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hori Mar 27. 2017

회사 다니며 이해한 단어

수업료 많이 내고 말을 배우다

 말과 글이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지만,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돌아보면 형편없는 수단일 때가 많다. 우리가 답답하고, 억울할 때가 특히 그렇다. 최근에 영상을 통해서 많은 것을 시각화하지만 그래도 아직도 갈길이 멀다. 그런데 우리는 말과 글을 사용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회의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가 한 몫하는 것 아닐까? 이 답답한 말과 글을 통해 표현하고, 타인의 말과 글을 해석하며 오류와 오해가 난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 그 분야의 말을 배워야 이해가 되듯, 밥벌이를 하는 기업의 속하면 그 기업의 언어와 문화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깨달은 단어들이 생겼다. 누군가에겐 또 다른 의미겠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모아서 정리해 보았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이다. 선택은 동시에 포기한다는 것을 내포한다. 일반적으로 선택을 통해서 내가 기대하는 것 또는 그 이상의 결과를 예상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 한다. 예측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결과를 예측하고, 그런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의지 때문이다. 좋은 결과가 만들어질 때, 사람들은 과거의 의사결정 내용과 의사결정 시점이 잘 이루어졌다고 복기한다. 이렇게 타인의 의사결정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다. 

 영화 속에서 '파란선을 끊어야 할 때와 빨간 선을 끊어야 할 때'를 선택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 설정은 현실보다 단순하다. 내가 관객으로 편하게 콜라와 팝콘을 먹으며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내 손에 들린 가위로 어떤 선을 잘라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책임이란 말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영화 속 극단적인 상황은 나의 문제가 아니기 어떤 것을 끊으라고 마음속으로 이야기하기 쉽다. 살아서 영웅이 되는 길, 다른 하나는 죽음이지만 현실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 결과의 책임이 오랜 시간 나와 같이 함께 따라다니며 삶을 괴롭히는 나쁜 경력이 될 수 있다.  


 책임에 집착하면 방어적이고 보수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정 부분 필요한 과정이다. 어떤 결정이 초래할 결과와 그 결정을 실행할 여건과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태도가 되기 때문이다. 결과에 집착하게 되면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무리한 행동을 선택하기 쉽다. 반면 좋은 기회의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균형과 조화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결정을 안 하고, 미루는 의사결정에 익숙한다. 이런 일은 말하지 않아도 협동정신이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진다. 책임이란 주어진 임을 완수하고 과정의 배움을 기록해서 남겨야 한다. 부족하다면 다시 조정 대책을 세우고 도전하는 것이다. 책임을 말로만 하는 사람은 행동이 없어 배울 것이 적다. 


 지위를 주는 이유는 책임 즉 주어진 일을 완수하기 위해 실행 권한을 주는 것이다. 어렵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더 보상을 한다. 가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아랫 직원에게 물어보고, 맘에 안 들면 다시 해오라고 하고, 맘에 들면 구체적으로 실행 방법을 만들어 오라고 하며, 잘못되면 열심히 일한 그놈만 추궁하는 한국 조직의 완장 문화를 보면 '염치가 없다'라는 말을 쉽게 떠오른다. 이 경험이 사회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측면도 있지만 자주 접할 필요도 없다. 동시에 이런 일을 배우고 따라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리더의 자리에 앉아 ghost leadership(그래서, 그런데의 무한루프 질문만 하며 면피가 최우선인 리더십)을 펼치는 사람은 반드시 혁신의 대상이 되어야 조직이 더욱 건강하게 자란다. 싹이 노랗다면 크기 전에 잘라야 한다.


 처음부터 감당할 능력, 여건, 상황이 안되면, 책임에 앞서 두려움이 생긴다. 위축되면 생각의 폭이 좁아지고, 부정적 사고가 많이 떠오른다. 안 되는 이유와 요인만에 집중하기도 한다. 너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행동은 그것을 해야만 할 이유만을 찾지만 책임은 꼭 해야 할 과정들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의식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 이유로 인해 당신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을 아는 것이 역할과 책임(R&R)에 대한 이유다. 


