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소프, 전설의 등장
⟪딜러를 이겨라⟫는 출간되자마자 모든 도박사들의 필독서가 되면서 큰 이슈가 되었다.
수많은 카드 카운터들이 생겼고,
카지노들은 비상대책회의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카드 카운터를 잡아다 협박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소용없습니다! 무조건 타짜의 비율을 높여야 합니다!”
카지노에서는 여러 대책을 내놓았으나 모든 카드 카운터들을 적발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물론 카지노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소프의 책 내용대로 시도한 사람은 많았지만 그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사람들은 카드 카운팅에만 집중하였고 그보다 훨씬 중요한 베팅 개념인 캘리 공식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카드 카운팅으로 유리한 상황을 맞이한 사람들은 항상 베팅 금액을 크게 올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돈을 잃었다.
에드 소프는 ⟪딜러를 이겨라⟫ 출간 이후에도 종종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너무 유명해진 탓에 그는 안경을 바꾸거나 가발을 쓰는 등 여러 가지 변장을 시도했다. 그러나 금세 그의 존재가 밝혀지고 카지노들은 그를 출입금지 조치하였다.
1966년에 라스베이거스만 10번 정도 들렀던 소프는 자신이 유명해져 더 이상 블랙잭을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해 여름에는 턱수염을 기르고 카지노를 찾았는데, 모든 카지노에 소문이 돌아 턱수염을 기른 모든 손님들이 의심받았다고 한다. 소프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멀리 떨어진 카지노를 방문했는데 거기에서조차도 턱수염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카지노는 장고 끝에 카드 카운터들을 막기 위해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여러 벌의 카드를 한꺼번에 섞는 ‘교수 탐지기’라는 기계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카드를 추적하기 힘들고 쉽게 섞을 수 있어서 카드 카운터들의 승률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 물론 여기서 교수는 소프를 가리켰다.
“커피 한 잔 부탁합니다.”
소프가 마지막으로 카지노에 갔던 날이었다. 서빙 요원은 커피 한 잔을 가져다주었고 그는 한 모금 들이켰다.
그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눈앞이 희미해졌다.
커피 안에 마취제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는 테이블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나 방으로 갔고 8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깨어났다.
만약 커피를 다 마셨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고 회고했다. 계속해서 카지노에 갔다간 더 위험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소프는 안전하고 합법적인 카지노로 무대를 옮기기로 결정한다.
그것은 바로 월스트리트의 주식시장이었다.
그렇게 소프는 최초의 퀀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