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먼저 테스트를 해보도록 하지.”
킴멜은 차에서 내리며 소프에게 말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카지노의 도시라고 하기엔 규모가 상당히 작은 리노였다.
“어떤 머저리가 당신에 대해서 쓴 기사가 널리 읽히기도 했고, 강연을 들으러 온 사람도 엄청나지 않았나, 소프. 한 차례 세간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해. 더군다나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나를 알아보는 놈들이 사방 천지에 깔렸으니까.”
확실히 그랬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킴멜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원래 계산에 따르면 승률이 50% 미만일 때는 아예 베팅을 하지 않고 유리할 때만 베팅을 하는 것이 맞지만, 남들이 게임하는 것을 유심히 보다가 필요할 때만 베팅하면 눈에 쉽게 띄기 때문에 소프는 매판 참여하며 최소한의 금액을 베팅하기로 했다.
소프는 천천히 카드 카운팅을 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오기를 기다렸다.
계속해서 최소 베팅 금액을 걸었지만 운이 나쁘게도 유리한 상황이 오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베팅 금액을 잃었고 마침내 100달러까지 잃은 상황이 왔다.
점점 화가 나기 시작한 소프는 딜러에게 두 게임을 동시에 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딜러는 그가 카드를 유심히 보면서 계산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패를 빠르게 돌리기 시작했다.
소프도 질세라 빠르게 카운트를 하였다.
덱에 유리한 카드가 남게 되었고 승률을 계산한 소프는 점점 베팅 금액을 올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15% 이상 유리해지자 20달러를 베팅하였다.
판이 끝나면서 그는 잃었던 돈을 모두 회수하고 약간의 수익을 얻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프와 킴멜은 실전에서도 그의 알고리즘이 통한다는 것을 확인하자 신이 나기 시작했다. 이번엔 킴멜이 소프의 시스템을 이용해 베팅하기 시작했다. 최소 베팅 금액이 무려 500달러인 곳이었다. 소프와 연습한 대로 유리한 정도를 계산해 그에 맞게 베팅 금액을 올리고 그 외에는 최소 베팅만 했다.
킴멜은 30분 후에 5천 달러를 벌었고, 1시간이 지나자 1만 3천 달러를 벌게 되었다.
결국 카지노 측은 1시간 뒤에 딜러를 바꾸었다.
새로 온 딜러는 차가운 인상의 40대 여자였다. 그녀는 카지노에서 전문적으로 키운 사기꾼 ‘타짜’였다.
여자는 패를 섞으며 카드를 미리 보고, 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맨 위 장이 아닌 아래 장을 주었다.
킴멜은 몇 번 돈을 잃고서 딜러가 속임수를 쓴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자존심이 상해 게임을 계속했다. 그는 소프의 카드 카운팅을 이용하면 타짜조차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킴멜은 다시 2만 달러를 잃고 나서야 그만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분노에 찬 킴멜은 딜러가 속임수를 쓴다고 항의했고 카지노 측에서 연락을 받고 온 남자가 이런 일은 흔하다는 듯이 기계적이면서도 차분한 어조로 대답했다.
“손님. 이렇게 소란을 피우시면 곤란합니다. 저 딜러가 속임수를 썼다는 증거도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저 딜러를 상대로 어떤 손님은 돈을 벌고 가셨습니다. 진정하십시오.”
소프와 킴멜은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전날 벌었던 카지노로 다시 갔다.
그들은 소프 일행을 알아보았다. 650달러쯤 따고 유리한 상황이 되어가면서 베팅 금액을 올리자 딜러는 갑자기 카드를 섞기 시작했다. 카드를 섞어버리는 바람에 유리한 상황이 모두 초기화된 것이다.
두 사람은 결국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실전은 이론과 달리 훨씬 어려웠다.
카지노는 언제나 돈을 따는 플레이어를 주시하고 있었으며 필요하면 속임수를 쓰거나 카드를 섞는 등의 개입을 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 우연히 돈을 딴 것처럼 보여야 했으며 적당한 수익을 냈을 때 자리를 떠서 다른 카지노로 이동해야 했다.
7화에 계속..
이 글은 책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의 미리보기 글입니다.
YES24 -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 알고리즘, 세계 금융 시장을 침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