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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Aug 22. 2020

레어 아이템, 직책과 권한

좋은 수단이 되도록

 사람들이 모이면 다양한 실사 드라마, 코미디, 신화가 만들어진다. 재미있는 일은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고, 황당무계한 일은 또 잠행하는 핵잠수함처럼 사람들 사이를 누비고 다닌다. 그래서 웃고, 우는 상황이 끊임없다. 세상이 소란한 것도 사람들 때문이다. 역사는 다른가? 왕이 사람들 모아 잘하거나 망한 일을 촘촘하게 기록해 놓은 일이 많다. 일이란 과정을 빼면 "했어 안 했어? 됐어 안 됐어"일뿐이지만 과정의 스토리는 더 많은 내용을 품고 있다. 그래서 과정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좋은 시작이 가장 중요하다. 잘못된 시작은 잘못된 결과를 만들 뿐이다. "인물지"라는 책을 보면, 역사책의 전제 왕조 국가와 가장 비슷한 현대 사회 조직구조가 기업이란 말이 재미있다. 대기업에서 선배가 여기가 바로 조선왕조 오백 년 실사판 드라마라는 말을 잊고 살아왔는데...


 기업 조직에 있으며 성품이 올바른 사람들은 자기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초과성과를 낸다는 말은 아니다. 실력이 부족할 때 성품 좋은 사람들이 가장 피해를 본다. 호구가 되기 십상이란 말이다.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이기적인 성향이 존재한다. 앎이 타인을 압도하면 자연스럽게 주도적이 되고 타인들이 그렇게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재주만 갖은 사람을 쓰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성품과 실력을 고루 갖춘 사람을 뽑아야 한다. 차선은 성품이 올바르고 실력을 키울 가능성 또는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실력만 있는 사람은 상황의 필요에 따라서 임시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하지만 조직에서 이런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갈량도 사마의도 장수가 남아돌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보고 쓴다. 자원은 언제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력 있고 성품이 잘못된 사람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이런 부류가 대개 집안 대들보를 뽑고, 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기 때문이다. 실력으로 일어나 자리를 차지하고, 그 뒤로 자신의 사욕을 위해서 마음을 바꿔먹으면 간신이 된다. 가장 큰 간신은 나라를 팔아먹고, 나라를 기울게 하는 녀석들이다. 김영수의 '간신론'을 보며 그의 생각에 동의하는 이유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을 흥하게 하는 것도 사람이고 기업을 망하게 하는 것도 사람이다. 중요한 것은 기업도 사람처럼 생존을 유지해야 하나. 또 얼마나 그 업을 유지할 것인가의 당면과제를 갖고 있다. 생존은 흥하는 최대치가 아니라 망하지 않는 최저점이란 사실을 잘 기억해야 한다. 나룻배를 요단강에 밀어 넣고 올라타면 돌아올 수 없다. 2008년 금융위기에 안전자산으로 팔리던 모지기 채권은 지금 보면 사기 등급이 부여된 일이었다. 이곳에 투자하고 망한 유럽 기업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자기 돈이라면 그랬을까? 최근 사모펀드 사기로 판정되고 줄줄이 잡혀가는 모습을 보면 자기 돈이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남의 돈이 거저 자기 돈이 된다는 희망을 갖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큰일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뛰어나고 성품이 틀어진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세상은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는 사실이다. 주어진 일을 잘하던 사람이 조직 관리자가 되어 조직이 망하는 경우가 있고, 주어진 일을 겨우겨우 하던 사람이 조직 관리자를 시켰더니 괄목상대한 성과를 내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런 폭망과 대박을 부르는 직책, 일상에서 완장이 불리는 아이템은 사람에게 길인가? 흉인가? 어떨대 대박 신이 접신하고 어떻게 하면 폭망 신이 접신을 하는 것 일가?


 대박은 알 수가 없지만, 쪽박을 면하는 방법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실력은 현재 가능한 역량이고 잠재력은 그 사람의 지향, 학습, 행동으로 조금씩 파악할 수 있다. 성품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간단한  인사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다. 더 깊게는 말과 행동의 일치성, 올바른 말과 행동의 합치성을 통해서 파악이 가능하다. 최소한 그 지위에서 해야 할 일이 없을 때 완장이란 아이템이 수여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가능성이라고 한 이유는 현재의  지위에서 해야 할 일이 없을 정도로 능수능란하더라도 그 보다 높은 지위에 필요한 인품과 실력이 준비되었는가?라는 또 다른 관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켜봐야 알 수 있는 병폐가 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찍어보고 맛을 봐야 체감하고 인지한다는 사실이다. 쫄병이 아무리 뛰어나도 장군이 되기 어려운 것은 이런 이유 아닐까? 예외라면 쫄병도 장군을 시킬 안목, 용기, 권한이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인간은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어도 건너뛰면 반드시 건너뛴 시간의 후폭풍을 반드시 감내하거나 채워야 한다.


 내 경험에서 보면 올바른 원칙과 행동은 도도하고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는 면이 있다. 불편해도 올바른 원칙과 행동을 꺾기란 쉽지 않다. 그것은 명분이다. 이 명분 또는 비전으로 인해 시간이 걸리고 고난도 존재하지만 반드시 그 자리를 지켜낼 힘도 있다. 그 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실력이다. 이는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다. 스스로의 원칙이 잘 수립되면 완장이란 아이템 별 상관이 없다. 그런데 아직도 인품이 떨어지고 실력도 떨어지는 사람들은 아이템만 찾으면 대박 신과 접신 단축키라는 생각을 갖는다. 그러다 폭망 신을 많이 만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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