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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Jun 02. 2020

일잘러, What, Timing, Do에 관하여

막 던지는 생각

 "일을 잘한다", "일을 못한다"의 정의는 무엇이지?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잘하다'라는 사전적 의미는 '익숙하고 능수능란하다'란 뜻이고, '못하다'란 말은 '일정 수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하다'란 뜻이다. 대추나무와 대추의 정의보단 훨씬 낫다. 어떻게 해야 '능수능란'이라는 판정을 내릴 수 있을까? '일정 수준'이란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인가? 그 뜻을 읽고 한심한 나의 질문 때문에 스스로를 비웃게 된다. 기준이 뭐야?


 이 질문의 생각 속에 무엇은 어떠해야만 한다는 각자의 기준이 내포되어 있다. 계량적 평가가 어렵지만, 직관적으로 보면 느낄 수 있고, 결과물을 보며 '아하~'라고 감탄으로 표현할 수 있다. 도(道)를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말이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기에 부족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갑자기 너무 확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정말 그런가?'라고 생각하게 된다. '레알? 진짜?' 같은 질문이 우습지만 당연하다. 


 일반적 직무환경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을 약속된 사항을 시간에 맞춰서 약속한 조건으로 완료하는 것이다. 난이도와 상관없이 그렇게 약속을 한다. 기본을 달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잘한다는 것이다. 내 주장처럼 세상의 60억 인구를 특정 과목을 기준으로 펼치면 정규분포에 가깝지 않을까? 그럼 30억 순위라는 중간을 제외하면 중간 이상과 중간 이하로 나뉜다. 중간 이하가 50%에 가깝다는 말이다. 여러 과목의 순위를 합산하면 평균을 만들 수 있다. 평균의 결과로도 30억 등 이하는 중간 이하가 된다. 사람이 장점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는 확률적으로 당연한 결과다. 어쨌든 일을 잘한다는 것은 What, Timing, Do라는 요소의 삼위일체에 가깝다. How를 붙이면 미사여구처럼 더 이해가 쉬워진다.


What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에 핵심을 짧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처음 이 질문을 봤을 때 '좋은 질문'이라는 생각과 답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를 하는 업무를 말하기 쉽지만 정말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성찰을 이끈다. 나에게 주어진 지위(position)에서 희망하는 역할과 책임(desired role & responsibility)을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의 차이를 돌아보며 생각이란 것을 한다. 생각의 범위가 중요하다. 


 해야 할 일을 다 했는데, 시킨 일만 한다고 비판을 받는다. 시킨 일도 안 하면 징계가 따른다. 내 일이 아니지만 참여하고 성과를 내면 칭찬을 하고, 잘못되면 사고를 쳤다는 소문만 무성하다. 일이란 특정한 기준보단 상황의 적합성에 따라 판단하는 경향이 높다. 농담처럼 감탄사를 날리며 '해도 지랄, 안 해도 지랄, 하면 더 지랄'이란 말처럼 모두들 비슷한 느낌을 자주 받는 것 같다. 생각해 본 원인은 간단한다. 세상이 쉬지 않고 변하고, 상황이 바뀌고, 그 상황에 부합하는 행동도 끊임없이 최적화란 이름하에 변화하길 요구받는다.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만 불변의 원칙이다.


 직무가 주어지면 내게 요구되는 역할을 점검해야 한다. 전체 조직이 만드는 결과물은 목표와 부합해야 하고, 전체의 과정을 조망하는 일인 전략은 'how to do'를 정의하는 일이다. 이것이 기획과 계획이다. 과정이 자연스럽게 부분의 세밀함을 갖추고, 완성된 빅픽쳐를 만든다면 균형 잡힌 좋은 결과를 만들기 쉬워진다. 그 그림 속에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을 먼저 확인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먼저 생각한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을 확인하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전략과 실행을 꿈꾸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노트에 낙서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며 생각하면 훨씬 좋다. Freepic에서 가끔 사진을 고르는 이유는 키보드(생산수단), 다이어리(생각 수단), 핸드폰(실시간 정보 수단)의 처리결과와 유사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식화는 쉽게 내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서 사용되지만, 내 생각을 입체적으로 돌아보기 위해 더 많이 사용한다. 손으로 쓰고, 그려보는 것이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보다 좋다. 나이가 들었을 때 나를 보살피는 좋은 습관이 될 수도 있다.


 내 위치를 알면 분업 과정(프로세스 순서)에 따라 전 단계에서 나에게 어떻게 전달하도록 요구할 것인지, 내 뒷 단계에서 어떤 요구에 부합하게 전달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쉽다. 이 활동은 한 편의 역지사지 연속 콤보다. 프로세스에 역지사지의 개념이 장착되지 않으면 함께 일하지만 화합하지 못하고 소란스럽게 된다. 군자 화이부동이란 말에 잘 부합하고, 소인 동이불화라는 말도 더불어 잘 이해할 수 있다. 잘하는 과정은 전체의 조망과 상황에 따라서 효과적인 방법을 끊임없이 협력적으로 찾는 과정이다. 잘 운영되는 프로세스에서 사람들은 각자 다르지만 화합하며 좋은 성과를 낸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다 보면 작게 옳고, 크게 틀리거나, 작게 틀리고 크게 옳은 복잡 다양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해피엔딩인지 비극인지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기발함이란 이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타개책 중 하나다. 하지만 묘수를 자꾸 생각한다는 것은 상황이 유리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얼마만큼 하는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는 사람마다 다르다. '일잘러'에 관한 기준이 막연하지만 이 과정 어디엔가 실마리가 남아 있다.


