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주는 선물은 다양하다. 이날도 계획에 없던 길을 가다가 선물처럼 육사의 생가를 만났다. “포도길”이라고 적혀 있는 푯말은 대문만큼이나 낡아 있고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나무대문은 허술해 보이지만 굳게 닫혔다. 육사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낡은 나무대문 하나 차이로 금 그 듯 나눠져 있다. 까치발을 하고 돌담 안에 있을 육사의 시간들을 넘봤다. 어린 육사를 기억하고 있을 흙과 돌들이 바람과 함께 마당에 오붓하다.
"이육사(본명 이원록). 독립운동가, 시인. 일제강점기에 저항 시인으로 의열단 활동을 하다 쇠약해진 몸으로 더 이상 활동이 어렵게 되자 총칼 대신 펜으로 싸"(인물사전)운 그의 언어들이 바람을 탄다. “청포도” 굵은 알알이 사이로 햇살이 익어 간다 그의 언어가 익고 시가 익어 시공간을 초월하여 내게 온다. 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