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공허함을 없애고 싶나요?
조금은 고리타분하지만 본질적인 이야기
현대인의 가장 큰 고민은 마음속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매일 같이 한바탕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종종 허무함을 느낀다. 돈은 열심히 버는 것 같은데 통장에 모은 돈은 없다. 월급은 스쳐져 간다. 그렇게 사치를 부리는 것도 아닌데 돈을 많이 모으지도 못했다. 이럴 거면 로봇청소기라도 시원하게 살걸...
그에 반해 내 동기들은 3000만 원, 5000만 원을 모았다고 자랑한다. 더욱 공허하고, 내 과거가 가끔씩 밉다. 이렇게 힘든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늙는 게 조금은 두렵다. 결혼은 또 어떻게 하나. 결혼까지 하고 아이도 있는 친구들을 보면 어떻게 사나 싶다.
우리가 공허한 이유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나를 아는 것'은 부모님이 나에게 가르쳐주지도, 학교에서 배운 적도 없다. 답답한 마음에 책을 뒤져보지만 그건 그들의 인생 이야기다. 그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강의도 들어봤지만 그때뿐이다. '내일 아침부터 6시 일어나야지. 영어 다시 제대로 시작해봐야지....... '
현실은 유튜브를 켜서 치킨 다리를 뜯고 있다.
누구나 각자 원하는 삶이 있다. 하지만 그 삶까지 가기는 무지하게 힘들다. 고통스럽다. 현재 내 모습은 싫지만 바꾸려 시도는 하지 않는다. 불평만 늘어난다. SNS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부러워만 한다.
팩트는 항상 아프다. 계속 이런 식으로 살 것인가?
인간은 항상 좀 더 나은 모습이 되려고 노력하는 존재이다. 지금의 내 모습의 만족도 중요하지만, 희망을 가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마냥 열심히만 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처절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냐에 따라서 인생의 노선이 바뀐다. 하지만 스스로 돌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의 기억은 우리 입맛대로 바뀌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힘들게 공부했던 기억, 군대에서 힘들게 버텼던 기억들이 조금은 미화되어 있지 않은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공허한 이유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거기서 가장 큰 문제는 해야 할 것을 알지만, 힘들어서 하지 않는 것이다. 이집트 음식이 나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는 먹어봐야 아는 것이다. 먹기 전에 남들이 하는 소리만 들어서는 모른다. 나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나는 어릴 때 공부를 못했다. 하지만 부모님과 형은 공부를 기가 막히게 잘했다. 부모와 형은 나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결국 삼수를 하고 지방대를 나왔다. 내가 지금 나 스스로의 모습을 인정하기 싫었다. '학벌도 좋고, 돈도 많이 번 모습'을 꿈꾸었다. 부모가 인정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20살이 되었고, 대학 시절 나는 뭔가 이상한 느낌에 시달렸다. 말로 표현하기는 힘든 감정이었다. 내가 온전히 나로 느껴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온전히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내 인생과 세계가 떨어있는 느낌이었다. 썩 좋은 느낌은 아니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몰랐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책도 보고, 이것 저것 경험해보니 알았다. 나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강요했다. 나를 방치했다. 스스로를 괴롭힌 꼴이다. 지질하고 못난 나는 나로 인정하지 않았다. 한숨만 늘었다.
행복의 척도는 '삶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는가'로 결정된다. 내 삶의 중심이 잡혀있지 않다면 남들은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고 해도 나는 재미를 못 느낀다. 우리는 결국에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꼭 전문적이고, 남들이 보기에 좋아 보이는 일이 아니어도 된다. 우리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남의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못하는 이유는 남의 눈치를 너무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숨이 차고, 심장 부위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뭘 먹은 것도 없는데 배는 아프다. 숨은 턱밑까지 차오른다. 조금만 더 뛰면 내장이 터지거나 찢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결국 심장은 찢어지지 않는다. 폐는 터지지 않는다. 오히려 좀 더 강해진다.
고통을 느낄 각오를 하고, 방치했던 나를 다시 끌어와야 한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인정해야 한다. 아마 굉장히 쓰리고. 아플 것이다.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금방 안된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마침내 퇴근길에 느끼는 허무함을 지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