  일잘러는 내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인정을 통해 입증된다. 왜 자화자찬이 형편없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하면 막 하게 된다. 타인의 도움을 얻기 어렵다. 겸손하고, 모르는 것을 묻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씩 누군가에게 배워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학습이 배움과 실천이란 두 가지 의미란 것을 알듯 다들 조금만 더 실천한다면 훨씬 좋은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


 What이란 결국 정체성을 대표한다. 나라는 사람의 기능적인 재주, 인간적인 성품을 바탕으로 조직생활과 일을 하게 된다. 그 결과가 주변에 도움이 되고,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효과적이면 잘한다는 평판을 얻기 충분하다. 꼭 큰 업적을 이루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작은 업적에만 집중하라는 것도 아니다. 작은 것을 이루어 큰 것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지식과 경험 축적, 자기 수양이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레이 달리오의 원칙처럼 자신의 원칙을 만들어가는 것일 수 있다.


Timing

 적시는 대단히 중요하다. 실력이 좋으면 때를 만들어 갈 수 있고, 부족하면 때를 기다려야 한다. 평범한 나에겐 때를 만들기보다 탐색하며 때를 기다리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왜 인생을 살며 인내가 중요한지 세상에 나오고 한참이 지나서 알게 되었다. 야속하게 시간은 나의 희망과 상관없이 흘러간다. Timing도 어떤 면에서 운이 아니라 실력이다. 찍는 것도 실력이 배경이 되어야 우수하다. 고사에서 천리마보다 종자기가 유명한 이유를 여러 번 설명한다. 종종 찍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지만, 그 선택의 배경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기준이 복잡하게 처리된 결과일 가능성도 높다. 좋은 결과는 항상 좋은 선택에서 시작하는 말에 마음이 가는 이유다.


 축구 보는 수준을 말할 때, off-side를 판단할 수 있는가로 구분할 때가 있다. off-side가 절묘한 것은 그때에 따라서 반칙인지 성공적인 패스인지 결정된다. 유능한 축구선수를 보고 뒤통수에 눈이 달렸다고 한다. 그들의 행동을 보면 사전에 지속적으로 두리번거리며 사람들의 위치를 확인한다. 실전에서 지속되는 짧은 준비다. 첫 번째 준비는 훈련과정에서 포메이션이 공수전환에 따라 변화하는 약속을 기억하는 것이다. 약속된 훈련이 준비고 준비는 예측의 불확실성을 줄인다. 


 유사하게 우리는 여기저기에 묻고, 정보를 파악하고, 정보를 가공해서 예측을 한다. 공부란 일상의 다양한 활동 속에 생각이 깊어지고, 그 생각을 삶에서 실험한다면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실천하는 것이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긍정적인 배움을, 나쁜 결과가 나오면 부정적인 것을 회피하는 배움을 알 수 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적시를 깨닫는 역량이 되고 인사이트가 된다. 


 옛날 격언이 인간의 딥러닝 결과라고 생각하며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돌아본다. 시행착오를 통해 내가 무엇을 배우고, 익힌다는 말이다. 하는 것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그중에 책이 가장 가성비 좋은 도구다. 책을 쓴다는 것은 그 주제에 관하여 글쓴이의 맺힌 한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오랜 시간을 들여 글을 쓸 리가 없다. 동시에 성찰과 실행을 통해 그 주제에 관하여 A~Z까지 많이 아는 전문가가 되어간다.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면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과정도 동일하다.


 고전을 읽는 이유는 시대를 넘어 인간이 갖는 생각과 공감의 원리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주어진 상황과 사람들 속에서 적절한 때에 근접하는 방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념적 지식에 생기를 불어넣는 과정은 실행을 통해 가능하다.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안다면 점차 극복하는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간다. 이것이 실력이고 자신만의 원칙이다.


 공짜는 운 좋을 확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때를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가 할 있는 최선은 준비뿐이다. 준비가 부족하면 멍 때리다 순장조로 끌려가 고생하는 일이 생길 확률만 올라간다. 환장할 노릇이지만 내가 한 것도 아닌데 함께 열심히 혼나는 경우가 있다. 억울함은 오래가고, 남의 탓을 하게 된다. 모두가 바라지 않는 바다.


 실력에 좋은 성품을 더하는 것이 빛나는 인생을 걸어가는 길이다. 귀찮아도 진심을 담아 남을 도와주고, 조직의 발전에 공헌한다면 더 좋은 대우와 평판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좋은 밥벌이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올바르게 걸어간 삶의 자취가 빛날 수밖에 없다. 조직의 직무와 관련하여 도울 때는 직무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상은 착하게 살아야 하지만 착한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해주면 권리로 아는 무뢰한도 예의 있게 대해야 하지만 호구가 될 필요는 없다.


