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이 매 년 자신만의 10대 뉴스를 기록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인들에게 추천 받은 적도 있다. 10년 전 부터 비전과 목표 설정으로 버킷리스트 관리를 해오던 중이라 비슷한 걸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2023년은 나에게 꼭 기억하고 싶은 한 해여서 10대 뉴스를 기록해보고 싶어졌다.
나를 만나기 위해 잠시 멈춤을 시도한 2023년이 특별하기도 하고, 진짜 나를 찾는 시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졌다.
10대 뉴스를 정리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구글과 노션으로 스케쥴 관리를 하는데 찾다 보니 파워 J에게 10개만 골라야하는 게 어려웠다.
10대 뉴스는 왜 10개만 적어야 할까?
파워J스러운 질문을 해본다. 다른 사람들이 쓴 글 들을 보니 10개씩이나 적어야 하냐는 글이 더 많았다.
역시 이런 상황에서도 나는 평범한 그룹에 속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요즘 개인적으로 평범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시기이다.
2023년 라니스타의 10대 뉴스
- 1년 주 3회 꾸준한 요가 수련
- 자격증 취득 (가죽공예, SMAT, DISC) 3개
- 브런치스토리 웹 작가 선정
- 헬스 PT (새로운 운동 도전)
- 국,내외 여행 (국내 : 템플스테이, 구례, 제주, 파주)(해외 : 일본, 캐나다)
- 요가클래스 기획 및 운영
- 새로운 대학 겸임교수 임용 (민간자격증 개발, 교재 출간 준비중)
- 글쓰기 및 독서모임 참석 (브런치작가되기,레오짱글쓰기,독서맵스쿨,출판사서포터즈 활동 등)
- 아티스트웨이 워크숍 모임 기획 및 운영
- 가족과 보내는 시간 확보 (년 10회 가족 모임, 년 2회 남편과 제주여행)
10대 뉴스를 작성하면서 알게 된 것들
2023년은 '나를 만나는 시간'을 확보하고 싶었는데 작성하다 보니 결과물이 딱 그러하다. 일에 있어서는 자기계발을 통해 업그레이드 하고자 필요한 자격증을 이수했고, 민간자격증을 개발하여 활용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일 보다 삶에 대한 도전과 발전이 있었던 한 해로 기록이 될 것 같다.
2023년 목표로 설정해두었던 것 들을 이룬 것도 있고, 새롭게 도전했던 일 들도 있다. 10대 뉴스를 적으며 왜 이걸 적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냥 지나치면 내 기억에서도 서서히 사라질 것 들을 기억하고, 고마웠던 일 들을 떠올리며, 2024년에는 무엇을 해야 내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지 알게 해준다.
1년 주 3회 꾸준히 요가 수련
2018년 처음 어깨가 아파서 시작한 요가는 운동의 영역이 아닌 삶의 일부가 되었다. 요가와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일상에서 일만큼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일 때문에 바빠서 주 1~2회 밖에 가지 못해서 꾸준히 요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요가 실력이 늘지 않아서 답답한 적도 있다.
2022년 요가지도자과정을 취득하며 요가 이론과 실기를 공부했고, 그 시간들을 통해 더욱 요가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후, 꾸준히 수련을 하고 싶은 마음에 2023년에는 요가원에 1년 회원권을 끊고 주 3회를 다녔다.
1년 동안 총 3회 결석 할 정도로 꾸준히 수련을 했다. 신체적인 변화는 비대칭이었던 골반 정렬이 맞춰지고, 안 되던 동작들이 하나씩 호흡과 함께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어떤일이든 꾸준함이 답이라는 걸 알게 된 시간.
누군가는 1년 회원권을 끊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된다고 한다. 나는 그 1년에 나를 묶어둘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이 들어서 긍정적인 열쇠가 된다.
2024년에도 멈추지 않는 열정 요기니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
가죽공예 2급 자격증 취득 (6개월 소요, 소품 ABC반 수료)
일로 바빴던 2019년, 숨 쉴 구멍이 필요했고 주말에 가죽공예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한 적이 있다. 3시간 동안 몰입하여 가죽 만드는 데만 열중했는데 그 시간이 힐링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손만 움직이고 나중에 결과물로 가죽 카드지갑이 만들어졌다.
