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을 바꿀까, 퇴직할까 고민될 때

천직을 찾는 방법

by Sunday

천직이란 말의 정의는 ‘타고난 직업’이다. 말이 좀 애매하다. 직업의 세계는 과거와 미래는 천치차이다. 수십 개의 직업이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어떻게 직업을 타고난 것일까.

좀 이상한 논리이지만, 천직을 사전에 검색하고 의미를 알고나서부터 천직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있었다.


좋아하는 직업을 찾기는 원래 힘들다.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하고 직업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사회초년생이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도 한정적이다. 다양한 직무를 체험해보기도 힘들고, 사무직 알바는 정말 기계가 대신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단순 반복 노동만 시킨다. 운 좋게 6개월, 1년짜리 대기업 인턴에 들어가는 사람은 일부다. 그들도 직무와 관련된 크리트컬 한 일을 하기보다는 옆에서 일을 눈으로 배우는 수준에 그친다. 이 일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 판단하기에는 재료가 너무 없다.


식당 설거지, 택배 상하차, 주차 대행, 방청객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보았지만 아쉽게도 적성과 흥미를 찾아내기는 힘들었다. 내가 좋아서 하고 싶은 일들은 돈을 주면서까지 나를 쓰지는 않았다. 되려 돈을 줘야 했다. 아르바이트는 그저 아르바이트였다. 그저 시간만 좀 빨리 가기를 바랐다. 이처럼 사회초년생들인 우리들에게 애초에 다양한 체험을 하기가 힘드므로 좋아하는 직업이나 일을 찾기는 어렵다.


잘하는 일을 찾기는 더 힘들다.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다. 박태환이나 김연아처럼 어릴 적부터 한 분야에 올인해야지만 20대, 30대가 되어서 두각을 나타낸다. 그것도 몇 백명중에 한 두 명 성공한다. 잘하는 일을 찾기는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보다 어렵다. 잘한다는 것은 남들이 나를 찾는다는 이야기인데, 그 정도 실력이 되려면 못해도 3년 정말 많이 잡아도 1년은 죽어라 해야 되기 때문이다.


시간과 정성과 노력을 다하지 않고 이룬 성공은 금방 무너지기 마련이다. 성공하기 위해서 운은 필수요건이지만 운으로만 이루어진 성공은 모래성과 같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찾기란 정말이지 어렵다.




나도 내 직업이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일어나서 출근하는 길이 괴로웠고, 교통사고가 나서 입원하고 싶은 마음도 가끔 들었다. 정말 출근하기 싫으셨던 분들은 공감하실 것이다. 그래도 꾸역꾸역 갔더니 탈모도 왔다 갔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았다. 직장인 투잡 영상도 많이 찾아봤고, 몇 개월은 전문직 시험에도 매달려봤다. 물론 퇴근하고 시간밖에 없었다. 지금 직업을 그만두면 새로 직장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음을 알기에 퇴근하고 시간을 십분 활용했다. 그러다 1년 2년 시간이 흘렀다.


미운 정도 정이라 했던가. 몇 년 직장을 다니다 보니 좋은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시 출근에 정시 퇴근은 항상 지켜줬고, 회식도 자주 하지 않았다. 하는 일들 중에서 프로젝트가 끝나면 몰려오는 성취감도 꽤 기분이 좋았다. 같이 다니는 동기들과 선배들도 관심을 가지고 나기 참 좋은 분들이었다. 사실 나만 마음이 콩밭에 있었다. 이 직장을 때려치우면 더 좋고, 나은 삶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묵묵히 자신의 일에서 깨지기도 하고, 기쁨을 느끼기도 하는 동료들이 눈에 보였다.


바뀐 건 마음가짐 밖에 없었다. 결국 내 직업의 만족도를 올리는 방법은 생각을 바꾸는 방법뿐이다. 정말이지 일이 나와 맞지 않고(2,3년 동안 맨날 비슷한 것으로 혼난다면 맞지 않을 확률이 높다), 같이 일하는 동료나 상사들이 미친 듯이 밉다면 그 일은 그만두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나만 마음이 흔들리고, 워라밸이나 주장하면서 일은 열심히 하지 않고 퇴근하고 나서 삶만 자기 인생이라 외치는 사람들에게는 일할 때도 괴롭고, 퇴근하고 나서 자기 삶도 서글플 것이다.


일은 우리 삶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자기 스스로를 먹여 살릴 때 비로소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제야 부모님께 아쉬운 소리를 덜 듣기 시작한다. 부모님도 어른으로 인정해주시는 것이다. 자기 밥벌이도 하지 못한 채 ‘좋아하는 일을 찾을래요! 잘하는 일을 찾을래요!’하는 것은 책임지지 않겠다는 표현이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직업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의 직업을 부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세상에 돈 많고, 놀고 먹는 직업은 많다. 심지어 부모 잘만난 친구는 못이긴다. 파일럿처럼 그냥 멋있어 보이는 일들도 많다. 명함을 내밀 때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대기업도 많고, 돈도 많이 벌고 평생직장 잘릴 걱정 없는 전문직들도 많다. 그런데 우리는 아니다. 그분들도 그들의 인생의 한 시점에서는 미친듯이 노력한 사람들이다. 놀 것 안 놀고, 쉴 것 안 쉬면서 따낸 자격증이나 성취다.


