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착각하고 있다.
우린 모두 반사체다.
그런데 우린 모두 잘 못 알고 있다.
내가 아닌 상대방은 발광체라고.
그래서,
지금 나의 빛이 강하거나 약한 것은
발광체인 상대방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라고
탓을 하거나 혹은 덕분이라고 고마워한다.
반사체는 발광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한낱 돌덩이에 불과하다.
그래서
나 자신은 하찮은 돌덩이가 아니라
'소중한 별'이라는 존재를 확인받고 싶은 마음에
다른 별에게 더 빛을 내라며
원하고 바라보고 요구한다.
하지만 사실,
두 개의 별 모두는
각자의 별 중심에서 솓아나 오는
아주 조금의 빛만을 가질 뿐이고,
그 조금의 빛을 서로 나누어서 비추어주고
그 빛이 다시 반사되어서 돌아와,
서로를 더욱더 빛나게 한다.
하지만
두 개의 별 중 하나라도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상대의 별만이 발광체라 여기면서
왜 더 많은 빛을 쬐여주지 않냐며,
왜 더 따스한 빛을 쐬어주지 않냐며,
왜 더 지속적으로 빛을 쏴주지 않냐며
탓하고 비난하면
똑같이 아무런 힘도 없고
그저 반사체일 뿐인 그 상대별은
어떻게 할 줄 몰라 당황하다가
나중에는 그 궤도에서의 공전이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궤도를 이탈하여
영영 없어져버릴지도 모른다.
꼭 알았으면 좋겠다.
그 두 개의 별이 돌고 있는 궤도의 중심에는
빛을 만들고 있는 또 다른 항성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걸.
같은 궤도 안의 두 개의 반사체는
중심의 그 항성의 존재를 각자 느끼면서
서로 궤도에 의지하며 공전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우리만의 우주가 존재하고 유지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