하는 동안도 즐겁고 끝나고 무언가 남길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블로그에 기록을 남겼고, 버킷리스트에 '가죽공예 정규반 수료' 를 넣어두었다.
'언젠가 일이 줄어들면 가죽 공예 학원에 꼭 다녀야지!'
그리고 5년이 흘렀다. 그렇다. 일이 줄어들면 다니고, 한가해지면 무언갈 해야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런 일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 들을 계획하고, 시간을 통제하며 1년을 나게 의미 있는 시간을 쓰겠다고 결정했을 때 버킷리스트에 있던 것 들을 모조리 꺼냈다.ㅍ 주 1회 간격으로 6개월 간 가죽공예학원을 다니게 되었고, 여러 작품을 완성 할 수 있었으며 자격증 시험까지 볼 수 있는 기준이 되어 포트폴리오를 제출했고 1월 중순에 자격증이 나온다.
가죽 공예를 하고 싶어서 간 곳 인데,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 많았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어서인지 감성도 풍부하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도 깊다. 가죽 공예를 할 때 수십가지의 도구를 사용해서 하는데 도구 정리 및 세팅을 서로 도와주는 일이 자연스럽다. 나보다 몇 개월 먼저 시작한 선배(?)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적응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가죽 공예가 생소한 왕초보에게 초보가 알려주는 따뜻한 문화는 의료조직에도 전파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배우든 사람이 연결되어 있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배려와 존중은 나 스스로의 인격을 높이는 태도이지 않을까.
가죽공예 수업을 배우러 갔다가 '태도'를 배웠다.
카카오 브런치스토리 웹 작가 선정
안녕하세요 작가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2023년 한 여름 밤에 카카오 브런치스토리에서 받은 작가 합격 메일 내용이다.
2017년에 공저자로 참여해서 경영에세이를 썼다. <경영하고 사랑하며 행복하라> 의료업계 종사하는 병원매니저 7인이 함께 쓴 책이라 의미 있고, 업계에 도움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에 관련된 내용을 쓴 건데, 어느 순간 삶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다.
하지만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고, 글을 잘 쓰지도 못했기에 주저하고만 있었다.
2023년 나를 만나는 시간을 보내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글쓰기'였다. 여러 사이트를 검색해서 블로그 글쓰기도 배우고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연습을 했다.
우연히 '브런치 작가 되기' 클래스를 보게 되었고, 올해가 가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올꼭브 클래스에 덜컥 신청해버렸다. 브런치 작가가 된 사람들의 다양한 후기에서는 '혼자서 준비해도 브런치 작가 될 수 있다'라는 글이 많았지만 무엇을 하든 정규 과정을 밟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라 클래스를 이수하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사하게도 2023년 8월 말, 과정을 이수하고 일주일만에 브런치스토리 작가 선정이 되었다.
꿈인가. 아니었다. 웹 작가라니. 너무 멋있잖아.
요가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한 순간에 들었던 감동스러운 감정과 비슷했다.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달성했을 때 나는 엄청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구나.'
요가자격증을 취득했을 때 원장님이 하신 말씀이 오래 기억이 남는다.
"선생님, 요가자격증은 취득 하고 나서 요가 강사의 경력이 시작되는거예요. 꾸준히 수련하세요"
요가 강사의 경력을 잘 쌓기 위해서 꾸준히 수련을 해야 하는 것 처럼, 작가로 선정된 그 순간부터 작가로서 계속 글을 쓰는 사람이 되야 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지금도 글 발행 버튼을 쿨하게 누르지 못하지만 환경을 바꿔서라도 글을 써보려고 노력중이다.
제주도까지 와서 워케이션을 하면서 10대 뉴스를 쓰는 것처럼
2024년에는 글쓰기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예를 들면, 국내외를 다니며 워케이션 하기 좋은 곳들을 찾아서 글쓰는 연습을 꾸준히 훈련하는 것.
캐나다 밴쿠버에서 꿈 같던 워케이션 2주
캐나다 2주 여행을 가기로 결정한 건 평생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던 나를 나타내는 키워드 '열정과 에너지'가 바닥 났기 때문이다. 더이상의 열정도 에너지도 뿜어 낼 수 없을 정도로 무언가에 지쳐 있고 번아웃과 슬럼프라는 단어로도 대체되지 않을만큼 아팠다.
