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너무 일찍 먹었나.‘ 운동하고 때까지 밀었더니 꽤 허기가 진다. ‘설마 일부러 헌혈하러 왔는데 빠꾸 당하진 않겠지.’ 밥먹은지 4시간만 지나면 째깍 배가 고파오는 몸이라 배고프다는 생각이 슬슬 머릿 속에 차올랐다. 헌혈의 집에 도착한 것이 4시, 점심을 먹은 것이 11시니까 배고플 시간도 지났고 배고플 활동도 2가지나 해서 배고픔에 대한 과한? 집착이 혈액에 어떤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조금 따갑습니다-’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약지 손가락에서 핏방울이 새어나왔다. 철분 수치는 12.3. 전혈을 하기에는 부족한 수치다. ‘다시 한 번 측정할게요-‘ (다시 한 번 측정했을 때 높이 나오기도 하므로 혈장 헌혈보다 전혈을 하고 싶다면 두 번 측정하기도 한다.) 두번째 철분 수치는 12.5. 다행히 커트라인에 걸렸다. ‘400ml 채혈 괜찮으실까요?’ ‘네~’ 배는 좀 많이 고프지만 피 좀 더 뽑는다고 쓰러지진 않겠지. 대기하는 공간에서 배고픔을 잊기 위해 무료 음료수인 코코팜을 종이컵에 담아 2잔이나 마셨다. 무료 간식인 초코파이도 있지만 난 초코파이의 마시멜로우가 싫어 초코파이를 먹지 않는다. 대신 몽쉘통통이나 오예스는 좋아하는데 헌혈의 집 무료 간식은 언제나 초코파이다. 아마도 맛있는 간식은 너무 빨리 없어져서 그런 게 아닌가(+ 비싸니까) 추측해볼 따름이다. 코코팜의 알갱이를 씹으며 맛있다고 느낄 때 즈음 이름이 호명되었다. 늘 그렇듯 짱 편한 침대에 누워 짱 큰 바늘을 팔에 꽂고 400ml 피를 뽑았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면 피가 호스를 통해 쭉쭉 뽑혀 나가 피주머니가 금방 찬다. 통통하게 채워진 피주머니에게 인사를 고하며 사은품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헌혈했으니까 단백질로 몸보신 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