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망설이니.
“그래 아들, 오늘도 고생했다.”
“아이고, 어머니는 이제부터 고생이시겠네요.”
같은 서울 하늘 아래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자주 못 뵈어서,
퇴근길에는 어머니께 전화를 꼭 드리려고 한다.
공교롭게도 내가 학원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시간이
동대문 새벽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어머니의 출근시간과 겹쳐서
매일 ‘수고했다’와 ‘수고하세요’가 교차되는 독특한 대화가 이뤄진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화를 끊을 때면 항상
“어머니, 사랑합니다.”를 꼭 하고 끊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하지 않게 되었고,
그래서 매번 통화 후에 전화를 끊을 때면,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말하지 않고
애매하게 넘어가는 어색한 몇 초가 생긴다.
“네, 어머니... 너무 무리 마시고.. 음, 들어갈게요!”
그 순간 망설이는 몇 초 따위.
그냥 사랑한다고 말씀드리면 그만인데,
뭐가 그리 어렵고 힘든지.
매일 끊고 나서 후회하고
다음날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혹시,
그 몇 초간 그런 거면 어떡하지?
“오늘은 녀석이 말해주려나..?”
하고 어머니께서도 기다리고 계셨다면..
생각만 해도 죄송스럽고 마음 한편이 아려온다.
그래,
내일은 꼭 말해드려야겠다.
"어머니, 사랑합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