몸도 마음도. 병원에 가도 이유를 알 수 없었고 답답해하고만 있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버킷리스트에 '어학연수 가기'도 있었고, 캐나다 밴쿠버에 어학연수 중인 지인이 있어서 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대학교 방학 기간에 2주 정도 갈 수 있었다. 일정을 계획할 때 반나절은 혼자, 나머지는 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카페에서 일도 하고, 요가원도 가고, 혼밥도 했다. 캐나다 직장인들의 삶도 구경하고 공원에 앉아서 멍 때리기도 했다.
여행지에 지인이 있어서 간 기억이 많지 않다. 이번 캐나다 여행이 평소 내가 다니던 여행과는 느낌이 달랐다. 배우고 느낀 게 많은 여행이었다.
유명 맛집, 카페, 관광지를 탐방하는 건 비슷했지만 캐나다에 살아야만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길거리를 가다가 캐나다 홈리스들의 삶을 이야기 해주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도 한다. 이민 왔거나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삶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2주 동안 매일 카페를 갔는데 새벽 6시에 문 여는 곳이 많았다. 오전 내내 카페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수가 있었고, 버즈를 착용하지 않아도 다양한 인종 국가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었기에 편하게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 캐나다에는 인도계, 멕시코계가 많았는데, 영어가 아닌 다양한 국적의 언어가 들렸지만 나에겐 백색소음과 같은 느낌이었다.
집중하는 데 좋았기에 이걸 장점이라고 해야하나.
캐나다는 7~8월이 환상의 날씨와 온도라고 한다. 그 외에는 레인쿠버라고 부를만큼 계속 비가 온다고 했다. 좋은 날씨에 방문해서 캐나다에 대한 행복한 기억과 추억이 만들어졌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초대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낸 지인에게 평생 고마울 것 같다.
캐나다에 머무는 동안 모든 것이 좋았다.
그늘에 가면 춥고 햇볕은 따뜻한 온도도 좋았고, 한국에서는 비싸지만 캐나다 브랜드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쇼핑 물품들도 한 가득 사올 수 있었고, 카페에서 작업하면서 디지털노매드처럼 살아보는 것도 좋았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삶을 미리 경험해보는 시간들을 계속 시도해보고 있는데 그 시작점이 캐나다 밴쿠버가 되었다.
무언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다는 용기도 생겼다.
캐나다 다녀온 후로 지쳐있던 에너지를 가득 채울 수 있었고 지금처럼 10대 뉴스를 기록할 수 있는 열정도 생겨났다.
꼭 다시 먹고 싶은 리스트
납작복숭아, 위스키헤이즐럿 아이스크림, 크램차우
전남 구례에서 요가클래스 기획 및 운영
2018년 부터 좋은 기회로 대학에서 겸임교수직을 해왔다. 후배들이기도 한 제자들에게 업계에 방향성을 전해주고 좋은 에너지를 나누고 싶었기에 꾸준히 해왔는데, 병원컨설팅을 하면서 에너지 소모가 커서 한동안 대학 겸임교수직을 쉬었다.
2023년 쉼의 해로 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대학에서 겸임교수직을 맡았다. 다양한 교수님들을 알게 되었고,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
그 중 코드가 맞는 교수님 한 분이 전남 구례에구례 한옥을 짓고 아로마클래스 공방을 운영하고 계셨다. 요가이야기를 하다가 소규모로 요가클래스를 아로마와 콜라보 제안을 받았다. 요가는 내가 수입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 중 하나이다.
새로운 공간에서 내가 기획한 요가클래스를 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고 행복한 감정이 들었다.
준비한 과정대로 아로마요가클래스는 2일간 진행되었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구례 주민들은 따뜻했고 좋은 에너지를 나누어 주었으며 구례에 애정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매 년 요가클래스를 열어주면 좋겠다는 피드백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살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했다.
올 한 해를 정리하자면, 기존에 내가 살아왔던 일 중심의 삶과는 많이 다르다.
보통 계획의 80%가 일 목표로 채워지는데 올해는 일과 삶의 계획이 반대가 되었다.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한 시간' 을 보내기로 약속하고 하고 싶은 일 위주로 계획과 실행했다. 2023년 10대 뉴스는 아쉬움 없이 잘 채워진 한 해가 되었고,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 유용한 시간이 되었다.
2023년 10대 뉴스를 정리하며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즐거운 지 알 수 있었고, 2024년 일과 삶의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