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의 힘은 위대했다

적절한 공급

by 책라윤

아들의 독서가 끊길세라 나는 매일 부지런히 교보문고 앱을 뒤졌다. 하지만 앱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서점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생물 쪽 책들이 모여 있는 과학 코너에 가서 찾아보면 다양한 책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선택이 더 쉬울 것 같았다.




사진 출처 : pixabay

퇴근길 남편과 나는 교보문고에서 만났다.

우리는 '서점 데이트 하는 부부' 아니고 '서점 탐사대!!!'

남편과 나는 매의 눈을 하고 과학, 생물 쪽 코너의 책들을 훑어봤다. 생물 책은 만화책을 제외하면 초등 저학년이 읽을 만한 글 밥 적당한 책이 많지 않았다. 인기 있는 분야가 아니긴 하겠지. 생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내가 글 밥을 포기하고 <매미 도감>을 보고 있는데 남편이 책 하나를 보여줬다. <아마존 탐사기>! 아마존은 생물인들에게는 꿈같은 곳이다. 보기 힘든 여러 가지 생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펴보니 사진도 많았다. WOW!!! Good!!! 다만 글이 너무 깨알 같아서 고민이 됐다. 어려운 어휘들도 보이고. 초등 2학년이 읽기에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은 책을 찾지 못한 서점 탐사대는 <아마존 탐사기>와 <매미 도감>을 챙겨서 서점을 나왔다. 힘든 외근을 마친 기분이었다.


아들은 <아마존 탐사기>와 <매미 도감> 둘 다 마음에 들어 했다.

하지만 나는 내심 탐탁지 않았다. 글 밥이 적당하고 재미있게 읽을 책을 사주고 싶었는데... <매미 도감>은 도감이라 글이 적고, <아마존 탐사기>는 아무래도 완독 하기는 어렵겠지 싶었다.




사진 출처 : 교보 문고

아들은 차근차근 <아마존 탐사기>를 읽기 시작했다. 희귀 생물에 대한 호기심, 보기 힘든 생물들에 대한 갈증이 아들의 독서를 이끌었다. 우리 부부가 그저 '생물'이라고 인식했던 책 속 사진들이 생물을 좋아하는 아들에게는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이었다. 쉽게 갈 수 없는 아마존을 직접 가서 아마존 생물 사진을 보여주고 아마존 탐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전종윤 작가는 아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면서도 고마운 사람이 되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질문을 했고, 같이 국어사전을 찾아봤고, 아들이 귀찮아하는 날에는 내가 찾아서 뜻을 읽어 줬다. 유추가 되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는 것 같았다.

내용을 이해는 하는 걸까? 걱정 많은 엄마는 참지 못하고 최대한 티 안 나게 내용을 묻기도 했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뉘앙스로. 아들은 이랬고 저랬고 나름 세세한 부분들까지 설명을 잘해주었다.


아들은 독서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외출할 때 책을 가지고 나갔다. 스테이크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아들은 <아마존 탐사기>를 읽었다. 주책맞게 뭉클했다. 아들의 자발적 독서보다 아들에게 이런 '느낌'이 찾아왔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었다.

얼마 후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저녁 외식 자리. 먼저 식사를 마친 아들은 책을 읽어도 되냐고 물었다. 아직 어린 사촌 동생은 그런 형의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아들은 아마존 생물 사진들을 동생에게 보여주면서 천천히 독서를 이어갔다.


그렇게 한 달가량이 지난 후에 아들은 <아마존 탐사기>를 완독 했다.

흥미의 힘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책에 빨려 들어가듯 정신없이 읽더니 어느새 끝을 보고 나서는 스스로도 조금 놀라는 것 같았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내가 다 읽다니..." <수상한 생선의 진짜로 해부하는 과학책>을 읽었을 때 보다 더 큰 뿌듯함이 아들을 감싸는 것 같았다. 아들은 한동안 책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책을 쓰다듬었다. 뿌듯함 뿐만이 아니다.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다.'라는 독서의 즐거움을 아들은 알아가고 있는 듯했다.




아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부모는 그 무엇보다도 자녀의 마음을 얻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녀교육 절대공식> 中 두뇌교육 전문가, 노규식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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