 기준을 비교할 겸 잠시 나의 '원칙'을 공개한다.
나는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세운 '독립에 대한 세 가지 원칙 중' 두 가지 이상을 실천하고 있을 때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물리적 독립
부모와 물리적으로 독립하여 자신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때를 말한다. 나는 대학시절부터 부모님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지냈으므로, 자동적으로 혼자만의 생활에 익숙해져야 했다. 그전까지 매일 함께하던 부모님과의 식사와 그 밖의 시간들을 자연스럽게 지속할 수 없었다. 부모 밑에서 생활하는 것과 혼자 생활하는 것은 많은 부분에서 다르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 그렇게 10여 년에 걸쳐 혼자 살며,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
두 번째, 경제적 독립
부모님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나 스스로 경제활동을 통해 나의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면, 아직은 부모님의 영향력 아래 있는 것이다. 이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흥해야 하는 존재이며, 부모님 말씀을 따라야 하는 10대와 큰 다름이 없다는 의미다.
하루빨리 경제적 독립을 위해서는 나는 나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했고, 그렇기에 직장생활을 하기 이전부터 '돈'에 대한 감각을 익히기 위해 20대 초반부터 '돈'에 관련된 책을 가까이했다. 그때 만들어진 습관이 나의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한 큰 밑거름이 되었다. 즉,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벌어들인 적지 않은 수입을 탕진하지 않도록 정신줄을 꼭 붙잡아 주었다.
세 번째, 정신적 독립
세 가지 원칙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만약 부모님이 이 세상을 떠났다 한들 여전히 부모님의 가르침과 그리움이 깊숙이 남아있으므로 정신적으로 과연 독립이 가능할까?라는 의문도 든다. 한편으로 내가 무언가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부모님의 의견을 듣긴 하지만 맹목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아닌, 참고하는 조언 정도의 수준에 올라있다면, 나는 정신적 독립을 충분히 이루어 냈다고 정의한다. 물론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위의 두 번째 경제적 독립이 필수 조건이다. 나의 결정에 내가 책임을 지는 (=손실을 감수하는) 행동을 할 수 없다면, 그것은 나의 중대한 결정이 아니다.
'부' 자체가 욕망인 것인가? 나는 오히려 자기 절제 즉 욕망의 절제이므로 이는 '욕망이 아니다'라고 믿는다.
저자가 추구한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과정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아마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당장 해오던 많은 소비를 통제해야 하니 정말 어려운 과정일 것이다. 그래서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에서도 '의식적 통제'라는 표현을 쓰며, 점진적 소비 통제를 추천했던 것이다.
나 역시 소비에 대한 극한의 통제.. 그 고통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공감한다. 때로는 내가 왜 이렇게 까지 절제하며 살아야 하는가... 오히려 종교인들보다 내가 더 청렴하지 않나?라고 생각한 적도 많다. 수많은 고비가 있었고 앞으로도 그런 경험은 계속 찾아올 것임을 안다. 이전보다 더 많은 책 속의 수많은 스승님들과 책 밖의 스승님들이 있으니, 이제는 두려움이 더 적긴 하지만 여전히 '부'를 추구하며 '나'로 살아가는 여정은 힘겹고 그렇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소비 통제 고통을 외면한 채 언제나 '로또 한방을 꿈꾸는 행위'가 나는 진짜 '욕망'이라고 믿는다. '부'와 '돈' 자체가 욕망이 아니라. 이런 '한 방을 꿈꾸는 헛된 것이'이 '욕망'인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하루 10분, 엄마의 돈 공부'로 쓰여있지만 '하루 10분, 온전히 나로 살아가기 위한 준비'로 읽혀야 된다고 믿는다. 엄마의 돈 공부 우리가 추구하는 '부'는 욕망의 목적물이 아닌 '진짜 자신을 찾아 나서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 자유'를 뜻하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었다면, 우리가 정말 미쳐있는 '돈'이란 존재부터 무엇인지부터 스스로 정의해 보고, 왜 내가 이 '돈'이란 친구를 끔찍이 생각하는지, 어떤 '목적'을 위해 '부'를 축적하기 원하는지 기록해 보자.
자신의 진정한 '부'는 자신의 그릇에 걸맞은 '부'라고 믿는다. 더 많은 '부'를 원한다면, 그릇의 크기를 늘리기 위해 계속 성장을 추구해야 하며, 올바른 크기의 그릇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세상을 위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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