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차 4001호

월정리역

by 서휘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에 있는 월정리역에 가면 목적지를 지척에 두고 그만 폭삭 주저앉아 있는 4001호 기관차를 만날 수 있다. 6.25 동란 당시 가장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이곳을 철마는 이 역에서 마지막 기적을 울리며 유엔군의 폭격으로 처참하게 부서졌다. 해설사 말에 의하면 철마가 유난히 주저앉은 이유가 전쟁 이후 어려운 시절 부속품들을 재활용하느라 모두 빼 가서 그렇다고 했다. 제 수명이 다 하도록 뼈마디 모두 내어 준 철마가 경이로워 보였다.

월정리역은 서울에서 원산으로 달리던 경원선 철마가 정차하던 곳으로 현재는 비무장지대로 개인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남방한계선 철책에 근접한 최북단 종착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월정리역은 한일합방 이후 일인들의 강제동원과 당시 러시아의 10월 혁명으로 추방된 러시아 인을 고용하여 1914년 8월 강원도 내에서 제일 먼저 부설되었다고 한다. 서울과 원산 간 227km를 연결하는 산업철도로서 철원에서 생산되는 생산물을 수송하는 간선철도 역할을 했다”라고 한다.(역사 설명판 참고)

이제는 모두 아픈 추억에 묻혀 기억조차 낡고 녹슬어 있지만 철마는 아직도 할 말이 많은 듯 품고 있는 사연들이 70여 년의 세월을 버텨 온 만큼 많아 보였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이 철로가 만주벌판을 지나 인도와 러시아까지 이어지길 바라고 그 위를 또 다른 철마가 거침없이 내달리길 바라본다.


- 2017.05.01. 체칠리아정

월정리역. 기관차 4001호.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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