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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Dec 26. 2023

당신이 브런치 공모전에서 떨어진 이유



당신의 브런치엔 alzip이 없다

당신은 왜 브런치북 공모전에 낙선했을까? 간절함이나 진정성이 부족해서? 아니, 시간과 공간을 압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슨 소리냐고? 자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간과 공간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똑같이 낙선한 주제에 내가 뭘 안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의 평이 그렇다.




똥 마렵다고 시간을 달리진 말 것

그러면 당신과 나와 달리 시공간을 잘 압축한 작품은 무엇일까? 이도훈 작가의 <마리오네트 지하철>​이다. 이연실 대표가 이번 공모전에서 선정한 출품작이다.


<마리오네트 지하철>을 완독하면 시공간을 압축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작가는 지하철 운전실이라는 좁은 공간, 조금 더 넓히면 지하철 역사와 선로라는 공간에서 자신이 경험한 사건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첫 화에서는 운행이 끝날 때까지 내릴 수 없는 운전실에서 갑자기 배가 아파 쓰레기통 위에서 빤스를 내리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선 이야기가 특유의 건조하고 유머러스한 문체로 펼쳐진다.


그의 이야기는 현재를 벗어나지 않는다. 갑자기 아득한 학창 시절로 돌아가거나 먼 미래로 날아가지 않는다. 철저히 기관사로 일하는 현재에 머문다.




이거 쓰면 무조건 망한다

내 낙선작을 비교해본다. 시공간이 널럴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사건을 그렸어야 했다. 실제로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이야기를 할 것인가 특정한 사건을 묘사할 것인가. 전자를 택한 게 패착이었다.


더욱이 내가 택한 육아란 소재는 대표적으로 안 팔리는 이야기라는 게 이 대표의 지적이다. 육아는 어차피 남들도 다 하는 경험이므로 굳이 책으로 사보지 않는다.


육아만큼 안 팔리는 이야기이지만 이번 공모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시도한 것이 퇴사 후 세계 여행 이야기라고 한다. 그런 글에서는 자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일상을 탈출한 자신의 특별한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사람은 여행기에서 자신이 아니라 남의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우리가 망했다.




아무튼, 온라인

이 대표의 강연에는 이 외에도 팔리는 책을 쓰고 싶은 초보 작가 혹은 지망생이 꼭 알아야 할 현실적 조언이 많이 담겨 있다.


응? 어디서 볼 수 있냐고? 그걸 내가 왜 가르쳐줘야 하지? 어차피 당신과 나는 적인데? 내가 붙으려면 당신이 떨어져야 하는데? 싫어, 나만 알 거야.


그런 눈으로 봐도 소용없어. 헛수고하지 말고 가서 글이나 써.


떨어졌다고 때려치우지 말고 계속 브런치에 쓰라고. 아무도 안 읽더라도 온라인에 쓰는 게 더 낫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이런 취지로 말했다.


온라인에 써라. 그래야 탈고한다. 혼자만 보는 데다 쓰면 미완성 글만 잔뜩 생긴다. 그리고 온라인에 올려서 가끔 비판적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단, 백날천날 써도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니까 제목을 바꾸는 뭘 하든 해법을 고민해라.


그 밖에도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우리는 서로 적이니까, 그리고 유료 강연의 내용을 함부로 정리해서 올리는 것도 부적절한 것 같으니 이만 줄이겠다.




나는 보고 당신은 못 보는 것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고.


자, 자, 자, 주소.


https://www.folin.co/seminar/5864


어차피 당신은 못 본다. 사전 신청자에 한해 사흘간 다시 보기가 제공된 후 현재는 영상이 내려갔다. 언제 다시 올라오냐고? 그걸 내가 왜 알아야 하지? 난 이미 봤는데?


아쉬운 대로 이연실 대표가 쓴 책이라도 읽어보던가.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29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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