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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rid May 17. 2020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궁금해?

디플레전쟁

나만 몰랐던 거니?

최근 접하는 경제 관련 소식으로는 "인플레이션 vs 디플레이션"이다. 도대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뭐길래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일까?

인플레이션
- 화폐가치가 하락하여 물가가 전반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

디플레이션
-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

위 정의를 다시 설명해 보면, 1000 USD의 현재가치가 있는 상품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어느 날 가격이 두배가 되어 2000 USD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반대로 디플레이션은 어느 날 가격이 반토막이 되어 500 USD 가 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동일한 성능/가치를 지니고 있는 '물건'에 표기된 숫자(금액)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바뀌었다?

당신의 노동의 가치가 시간당 10 USD 라면 이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선 100시간의 노동이 필요하다. 인플레이션 발생 시, 당신은 이제 200시간을 일해야 동일한 성능의 '스마트폰'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디플레이션 발생으로 이제 50시간만 일하면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주 52시간 만세? 응?)  


같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데 디플레이션이 왔을 때, 좋은 것 아닌가요? 

결론은 '아니다'. 물건의 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당신이 구매하고자 하는 어떤 "물건"가격이 오늘보다 내일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한다면, 당신은 그 물건을 "오늘" 구매할 것인가? 내일로 구매를 미루겠는가? 오늘 당장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내일로 구매를 미루는 것이 더 합리적인 판단이 아닌가?. 그런데 내일이 되어서도 그다음 날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한다면, 또다시 소비를 미루지 않겠는가? 


아니 그래도 싸면 좋은 거 아니오?

개인의 입장에서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사회 전체를 놓고 보면 달가운 현상은 아니다. 

왜? 

입장을 바꾸어 이제 당신이 이 '스마트폰'을 만드는 공장의 근로자라고 상상해 보자. 


어떤 이유에서인지 최근 스마트폰이 잘 판매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사장은 특단의 조치로 10% 할인가로 올해 최신 모델을 판매하기로 결정한다. 최신 기종임에도 할인해서 인지 겨우겨우 재고를 떨어낼 수 있었다. 이듬해 다시 최신 모델을 출시했지만, 판매가 다시 수월하지 않다. 영리한 소비자들은 작년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최신 모델을 출시하였음에도 할인 기간을 기다리게 되었다. 


사장은 어쩔 수 없이 10% 가격을 하락시켜 판매에 돌입한다. 그런데, 작년도보다 못한 실적을 기록하여, 올해 판매하지 못한 재고를 떠앉게 되었다. 그 이듬해 재고로 떠 앉은 물건을 다시 추가 10% 할인하여 겨우 재고를 털어내었다. 당초 1000$였던 것에 20% 할인하여 800$로 재고를 털어낸 것이다. 이렇게 몇 해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최신 기종이라도 500$가 아니면 판매가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500$에 팔아서는 수익이 너무나 적어 경영위기를 맞이했다. 원가 절감을 위해 공장 인원을 감축하기 시작했다. 당신은 성실했던(평범한) 당신의 이름이 공장 해고 명단에 올라있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당신이 50시간만 일하면 살 수 있었던 '스마트폰'은 100시간 200시간을 일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왔다. 당신의 임금 수준은 10$/h 가 아니라 5$/h로 낮추어도 일할 수 있는 곳이 사라졌다. 당신은 당장 이번 달 구매하려고 했던 '스마트폰'구입을 포기했다. 언제 다른 직장을 찾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생활비도 엄청난 긴축에 들어간다. 당신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수의 근로자들이 동일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그들 역시 직장에서 내몰려 당장 생활고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이라도 당신은 '디플레이션'을 선호하는가?

 

아니 그럼 인플레이션은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경기부양 정책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기업들은 회생하였고, 당신은 직업을 찾고 수입도 안정되었다. 급여도 내년이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몇 년간 바꾸지 못했던 '스마트폰'을 바꾸었다. 사람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최신 기종을 구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내년에 나올 신규 모델은 가격까지 상향 조정되어 나온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올해 모델이 더더욱 인기가 좋다. 

모두가 이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사려고 하면 없고 웃돈을 줘야지 살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내일이 되면 또 프리미엄이 붙어서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 같다. 당장 오늘 1200$ 주고 구입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렇게 몇 해가 지나고 나니, 최신 스마트폰 가격은 2000$가 되었다. 물건 가격이 2배가 되는 동안 시간당 10$로 일하던 나의 임금은 시간당 12$가 되었다. 예전엔 100시간 일하면 살 수 있던 최신 기종의 핸드폰을 이제는 160시간을 넘게 일해야 겨우 살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임금이 아름답게 20$ 이상 증가하는 아름다운 디레버리징을 경험할 수 있겠다. 그런데, 나의 급여는 왜 제자리인가?


결국은 사회의 '믿음'이다. 

위의 두 가지 경우는 아주 단편적인 예시라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순 없다. 다만, 여기서 인플레와 디플레를 결정하는 것은 사회 전반의 '믿음'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내일 가치가 비싸질 것을 대비해, 오늘 선점을 할 것인가. 내일 가치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오늘의 소비를 미룰 것인가. 이 두 가지 선택지에 끼어 갈려 나가는 것은 결국 일반 대중들(근로자=우리들)이다. 


그러므로, 당신의 시간 가치(=노동의 가치) 와과 화폐 가치에서 큰 괴리가 발생하기 전우리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두 눈을 크게 뜨고 시장을 읽어 나아가야 한다. 


@홍춘욱 #홍춘욱 #디플레전쟁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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