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 거 아니다
주말 아침부터 메시지가 띵똥 띵똥 울린다. 읽기 전에 묘한 느낌이 있다. 대부분이 긴박하거나 바라던 상황이 아니라는 느낌은 피해 가는 법이 없다.
밥벌이 생활을 오래 했거나, 오래 할 예정이거나 그렇다. 과거처럼 과거 보고 관리가 되는 시대가 더 좋은가?라는 생각을 한다. 그땐 농사짓고 땅을 파며 먹고살았다. 현대사회에서 땅 파는 일도 전문직이다. 대부분 직장에 밥벌이를 하러 다닌다. 직원도 있고, 주인도 있다. 넓게 보면 인간은 아직도 땅 파먹고 살고 있다. 원유, 광물, 희토류, 농사 지으려면 땅을 파야한다. 인간은 땅 파먹고 사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밥벌이가 땅 파는 것보다야 조금 낫지 않은가? 고상하게 지식기반 사회의 일원이라고 자부심도 가질 수 있으니.
이런 현대 사회를 살면서 직무적으로 싫어하는 말이 하나 있다. 다들 칭찬할 거리가 없으면 "애 정말 착해요"라는 말이다. 마블의 어벤저스 히어로가 자기소개로 "나 착하다"이러면 코미디 영화가 될 것이다. 인간적인 관계에서 선(善)하다는 말은 타인에 대한 배려, 최소한 폐는 끼치지 않는 말이라 생각하고 예의염치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직무적으로 착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고, 어떻다는 말인가? 그것을 참 이해하기 힘들다. A를 질문했는데, F가 기가 막히죠라며 질문하는 느낌이다. 동문서답은 인간세상에 영원한 소통법인 것 같다..
착하다는 말은 온갖 오해, 이해가 난무하는 원인이다. 기대와 결과가 너무 다르다. 말은 참 좋은데 행동이 다르면 감정이 생긴다. 화가 난 후배가 "000는 생각이 주둥이에서 나오나 봐요"라는 말을 듣고 한참 웃었다. 처음 보는 표현이었다. "좀 봐줘라, 모르면 좀 가르쳐주고"라고 한 마디 했다. 이런 말도 옳지 못하지만 그 말이 나오게 한 행동도 가관일 때가 있다. 그 말과 행동의 격차가 많이 날수록 격이 떨어지고, 일관성이 떨어지며 사기꾼에 가까워진다. 꼭 남을 속여 재물을 얻는 것만이 사기가 아니다. 우리도 약속을 잘 안 지키지만, 대부분 약속을 어기면 사람은 분노한다. 사람(人)+말(言)을 합하면 믿음인데 말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1. "네"라고 말하고 안 하는 사람
무엇을 요청할 때 해줄 의사도 능력도 없다면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 '네'라고 소리를 내는 순간 상대방의 기대는 부풀어 오른다. 버블경제처럼 뻥하고 터지면 기대는 쏜살같이 분노가 된다. 신용경색이 오면 경제가 왜 어려운가 참 쉽게 이해된다. 분노가 과하면 인간에겐 신용경색이 아니라 심근경색이 오곤 한다. 미안한 마음에 영혼 없이 "네"라는 대답을 하면, 듣는 사람은 꿈을 꾼다. 대부분의 문제는 그렇게 시작된다. 나는 대답한 사람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진심과 상투적 대답은 구분해야 한다.
대부분 "네"'라고 신중하지 않게 대답을 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Yes라는 대답은 상대방에게 동의한다는 말이다. 연인들은 보면 집요하게 Yes가 나올 때까지 묻는다. 이 과정도 큰 문제다. 강요가 법률적으로 왜 문제가 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Yes라고 대답한 사람은 "무엇을", "언제까지"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확인하지 않는다. 이것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스마트하거나 일잘러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까지 묻는 사람은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반드시 붙잡고 늘어져야 한다. 여자들이 집요한 것이 아니라 똑똑한 거다. 그래야 나중에 헛소리를 안 한다. 남자들이 어려서 엄마한테 혼나고 나이 들어도 그 굴레를 못 벗어나는 것도 "네"하고 안 해서 그런 일이 많다.
사람들의 머릿속이 나와 같아지길 바라는 것은 애당초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Yes라고 답 한 사람은 내 생각과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무엇을'과 '언제까지'까지 확인해야 실수가 적다. 지적 이해가 다르다면 "무엇"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야 탈이 없다. '어떻게'까지 확인하는 사람은 뛰어난 자질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너무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면 사람들은 짜증을 낼 때가 있다. 질문은 상대방을 배려하며 해야 하는 행위다. 이때 '며칠까지 시간을 주세요'라는 말이 나오면 대단히 긍정적이다.
분노가 생기는 상황은 "네"라고 대답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네"라고 들은 사람은 확인을 안 하고 그 결정적 시간이 대책 없이 조우하기 때문이다. "아직 안 했어?", "그거 언제까지 하라고 했어 안 했어", "누가 이렇게 하라고 했어", "하긴 했잖아요", "아니, 하라고만 했지 언제까지라고는 들은 적이 없는데요. 그렇게 급한 건이면 말씀을 하셨어야죠, 아님 본인이 하던가" 이런 말 학교 다닐 많이 들었을 텐데 사회에 나와도 부족한가 보다. 밥벌이 터전에서도 이런 말은 흔하다.