 인재의 역량을 보는 안목도 중요하다. 때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목은 스스로의 수준이 결정한다. 일상에서 사람들의 관계는 통합적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직무적 판단과 사적 인간관계의 판단 사이에 많은 차이가 존재하고 이를 잘 이해해야 한다. 조직에서 직무적 사고는 목표를 통해 참여자들의 꿈과 희망을 이루는 조건이 있다. 공사를 구분하는 이유고, 이를 간파하지 못하고 좋은 때를 사람으로 인해 그르치는 경우는 피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람은 오랫동안 웃지 못한다. 신기하다. 슬픔에 빠져 오랫동안 우는 것을 보면 참 다르다. 인간에게 주어진 과제가 시시포스의 막노동처럼 고해의 바다를 헤엄치는 일일까? 고생이란 축적을 통해 한 단계씩 발전하는 것으로 봐도 너무 야박할 때가 있다. 부정적으로 '인생, 고해의 바다'라고 할 수 있지만, 반복되는 과정에서 차이를 알고 하나씩 발전한다는 것이 배우는 과정이란 긍정적 생각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딥러닝도 수많은 데이터를 배우고 공통적인 사항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배우는 자세를 통해 인생을 상상하고 그것이 현실이 되는 과정을 채워가며 만든다. 인생도, 밥벌이 의무도 어떤 것을 언제 채워야 할지 좋은 타이밍은 존재한다.  


 상식을 정의하기 어렵지만 누구나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수많은 이론들이 어떤 타당성을 주장하지만 결국 어떤 조건과 상황의 조건에서 가능한 확률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타이밍도 마찬가지다. 위기관리(Risk Management)와 전략적 사고란 좋은 선택과 좋은 시간이 만나게 하는 노력이다. 


 간혹 의사결정자 본인 고집대로 나간다는 것을 말릴 수 없을 때가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하지 말란 것을 하며 즐거움을 느끼던 시절은 있다. 나이 들고 밥벌이 터전에서도 이를 그치지 못하는 것은 역풍 노도의 시기라고 해야 할까? 인생 역풍, 달갑지 않다. 


 세상에 정답은 없지만 의사결정과 결과는 데칼코마니와 같다. 각오와 실력이 있는 사람에겐 신념이라고 말하고, 무책임한 결과가 나오는 사람은 현실과 희망의 격차를 분간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도둑놈도 도둑질이 좋은 일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완벽하고 별일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에 가능하다. 도둑놈도 이렇게 부지런한데, 부끄러운 일이다. 남들이 안 가는 길에 위험과 기회가 있지만, 남들이 안 가는 이유가 명확한데 그 길을 가는 것은 기회보다 위험이 많다. 이렇게 상황, 장소, 시간, 지위에 적합한 실력, 지식, 성품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공자, 마윈이 나이의 시기에 따라 해야 할 일을 남긴 것을 보면 배울 점이 많다.  


Do

 사람이 적절한 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이해한다고 꼭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인간의 특이성이 결과에서 차이를 만든다. 몰라서 못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분이 나빠서 안 하는 경우는 있어도,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는 적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고 참 답답한 상황을 만든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에 기계를 투입하는 이유다. 인간에게 습관이 중요한 이유기도 하다.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을 몰라서 안 하는 사람은 없다. 다행히 기계는 사람처럼 공부하고 처리하지 못한다. 전원이 들어오면 성능에 맞는 일을 끊임없이 하고, 고장이 나면 수리하거나 폐기한다. 사람은 한 과목에 집중하면 웃음거리가 되지만 기계는 한 과목만 잘하면 된다. 사람들은 뽀통령의 노래처럼 노는 게 게 제일 좋고 하기 싫으니까 안 하는 것일 때가 많다. 이 문제는 왜 그래야 하는지를 깨닫는 문제다. 말로만 이해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필요가 충족되어 만들어질 미래의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알면서 안 하는 것은 고의라 혼나는 이유지만, 삶에 대한 자기기만이라 생각한다. 신뢰는 결국 실행의 결과로 증명한다. 나에 대한 신뢰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실행은 사람을 판단하는 가치척도고 실력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 실행의 과정은 반복으로 구성되고, 반복은 미세한 차이를 알아가는 방법이며, 그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실력이 향상되고 좋은 성과를 내는 단계다. 결과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아지고, 스스로 상상한 것을 현실로 이끌러 낼 역량을 갖게 된다. 단 올바르고 제대로 해야 삶의 시간이 낭비되지 않는다. 좋은 습관이란 반복적 실행 도구이며, 올바른 삶의 프로세스를 구축해 내 삶을 발전시키는 기초이다. 마음을 닦는 일은 인생에 필요하고, 밥벌이도 인생의 한 부분이다. 


 밥벌이를 하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것도, 투자를 하는 일도 주어진 때, 상황, 의사결정을 통한 실행의 확률을 올리는 방법을 선택하고 결행하는 과정이 아닐까? 자~ 또 시작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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