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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동하는 거북이 Oct 17. 2024

운동 도전기: 타바타 - 1

회사 헬스장에 GX 수업이 있다고?

  '운동 도전기: 권투 -5'에서 언급했듯 대학원을 졸업하고 입사한 곳은 헬스장이 있었다. 알게 된 계기는 이 시설 역시 복지의 일환이므로 입사 안내 메일에 안내가 되어있었고 입사 교육 때도 언급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헬스장 이용 공지가 회사 포털에 자주 올라왔다. 이 공지를 눈여겨보던 나는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먼저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 아닌 금액을 분기, 혹은 월단위로 지불하고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에 GX 수업이 있다. 헬스장은 나의 첫 회사에도 있었다. 물론 나는 거의 가지는 않았다. 회사 사람들을 헬스장에서 보는 것이 영 껄끄러웠기 때문이고 관리가 잘 안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몸 상태는 이미 최악에 치달았으므로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뿐더러 입사 멘토가 매일 점심마다 헬스장에 가셔서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GX 수업이 있다는 것이다. 헬스장과 마찬가지로 가격은 매우 저렴했다. 혼자 운동 계획을 할 짬이 안나는 나는 GX 수업이 딱이었다.

  선뜻 수업을 신청하지 못한 이유는 이 회사에서 정규직 전환이 안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나는 기존에 했던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을 했고 게임 회사에 입사했다. 이미 만 3년의 경력이 있었지만 업계와 직무를 바꾸고 싶다는 일념으로 채용연계형 인턴 전형(=신입)으로 지원하며 합격을 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전형이 6개월 간 인턴 생활 후 정규직 전환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입사한 직전 해 동일 전형의 정규직 전환율은 100%가 아니었다. 입사하고 6개월 뒤에 나는 이 회사에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고 일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기존 회사와 많이 다른 조직문화와 번아웃에서 회복하지 못한 나의 상태는 새로운 환경의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게 했고 내 평판을 굉장히 떨어뜨렸다. GX 수업을 듣다가 중간에 정규직 전환이 안되어서 못 다니게 되더라도 한 번 도전해 보자는 결심을 했다. 상시 입사자와 퇴사자가 많은 이 회사에서 중간에 못 나오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신청을 결심한 뒤 그다음 단계는 수업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아침 수업에는 나의 취향이 아닌 요가, 필라테스 수업만 있고 저녁 수업은 집에 빠르게 가고 싶은 마음이 운동할 마음보다 앞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 점심 수업을 확인했다. 우리 조직의 점심시간과 맞는 수업을 추리고 회의 시간과 겹칠 것 같은 수업을 제외하니 남은 수업은 1개였고 그 수업의 이름은 '타바타(20초 운동, 10초 휴식으로 전반적인 신체 단련)'. 선택지가 별로 없었기에 어떤 수업인지는 모르겠으나 굳은 마음으로 신청했다. 정해진 수강 인원보다 더 많은 신청자가 있으면 완전 무작위로 추첨을 한다고 공지글에 적혀있어서 떨리는 마음이었으나 신청 후 며칠이 지나자 신청이 확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이제 떨리는 마음으로 첫 수업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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