그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에만 홀려 그들을 동경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들이 노력한 시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한 분야에 노력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빠질 수 있는 함정은 잘 나가는 사람들의 성공을 폄하하고 질투하는 것이다. 그들의 직업세계도 물론 고충이 있을 것이다. 돈을 많이 주는 만큼 일도 많이 시킬 것이며, 우리가 모르는 그들만의 스트레스도 있다. 그렇다고, 그들의 성공이 ‘신포도’ 일 것이라 생각하며 정신 승리를 하는 것은 문제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 나는 네가 될 수 없고, 너도 내가 될 수 없다. 그 정도의 자기 사랑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잘 나가는 사람의 직업을 부러워말고 인정하고 존중하자. 그런데 나의 일도 의미와 가치가 있다. 이 세상에 불법적인 일 말고는 쓸데 없고, 가치 없는 일은 없다. 마트에서 하는 고된 노동들은 우리나라 물류와 유통에 기여하고 있고, 식당 서빙 일은 고객에게 행복을 전달해준다. 사무직 행정일은 티는 나지 않지만 남이 해야 하는 수고스러운 일을 내가 대신해주는 것이다. 즉, 남에게 도움과 기쁨을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이 남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와 국가에 이바지하는 일이다. 잘 찾아보면 찾을 수 있고 그것이 내가 하는 일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부러워 비교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승부를 보는 편이 성공할 확률도 높다. 옛 말에 한 분야에서 성공하면 다른 분야는 더 빠른 시간 안에 성공한다고 했다. 성공의 원리가 비슷하기 때문이고,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보면 유튜브에서 유명해진 사람은 출판으로 책도 내고, 강의도 다니곤 한다. 한 분야에서 성공은 또 다른 성공을 불러들인다.


비교가 사라지면 나의 만족도는 확실히 올라간다. 비교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힘들다면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들을 의식적으로 안 보면 된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정말 가끔씩 술자리에만 가고, 가족이 그렇다면 가족 모임이나 행사 외에는 안만나면 된다. 가끔 가서는 멘탈만잘 잡고 있으면 된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나의 브런치를 다시 한번 보도록 하자.



비교를 없애는 또 하나의 방법은 내가 특별하고, 인기 있어야 한다는 망상을 버리는 것이다. 내가 꼭 돈도 많이 벌고 명예도 있어야 한다는 것도 욕심이다. 물론 나는 존재 자체로 귀한사람이고, 소중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 의미가 거창하게 성공해야 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이상적인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이 나를 자꾸 잘 나가는 남과 비교하게 된다.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이미 살고 있는 누군가를 보며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대부분의 사람은 ‘나는 지금 왜 이렇지’라며 자책을 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 심리가 그러하다. 이상적인 이미지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기보다는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고, 만족하는 것이 훨씬 지혜롭고 현명한 방법이다.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습관이고, 자주하면 병이다. 자기를 조금만 더 아껴주자. 내가 아니면 아무도 안챙겨준다.


지금 하는 일에 마음을 붙이면 일에 재미도 생기고, 나의 삶도 풍부해진다. 감사할 것들이 늘어나고 만족감이 든다. 좋아하면 잘하게 되고, 일에서 인정받게 되면서 결국 천직이 되기 마련이다. 그렇게 우리는 천직을 찾게 된다. 결국 천직은 타고난 직업이 아니라 노력해서 만드는 것이다.


기어코 잘 나가는 사람들의 삶처럼 살고 싶다면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준비하거나, 퇴근하고 나서 새로운 직업 준비에 올인해야 한다. 퇴근하고 나서 하는 공부만큼 힘든 것도 없다. 그걸 이룬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보통 동기 가지고는 힘들다.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볼 것은 내가 잘 나가는 사람들의 직업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인가, 실제로 그 일을 하고 싶은가이다. 사실 요즘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부자가 된다는 공식이 흔들리는 시대다. 다른 방법으로 젊을 때 부자가 된 사람들도 많다.


아버지 어머니 세대와 성공 공식이 달라지고 있는데, 나는 아직 그 옛날 공식에 파묻혀 살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확실하고 누구나 선망하는 성공 공식을 내가 할 수만 있다면야 그 길로 가면 된다. 하지만, 아니다, 못한다 싶을 때는 빠르게 방향을 바꿔서 빠져나와야 한다. 결국 집착하면 내 아까운 젊음과 에너지만 먼지처럼 흩어져 간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현혹되지 말자.


천직은 타고날 수 없다. 세상만사 가지고 태어난 성향과 환경의 차이는 있다. 아무리 음악적 재주와 재능을 타고났어도 어릴 때 혹독한 음악 선생님을 만나서 재미를 다 잃어버리면 천재로 발전하지 못한다. 이처럼 변수도 많고, 당장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더욱이 남들 부러워하며 인생 낭비할 시간이 없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고 만족해보자. 생각보다 내가 가진 것들도 많고, 감사한 것들도 많다. 그저 영혼 없는 삶보다는 내가 재미있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루에 1시간만이라도 투자해보자. 그것이 켭켭이 쌓여 한방 빵 터뜨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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