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업의 기억
무엇이던 처음 갔을 때는 긴장과 떨림이 존재한다. 운동 수업 또한 그러하다. 아는 이가 하나도 없고 혼자 간 수업이므로 일찍 가면 기존 수강생들을 벤치마킹하여 준비를 할 수가 없었으므로 수업 직전에 GX룸으로 들어갔다. 자리를 어디에 잡아야할지도 고민이다. 너무 뒷자리는 보통 앞에서 자세를 보여주시는 강사님은 물론이거니와 거울(나처럼 운동 신경이 좋지 않은 사람은 거울을 보면서 자세를 꼭 확인해야한다)이 잘 보이지 않아서 중간 구석 자리를 택했다. 수업 시작 시간에 가까워지니 점점 GX룸에 사람이 많아졌다. 이 수업의 정원은 25명이지만 실제로 오신 분들은 10명 안팎이었다. 강사님은 돌아다니면서 한 명씩 이름을 물어보시면서 출석체크를 하셨다.
그 날 수업의 구성은 스트레칭, 굉장히 상세한자세 설명 그리고 40초 운동 20초 휴식으로 4가지 동작을 3세트로 하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빡세게 운동하는 시간은 약 12분 정도인 것이다. 동네 헬스장, 학교 헬스장 등등 여러 곳에서 GX 수업을 수강했지만 이렇게 자세히 동작을 설명해주는 곳은 이 수업이 처음이었다. 새로운 수강생들이 많이 오는 분기 첫 수업이라서 그런 것일까(회사 헬스장과 GX 수업은 분기별로 완전히 새로 모집을 받는다)? 그렇게 상세하게 자세를 다 알려주시고 강사님은 '시작'을 외치셨다. 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나에게 강사님은 달려오셨다.
강사님 꽃잎을 뿌리듯이 하세요
나 (열심히 해보지만 선천적 몸치라 한계가 명확해보인다)
강사님 꽃잎을 뿌리듯이
그렇게 그 동작(덤벨 스내치)을 하는 40초 동안 강사님의 집중 지도가 시작되었다. 그 40초 동안 결국 제대로 하지 못한 몸치인 나. 그 다음은 런지였다. 하체 운동을 그동안 꾸준히 했으니 자신이 있었지만.... 너무 힘들어서 20초만 하고 쉬었다. 그 뒤로도 그 날 강사님의 나를 향한 집중지도는 이어졌다. 수업이 끝나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 수업일 수 있는데 왜 저렇게까지 지도를 하시지?
분기 첫 수업이니까 자세를 자세히 알려주시고 못하는 사람(=나)을 열심히 봐주시나 싶어서 다음 시간에 가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