 높은 책임의식은 뛰어난 리더십의 바탕이다. 종종 어려운 문제는 사람들에게 약한 수준의 확증편향을 만들어, 객관적인 기준을 흔든다. 균형 잡힌 냉철한 사고가 언제든지 가능하지는 않다. 상황을 대처하는 훈련, 훈련을 통한 스스로의 원칙을 만들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마음에 쏙 드는 이성을 본 순간부터는 마음에 드는 이유만을 A~Z까지 찾는 것과 같다. 어느 누구도 A~Z까지의 이유와 분석의 결과로 타인을 맘에 든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인간미 떨어지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객관적 균형을 잘 유지하는 사람이 뛰어난 리더일 수밖에 없다. 매일 전투에 나가는 이순신을 노 젓는 격군은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지 않겠지만, 이 정확한 판단과 리더십이 나라를 지킨 것이다.


 태생적으로 마음의 평정심을 잘 갖지 못하다면 듣는 귀라도 발달해야 한다. 경청이란 '타인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다'라는 뜻이다. 모든 말을 주의 깊게 듣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위, 때, 장소, 상황에 맞춰서 경청한 후 행동하고, 질문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안목은 충분이 개발 가능하다. 타인을 통해 우리는 객관적인 균형을 보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맞았다고 처음에 생각하지만 잘 못된 결과를 돌아보면 내가 맞았다는 근거가 부족할 때가 많다. 소크라테스가 무지를 인식하라는 말은 인간이 세상을 사는 동안 유효한 지적이다.


 안목이란 결국 자신의 깨달음을 기반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 수준이 어떤 격을 스스로에게 만들어 준다. 끊임없는 공부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며, 일상의 작은 활동에서도 우리는 배운다. 책만 보는 공부도 한계가 있다. 경험만으로 쌓아가는 공부는 투박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學而時習之"라는 논어의 구절과 같이 책과 강연으로 듣고 배운 것은 내 것이 될 때까지 사용하고 연습함으로 몸에 익혀야 내 것이 된다. 야구배트를 어깨에 메고 다닌다고 150Km의 강속구를 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TV를 보고, 구질이 어떤지 알아도, 연습을 통해서 배트 스피드가 150Km를 따라가지 못하면 공을 몸에 붙여놓고 때릴 수 없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를 실행하는 정도, 수준이 그 사람의 실력을 상징하고 실력은 노력과 인내의 과정을 통해서 얻는다. 품성을 다듬는 것은 더 많은 성찰과 수행을 요구하기에 이를 더하면 더욱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다. 모두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 훨씬 많다.


 사람들은 급박한 상황 속에 뛰어들면 불안, 공포, 강박의 심리적인 요인에 휘둘린다. 군인, 운동선수가 반복적인 동작을 몸에 익히는 이유는 특정 상황에서 기계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목적이다. 삶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밥벌이를 하는 조직생활에서 마주하는 다른 환경은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없다. 반복되는 일도 많지만, 새롭게 발생하는 당황스러운 사실도 많이 생긴다. 모두 처음이지만 더 잘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한 가지 이유는 아는 만큼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사람들을 모아 함께 하는 협력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다. 이 두 가지 모두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에 대한 생각의 힘에 기반한다.


 진정 어려운 의사결정은 사람에 대한 일이다. 일은 합리성에 기반하면 큰 탈이 없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조직의 수준은 가장 낮은 능력 부분에 alignment 된다. 족구 할 때 구멍 하나가 패전을 보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홈런 타자가 즐비해도 투수가 훨씬 더 많은 홈런을 맞으면 진다. 선수는 계약에 의해서 합법적으로 트레이드를 할 수 있다. 계약을 통해 뛰는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 조직은 더 다양한 제도와 법률, 인간관계, 이해관계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일도 많다. 이 부분은 법률적 방법도 필요하고, 내부적인 규칙과 제도로 건전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사람은 다운그레이드가 된다는 위험 요인과 하루아침에 개과천선과 같은 업그레이도 가능하다는 변동성이 있다.