잘 듣지 못하는 자, 현재만 모면하기 위해 아무렇게나 영혼 없이 Yes를 남발하는 자를 보면 직장생활의 산업재해인지 알 수 없다. 그런 일을 피해 갈 수 없다면 '확인과 점검'만이 살길이다.
2. "아니오"라고 답하고 안 하는 사람
"아니오"라고 말하고 안 했다면 혼내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같이 화를 낸다. 당연히 화내는 이유는 말 때문이 아니다. 적당한 사유가 있다면 즉시 설득을 하거나, 의무임을 상기시켜 주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당연히 의무가 아닌 것을 강요하고 "아니오"라는 말을 들으면 그 시점부터 대책을 세워 동의를 얻거나 본인이 해야 한다. 나는 "네"보다 "아니오"가 확실히 명확하다.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화를 내면 내 수준에 심각한 결함일 뿐이다.
문제는 자기 상상대로 "에이, 설마 하겠지"라는 마음이다. 자기 혼자 기대를 품고, 기대가 분노가 될 때가 있다. 자신을 탓해야 한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들은 밥벌이 터전의 '적폐'일 공산이 크다. 불가한 사유가 있어도 적시에 통보하고 조치를 하지 않는 자들은 '또 다른 적폐'다.
3. "네"라고 답하고 하는 사람
"네"라고 말하고 그 말을 실행으로 성취하는 사람은 신의가 있고, 신뢰를 받는다. 이런 감사한 일을 우린 ㄷ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합니다'정도 당연하게 지내면 참 좋을 텐데. 실행의 결과가 탁월하면 지위고하, 나이를 떠나서 삶에 큰 도움이 된다. 시간 기준까지 잘 지키면 실력과 품격이 뛰어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어떻게 구하느냐? 본인이 그렇게 되면 그런 사람이 모인다. 유유상종이라고 하지 않는가? 내가 되지 못할 수준인데 갑자기 그런 사람이 나에게 올리가 있겠나? 밥벌이 터전에서 본받을 사람이 없다면 스스로 본받을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 된다. 모두가 성인군자, 부처, 예수, 모하메드가 되진 않겠지만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연예인을 아는 것과 연예인이 나를 아는 것의 차이를 잘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까? 노력하는 과정에서 인재를 만나고 얻게 된다. 유비가 그렇다. 인재가 높은 지위에 올라 고무신을 거꾸로 신으면 간신이 된다. 우스개 소리로 공자가 나보다 뛰어난 사람과 교류하라고 했는데, 그러면 그 뛰어난 사람은 뭐가 되냐? 는 질문은 통렬하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다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이런 작고 소소한 일상을 통해서 신뢰할만한 사람과 자신의 의무를 인지하고 확인하는 사람들을 분별할 수 있다. 무조건 신뢰할 만한 사람이 성과가 높은 것은 아니다. 분야와 재능은 다른 노력의 결과다. 그래도 믿을 만한 사람과 도모할 만한 일을 정할 줄 아는 것이 자신의 안목 향상에 도움이 된다. 안목은 한 번 늘어나면 잘 줄어들지 않는다.
밥벌이 터전의 문제란 대부분 1, 2, 3의 상황이 대다수다. 일은 잘못될 수도 있다. 그러면 잘못된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알려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끊임없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적시에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밥벌이의 핵심 경쟁력이다. 걱정으로 시간을 죽이면, 편이 쉬지도 못하고 재앙만 커진다. 세상 일을 일시적으로 속이고, 감출 수 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잘 찾아낸다.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는 후환이 적기 때문이다. 진실의 생존력은 강하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추진해서 실패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이 추진하는 일이 100%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런 일을 발생되지도 않는다. 기업과 세상에서 해야 할 의무는 모르고, 할 수 있는 권리에만 밝은 사람들이 트러블 메이커다. 이들을 압도하는 것은 원칙과 원칙에 입각한 실행력이다. 그런 사람들이 조직과 세상이 맑게 유지되도록 하는 사람들이다. 친밀감에 따라 역량과 상관없이 큰 임무를 위한 자리를 주고, 원칙에 위배되는 혜택을 주었다면 더 나쁜 일이다. 일은 지시한 사람의 잘못이 더 크다. 리더와 조직장들이 구성원들을 더 깊이 있게 다가가야 하는 이유다.
개인적 재능만 보고 높은 자리에 앉히고, 사람을 배려하며 운영할 줄 모른다면 조직이 잘 운영될까? 사람이 모이고 조직이 만들어지면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인재상이 중요한 이유다. 밥벌이를 위해 첫째는 실력이 중요하다. 밥벌이를 하러 온 다른 사람을 지원해야 하는 리더가 되면 실력에 성품이 더해져야 한다. 이 두 가지 모두가 중요하다.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예산과 인사권이 가장 중요한 것과 마친가지다. 부족한 사람을 자리에 앉히고, 부족해도 자리에 앉으려는 욕심도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의사결정을 한 사람의 잘못이 가장 크다. 스스로 일일삼성(一日三省)은 불가능해도 가끔은 해야 한다. 때는 찬스라 기회가 있을 때 나를 돌아보는 일을 해야지, 이럴 때 옳지 않은 일을 하는 욕심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기 어렵다.
솔직히 일일삼성 잘 안 맞는다. 일주일삼성이라도 하면 대단한 사람이다. 밤하늘 별 세 개라도 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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