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형의 결혼을 반대합니다. 형이 8년 동안 사귄 여자 친구를 마음에 안 들어하죠.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습니다. 부모님은 형 여자 친구를 한 번 만나보지도 않고 싫다고 하시니까요.
첫인상부터 꼬였습니다. 형의 차 뒷자석에서 여성스타킹 껍질을 본 것이 형의 여자친구 존재를 알게된 계기였습니다. 더군다나 여자친구분의 직업과 키도 마음에 안들어하시죠. 그냥 마음에 안드시나봅니다.
부모님은 자식이 잘되라는 의미에서 결혼을 반대합니다. 자식을 사랑해서 하는 말입니다. (부모님 기준으로요) 형도 부모님 말은 거스르는 것이 멋있다고 날을 날카롭게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나이가 벌써 서른이 넘었는걸요.
부모님과 형이 대화하는 모습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존재는 지워지고 첫째라는 타이틀만 붕붕 떠다니는 것처럼 보입니다.
‘너는 첫째라서 그래야 해’ ‘집안에 맏며느리의 조건은 이거야’ ‘너의 직업에 맞는 수준의 여자를 데려와야 해’ ‘너만 좋아서 하는 게 어딨니 결혼은 집안끼리의 만남이야. 우리도 며느리를 평생 보면서 살잖니’ 가슴이 답답한 말들이 형의 가슴을 후벼 팝니다.
우리는 잘못한 것과 잘못하지 않은 것에 대한 경계를 분명하게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남자아이와 엄마가 있습니다. 남자아이는 ‘숙제를 다 하겠노라’ 엄마와 약속을 했습니다. 하지만 피시방이 너무 가고 싶어서 어머니와 약속을 저버리고 피시방에서 게임을 몇 시간이고 했습니다. 이것은 벌을 받아야 하는 일일까요?
잘못하면 벌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잘못‘은 크게 네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폭력, 성희롱 및 성추행, 약탈, 사기입니다. ’잘못’을 하면 벌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위의 사례의 경우처럼 피시방에 가고 싶어서 피시방에 간 것이 ‘잘못’은 아닙니다. 누구에게 피해를 준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면 부모님은 되물으시겠지요. 엄마와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니 거짓말한 잘못이 있지 않냐고요.
그런데 그 약속이 정말 ‘약속’입니까? 부모님의 일방적인 기대와 강요는 아닐까요?
-너는 공부 해야만 해. 그러니까 엄마랑 약속해.
-너는 그렇게 해야만 해. 왜냐하면 나의 아들이니까.
-너는 내 말을 들어야 해'
부모님이 '약속'이라는 형태로 '명령'을 감싼 것은 아닐까요? 정말 저 아들은 잘못을 한 건가요? 아니면 부모님 말을 안 들은 걸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잘못을 하면 혼이나야 합니다. 하지만 잘못하지 않은 일에도 혼이 나면 벌을 받으면 아이들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나는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왜 혼이 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잘못‘과 ’ 잘못 아닌 것‘의 경계가 무너지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거역하게 됩니다. 부모님이 잘못과 잘못이 아닌 것에 대한 경계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저 부모님 말 안 들으면 혼나는 그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아이들은 기필코 엇나갈 것입니다.
형은 ‘잘못’ 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부모님의 명령과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린 행동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가지고 부모님은 혼을 내려합니다. 명백히 부모님의 잘못입니다.형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인정해주지 않는 부모님때문에 많은 상처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자꾸 이렇게 쓰니 부모님이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절대 그것은 아닙니다. 저 또한 부모님이 자식을 사랑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어찌 그것을 모르겠습니까. 아버지도 힘든 직장생활 아이들을 위해 버티셨습니다. 어머니도 아이들이 없었다면 굳이 하기 싫은 일을 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 사랑 물론 잘 이해합니다. 부모님의 생각도 이해는 되지요. 하지만, 가슴이 답답한 것도 사실입니다.
행복하려고 사는 우리들입니다. 그리고 삶은 유한하죠. 서로를 괴롭히는 것의 결과는 뻔합니다. 서로 안 보게 되는 것이죠. 강아지도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 곁에는 가지 않습니다.
소중한 것이야말로 소중하게 다뤄야 합니다. 가족은 소중합니다. 죽을 때까지 잘 지켜야 하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잃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