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 못하는 소년에서 거절 잘하는 어른으로

by Sunday

거절당할까 봐 도전하지도 못하고 포기했던 적이 많았다. 음식점에서 샐러드를 더 달라고 하면 거절당할까 봐 사장님을 부르는 것도 부끄러워했던 때가 있었다. 왜 그렇게 거절당하는 것을 무서워했을까.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친구와 약속을 거절하지 못해서 술에 빠져 살던 때도 있었다. 친구와의 술약속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건강이고, 컨디션인데.....


왜 그때는 거절하지 못했을까. 무엇 때문에 거절을 그렇게 못했을까.


거절은 어렵다. 거절한 사람에게 욕먹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욕먹기는 싫고, 그에게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아서 거절하지도 못한다. 대신, 그 대가로 돈이 빠져나가고, 시간은 낭비되며, 에너지도 갉아먹는다. 내 중심도 흔들린다.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일의 능률도 떨어진다.




20대 초, 중반만 해도 거절을 잘 못했다. 나를 조금 혹사시킨다 한들, 다른 사람이 원하는 방향대로 살았다. 굳이 싸우고 싶지도 않고, 같이 지내는 사람들끼리 얼굴 붉히기도 싫었다. 내가 거절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상처 받는 것이 싫었다.


그런데, 거절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기는 했다. 또래 친구 중에 하기 싫은 것을 'No'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친구가 부러웠다.


20대 후반이 되고 30대에 접어드니, 예전처럼 거절하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20대 초반만큼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쓸 에너지도 없어서 남에게 쓸 수조차 없다. 그리고, 내가 거절한다고 해서 거절당하는 상대가 꼭 상처를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되려, 거절하지 않은 술자리에 뾰로통하게 앉아있는 것이 더 민폐인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우리는 다양한 요구와 부탁을 들으며 살아간다. 부모의 부탁, 친구의 요청은 끊임없이 나에게 찾아온다. 하지만, 그 요구들을 다 들어줄 필요는 없다. 다 들어준다고 좋은 놈이 되는 것도 아니다. 되려 줏대 없는 놈. 자기 몸 하나 못 챙기는 놈이 될 확률이 높다. 잘해주고 욕먹는 것이다.


거절하는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단호하게 말해야 할 때 단호하게 No라고 말할 용기만 있으면 된다. 일단 '미안해, 안 될 것 같아.', '힘들 것 같아'라고 뱉어보자. 이유는 그다음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내가 거절한다고 해서 거절당하는 사람이 인생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나에게 거절당하면 또 다른 사람에게 가서 부탁할 것이다.


그러니, 나부터 챙기자. 그리고 힘이 남으면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해주자. 내가 싫으면 거절하자. 그게 나를 위한 길이고, 모두를 위한 길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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