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Love and. 19화

매춘을 바라보는 조금 다른 시각

by 안종현

날씨가 좋았다. 오래간만에 좋아진 날씨에 거리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커피 맛은 그저 그랬지만, 커피를 들고 앉은 야외 테라스는 여름의 스웨덴을 즐기는 사람들을 관찰하기에 좋은 장소였다.


"그거 알아?"

친구와 야외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스웨덴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의 일이다.

"뭐?"

친구는 심리학을 공부한다. 그리고 "내가 봐도 스웨덴 애들은 참 이상한 구석이 많아!"라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스웨덴에서 매춘을 하는 사람은 법적으로 처벌을 받지 않아."

내가 물었다.

"그럼 매춘이 합법인 거야? 네덜란드처럼?"

"꼭 그런 건 아닌데. 왜냐면 매춘을 사는 사람은 법적인 처벌을 받거든."

내가 물었다.

"그러면, 매춘을 파는 사람은 괜찮은 거고, 매춘을 사는 사람만 처벌받는 거네?"

"그런 셈이야."

알아갈수록 이 나라는 왜 이렇게 발전을 했는지 궁금해진다.

"그건 또 왜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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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나라 법은 한쪽만 법적 책임을 물을까? 똑같은 불법인데 한쪽만 처벌한다는 건 좀 불합리하지 않은가? 매춘을 합법으로 규정지은 나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게 되었을까? 그럴싸한 논리를 뒤져보아도 쉽게 그 논리가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친구의 대답은 논리보다도 명쾌했다.

"그건, 자신의 몸을 파는 사람은 그럴 수밖에 없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해있다고 가정을 하기 때문이지."


"그런데, 그걸 사는 사람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으면서 그걸 이용하는 거고?"

"맞아. 매춘을 하는 불법을 저질렀지만, 사회적 약자를 배려함이지."

"거참. 듣고 보니 말이 되네."


인터넷에 올라오는 스웨덴에 대한 극찬만 늘어놓는 글들을 보면, 조금 불편할 때가 많다. 완벽한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스웨덴 또한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가진 나라 중 하나다. 세상 밖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많이 과대 포장되었다는 것이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스웨덴이 참 좋은 나라이구나'라는 걸 느끼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처럼 약자를 배려하는 가치가 사회적 시스템에 전반적으로 깔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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