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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우주 Dec 30. 2019

신입 기획자의 취준과 취뽀

대학 입학부터 졸업까지 5년간의 경험 총결산

취업 준비가 힘들었지만 현실에 타협하지 않았고, 결국 원하는 회사에 원하는 직무로 취업을 했다. 오랜 시간 동안 내가 무슨 직업을 갖게 될까 궁금했는데, 결국 바래왔던 '기획자'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취업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터닝포인트이기 때문에, 연초 입사를 앞두고 지난 5년간 수고한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자 글을 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굵직한 활동 몇 개를 뽑아서 짧게 정리해본다.


2015년

(1) 창업 동아리 

SOPT 앱잼 발표 후 단체컷

- 1년간 활동하면서 기획, 스타트업, 창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울 수 있었다.

- 크고 작은 해커톤을 통해서 앱과 웹 기획을 해볼 수 있었다.

- 개발자와 디자이너와 함께 소통하며 다른 분야를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2) 창업 프로젝트

- 동아리 팀원 6명(디자인 2명, 개발자 2명, 기획 2명)과 함께 약 1년간 서비스를 만들었다.

- 화면 기획, UX 분석, 영업, 마케팅 등 필요한 일은 그냥 다했다.

- 창업지원금과 공모전 상금을 받아 사무실을 얻었고, VC 멘토님께 피드백을 받으며 서비스를 완성했다.

- 실제 가게 3곳에서 베타테스트를 진행해보았지만 소비자의 참여율이 저조하여 그만뒀다.

- 상당히 고생스러웠지만 많이 배웠고, 덕분에 극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때의 경험이 향후 내 수많은 선택들의 기준이 되어주었다.


2016년

(1) 카카오 파트타이머

PC 위주 희망해 사이트에서 모바일 위주 같이가치로 전환

- 방학 2개월간 카카오 같이가치 팀에서  마이그레이션 관련 단순 업무 아르바이트를 했다.

- 단순히 CSR에 관심 많아 시작한 일이었지만 세상을 더 임팩트 있게 바꿔나가려면 IT가 해답이 될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 기획과 개발 직군이 한 팀에 모여 세상을 바꿔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막연하게 IT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해 주었다.


(2) 앱 디자인

- 7명의 해커톤 멤버와 함께 공모전에 나갔는데 결과가 너무 좋아서 창업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 창업지원금을 토대로 6개월간 본격적으로 앱을 만들었다.

- 나는 팀에서 유일한 디자이너로, UI/UX디자인과 아이콘 제작등 앱에 필요한 모든 디자인을 맡았다.

- UI/UX에 대한 기본 지식을 얻었다. 무엇보다도 짧은 시간에 포토샵+일러스트+스케치+제플린을 익혔다.

- 멘토링 중에 실제 기획자분께 "디자인 좋다. 베끼고 싶다"라는 칭찬을 들었다. 나에겐 매우 값지고 의미 있는 결과였고, 디자인을 부전공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주었다.


2017년

(1) 교환학생

대만 친구들이랑 프라하 성에서 v ^0^ 

- 3학년 2학기 때 체코 오스트라바로 다녀왔다.

- 한국에서 내가 가진 배경과 역할로부터 벗어나 스스로를 바라본 경험이었다.

- 학점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던 것(ex. HTML,SPSS)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2) 광고대행사 현장실습

- 학점 연계로 방학 1달간 광고대행사 광고팀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 광고 콘텐츠 기획 및 제작, raw 데이터 가공 등을 했고, ROI, CPC 등 배운 이론을 실무에 적용해볼 수 있었다.

- 하지만 에이전시 마케터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 감과 트렌드에 좌우되는 마케팅보다는, 업력이 쌓일수록 실력도 쌓이는 업무를 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1) 핀테크 스타트업 마케팅 인턴

https://brunch.co.kr/@95sujin/9

- P2P 투자 스타트업에서 막 학기 5개월 간 마케팅 인턴으로 근무했다.

- 주로 마케팅 운영 업무를 맡았다. 내가 담당하는 이벤트가 있었기 때문에, 프로모션 마케팅의 기획부터 배포까지 A to Z 폭넓게 경험할 수 있었다.  

- 한편으로 좀 더 대중적인 서비스를 맡아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2) 카페 브랜드 디자인

- 지인 카페 개업에 맞춰서 메뉴판, 쿠폰, 마케팅 판촉물 등을 제작해드렸다. 내가 만든 디자인이 실제 서비스에 릴리스 되는 게 굉장히 뿌듯하고 보람 있었다.

-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고민하고,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지 기획하는 과정이 좋았고 재밌었다. 

- 조감도를 그리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2019년

(1) 대기업 마케팅 업무

- 대기업의 데이터 마케팅 팀에서 취업 전까지 8개월 간 일했다.

- 덕분에 Digital Transformation이 현업에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데이터 driven 마케팅의 실체를 엿볼 수 있었다.

- 사내 교육과 독학, 스터디를 통해서 주말과 퇴근 후에 데이터 공부를 했고, SQLD 자격증을 취득했다.


(2) 졸업과 취준

2019년을 요약하는 두장

- 2019년 여름에 드디어 졸업했다!

- 8월에 데이터 자격증 시험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를 다듬고 인적성 공부를 했다.

- 자기소개서를 대략 40개 정도 썼고, 면접까지는 4곳정도 갔다.

- 풀타임으로 회사 다니면서 취준하기 정말 너무 힘들었다. 모든 스트레스를 취준의 동력으로 삼으려 노력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면접은, 10분간 시간을 주고 SQL 쿼리를 손코딩을 하는 거였는데 수능보다 더 떨렸다;   



회사가 준 취업 축하 꽃다발(좌), 취업 마음가짐 메모(우)

그리고 2019년 하반기에 원하던 회사의 신입 공채에 합격해서 현재 서비스 기획자가 될 수 있었다. XD

 

지난 5년간 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정말 간신히 취업했다. 이번에 취업 못하면 국비지원 받아서 코딩을 배우려 했다. 그만큼 정말 취업이 어려웠다.


취준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도움된 것은 같은 취준생들과의 연대였다. 설령 누군가는 엄살이라 할지언정, 같은 세대들은 취업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공감하기에  또래들의 위로가 가장 큰 힘이었다.


그래서 끝으로 이 글을 보게 될 또 다른 취준생에게 위로를 전한다. 많은 취준생들이 실력 부족의 문제보다, 요령과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잘 될 것이니 겁먹지 말고 준비하시길. 아무리 힘들었어도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미화가 된다. 진짜다. 내가 겪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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