 조직에서 사람을 아끼지 않는 것은 조직문화와 생산성을 망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서로를 믿지 않는 조직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든 기업활동은 돈을 버는 낮은 수준이 아니라 기여를 통해 정당한 대가를 받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기업활동에 인본주의가 없다면, 그 기업은 오래 존속할 수 없다. 왜냐하면 기업은 수익을 얻기 위한 존재라는 좁은 관점도 있지만, 인간 세상에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상에서 정당한 대가를 받는 존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람을 아끼지 않는 조직이 사람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밥벌이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언제나 유효하다고 생각되는 파레토의 법칙을 생각해보자. 모든 사람이 영화 300백, 계백장군의 5천 결사대와 같이 될 수 없다. 그 구성원의 마음속에도 출전하기 싫은 사람이 왜 없었겠는가?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모두가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판단의 도출은 조직의 구조가 결정되는 이유와 유사하다. 


 밥벌이를 하다 보면 지속적으로 망해가는 방법으로 벽에 다다르는 사람이 신기하지만 발견될 때가 있다. 열심히 하라는 질책을 받고, 망해가는 방법을 더욱 열심히 해서 더 빨리 망하는 사람을 볼 때면 안타깝다. 이런 말을 하면 바보를 보는 듯 하지만 의외로 지위가 올라갈수록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 어떤 특정한 관점에 얽매여 현상과 사물을 보며 의사결정하다 보면 스스로 만든 논리의 오류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정치권 뉴스를 보면 비슷하게 나타날 때가 있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지만 그들의 주장을 보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전쟁의 한 복판에서 전투를 너무 잘 이해하지만 전세를 판단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정말 어렵고 힘들 때 한 걸음 물러나 호흡을 가다듬고 조망하고,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다시 내가 해야 할 분야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너무 잘 작동하지만 사람들의 싫어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던 대로 하는 사람들은 조언하는 사람의 말이 본인들의 변화를 만들기에 귀찮아하고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갖은 게으름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겠지만 이런 일이 생길까 두려워하는 부분이다.


 사람들의 특징은 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좋아도 공부하지 않고, 특정 수준을 고수하며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나의 안위에 위협이 되는 일이 발생하면,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타인의 일을 방해한다는 것도 불사한다는 점이다. 분란과 소란이 발생하는 이유다. 대부분 사건과 사고가 벌어지는 현상과 결과에 집중하지만, 문제는 이런 일이 발생하도록 방치한 리더십의 문제도 더 많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일이 발생하게 된 환경 조성자도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간이란 사람이 통제하지 못하는 유일한 대상 중 하나다.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상상과 시도가 신화, 타임머신 심지어 최근에 유행하는 마블 시리즈에도 남아 있다.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을 한다는 상상의 즐거움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지나친 상상은 무모한 행동을 이끌고, 이를 자각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연애가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면 과도한 몰입과 상상도 제정신이 아닌 상태다. 세상이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없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사사로운 욕심이 공정하고 올바른 협동정신을 이기지 못하고,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하지만 일시적인 역전 현상은 큰 피해와 상처로 남는다. 밥벌이를 위해 갔다가 밥벌이를 강제로 끊어야 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곳곳에 허장성세로 가득한 사람들이 유혹에 빠져 나는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안주 할 때가 있다. 이런 인간의 무지가 연속되지 않기 위해서 주변에 나를 아끼고 참된 말을 해줄 동료를 갖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발법이의 장소에서도 삶을 살아가는 길에서도 중요하다.


 우리는 걸어온 스스로 발자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 발자취에 기대어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야 한다. 이 발자취가 밥벌이에서는 경력이 된다. 지나온 발자취에 취해서 어제를 살고자 하는 어리석음은 유혹은 달콤하지만 허망하다. 그 시간이 오래되면 밥벌이는 경력은 시간의 흐름 앞에 조롱이 될 수도 있다. 너무 오래 그 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삶을 망치게 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관리가 되고 실무에서 멀어져 밥벌이 은퇴식을 기다리기보단 발자취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사람을 키우고, 내일을 위해 공헌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그것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가장 큰 배려라고 생각한다. 내일은 어김없이 다가온다. "what another day comes depens on you"


#직장생활 #용어정리 #해외영업 #khori

이전 05화 전 세계 직장인 공통 화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