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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니스타 Apr 28. 2024

링거투혼 강의 하는 날 (강사의 숙명)

아파도 강의장에 가야만 한다


아파도 강의장에 가야 한다.

물론 직장 다닐 때에도 아픈날에도 출근을 했지만 강사가 되고 나서 책임감이 더욱 강해졌다.

직장인 일 때도 프리랜서인 지금도 아파도 일을 하러 간다.


아파서 힘든 것보다 일상 루틴이 깨지는 게 싫다.

아프면 몸이 힘들어지면서 점점 정신까지 지배당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픈 게 싫다.






지난겨울 코로나, 감기, 독감 등을 한 번도 걸리지 않고 잘 넘겼다고 생각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안 먹던 영양제도 챙겨 먹고, 식단도 예전보다 신경 서 려고 노력다. 

겨울 내내 아무렇지 않았는데 봄이 돼서 갑자기 감기에 걸렸고, 늦은 감기라 그런지 증상도 꽤 심했다.


 열이 나고 근육통에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다. 강의 스케줄이 있던 날이라 부랴부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병원을 찾았다.

1시간 정도 링거를 맞고 정신을 차린 뒤 학교에 수업을 하러 갔다. 수업은 평소와 다르지 않게 진행했고, 집에서 나오지 않았던 목소리가 멀쩡하게 나오는 걸 보고 '천직인가...' 싶었다.

나도 사람이기에 매 순간 강의할 때 컨디션이 좋은 건 아니다. 아픈 날도 있고, 컨디션이 그냥 안 좋은 날도 더러 있다.

심각하다고 느낄 땐 강의에 영향을 끼칠까 봐 강의장 가기 전에 꼭 수액을 맞는다.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나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에게 항상 좋은 모습, 열정 가득한 에너지로 대하고 싶기 때문이다.


 마흔이 되고 나서부터 잔병치레가 꽤 있다.

약 먹고 좀 쉬면 나아진다는 건 알고 있지만 바쁜 현대 사회에서 '쉴 시간'이 어디 있을까.

수액을 맞고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끌어올려서 아픈 내색을 하지 않고 일을 마무리하고 오는 것이 미션이다.

나는 늘 강단에 서고,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을 일관 되게 유지해야 한다. 그게 프로라고 생각한다. 동일한 태도와 에너지로 전달되어야 서로 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나의 모습이 그들에게 항상 '에너지 좋은 강사' '열정 넘치는 강사' 였으면 한다. 내 강의를 듣고 그들이 동기부여가 되고, 오늘 하루도 나를 만나 알찬 하루였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아프니까 몸과 마음이 힘들어지는 것도 싫지만 그보다 평소의 루틴이 깨지는 게 더 싫다.


평소 시간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는데, 아프면 사람들과의 약속을 깨거나 변경해야 한다. 일은 어떻게든 주사 맞고 가서 하고 오지만 그 외 비즈니스, 개인 미팅은 캔슬할 수밖에 없다. 아픈 상태에서 원활한 대화가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프다고 말하는 것도, 아파서 약속 장소에  나갈 수 없다는 것도... 다 미안하고 속상할 뿐이다.

그리고 아프면 기력이 없기 때문에 난이도 있는 운동을 하지 못한다. 그저 걷기 정도만 가능할 뿐.

그렇게 몸이 굳어져 가는 걸 느껴가며 하루, 이틀, 삼일... 지날 때마다 시간이 흐르는 게 아깝다.


사람들과의 약속, 운동 스케줄, 그 외 내가 평소 하던 모든 일상들은 올스톱 된다.


그래서 생각해 봤다


아플 때에도 무리되지 않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뭐가 있을까?

아픈 증상이 완화되었을 때에 일상으로의 복귀가 수월해지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단 약을 잘 챙겨 먹고, 따뜻한 물을 하루 2L 이상 마시고, 수면 시간도 늘려서 9~10시간을 잤다.

서평을 써야 하는 밀린 책도 읽어보고, 영화관도 혼자 예약해서 가보고, 밥도 잘 챙겨 먹었다.

평소 보다 책은 더 안 읽히고 영화관은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썩 좋지도 않았다.


그러던 중 날씨가 좋아서 평소 좋아하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산책 나가서 천천히 걷고 그늘 속에서 잠시 쉬었다 걷기를 반복했다.

머릿속에 가족들이 떠올랐고, 엄마, 할머니, 작은 아빠 순서대로 안부 전화를 걸었다. 가족들은 언제나 나를 반겨준다.

푸릇푸릇 자연 속에서 가족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통화를 하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감정이 올라왔다.

아플 때에도 나의 회복제는 사람, 가족이다.

아플 때 도움 되는 건 조용히 혼자 산책하는 것, 좋아하고 보고 싶은 사람들과 통화하는 것.





결론적으로는 프지 않은 게 가장 좋다.


아프지 않기 위해 내가 더 노력해야 할 것들

-식사는 더 잘 챙겨 먹을 것

-영양제 늘릴 것 (특히 홍삼을 챙겨 먹을 것)

-저녁 약속을 되도록 잡지 말 것 (늦으면 무조건 택시)

-강의, 컨설팅 등 WORK 제외하고 스케줄을 미리 잡지 말 것 (취소하느라 더 힘들었다)


 번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도 일이 바빴던 것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면역력이 떨어진 건지 감기가 찾아왔다.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빨리 회복하는 것만이 방법일 것이다.

아픈 순간마다 느끼지만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는 불안감, 두려움이 생긴다. 특히 아프면 몸과 마음이 힘들어지면서 사소한 것도 부정적으로 생각의 흐름이 흘러간다. 부정적인 기운들이 오랫동안 남지 않도록 빨리 회복하는 것만이 답이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 꿈꾸고 있는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아프지 않은 것' 그것만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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