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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숙 Feb 21. 2021

바디프로필 d-41 생각하는 시간이 적을수록 좋다

조금 바쁜 듯 지내는 게 쉽다

  일요일이었지만 저녁 헬스를 가기 위해 점심 먹고 바로 서울로 출발하기로 했다. 모닝 서핑은 운 좋게도 꿀파도였고, 날씨는 봄바람이 살랑살랑거렸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딱 좋을 만큼 파도를 타다 뜨끈한 자쿠지에 몸을 녹였다. 제일 마지막 파도에 엉덩방아를 찧어 꼬리뼈가 얼얼했지만 괜찮았다. 어제 하루 종일 든든히 먹었더니 아침엔 배가 고프지 않더니 서핑 한 시간 만에 허기가 져서 점심을 먹었다.      

  양배추에 당근, 오이, 스트링치즈까지 한 주 동안 먹을 장을 봐서 출발한 시간이 한시 반이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다섯 시 반. 날씨가 좋아서인지 2월 주말에도 이렇게 길이 막힐 줄 생각도 못했다. 장장 네 시간 동안 차에 갇혀 있었는데 집에 도착하니 저녁 먹을 시간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운동 먼저 하고 오자 싶어 곧바로 헬스장에 내려가 웨이트 한시간 유산소 한 시간을 끝내고 올라와 저녁을 먹었다.  

 생각지 못하게 뜨는 시간이 없는 하루였다. 오전 서핑 유산소 하고 저녁 운동을 마치고 나니 지금 시간이 되었다. 남편이 지어둔 병아리콩 넣은 현미밥은 운동 끝나고 나니 정말 꿀맛이었다. 주말이라 이것저것 군것질이 땡길만도 한데 무난한 저녁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식단과 운동을 타이트하게 하는 기간에는 비어 있는 시간을 가능한 만들지 않는 게 좋다. 왜냐하면 비어 있는 모든 시간 동안 십중팔구 먹을 것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제도 군것질과 튀긴 것, 탄수화물을 참기 위해 의식적으로 생각을 다른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바디프로필이나 다이어트 관련 영상을 보다가도 먹방 영상으로 돌아가고, 우왕좌왕하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한시간 반을 달렸다.      


 평일이라면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복싱을 가고, 씻자마자 출근을 하고, 오전 일과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퇴근해서 운동을 다녀오면 글 쓰고 잘 시간이다. 하지만 오전 오프이거나 주말과 같이 정해진 일정이 루틴화되지 않은 날에는 잡생각이 많아진다. 그만큼 유혹이 더 많아지는 셈이다. 정신적으로 괜히 더 힘든 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디프로필 준비와 같은 절제된 식단과 일과를 지켜야 하는 일은 여러모로 여유가 있는 때 하는 게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자신의 시간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면 훨씬 더 버티기 어려운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냥 정해진 일과가 있고 남은 시간이 타이트하게 운동 시간으로 짜여질 수 있는 그 균형점이 맞춰졌을 때 다소 ‘생각 없이’ 계획된 목표에 한걸음씩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      


식단

아침: 오트밀 조금

점심: 오트밀 + 닭가슴살

+ 프로틴워터

저녁: 닭가슴살 + 현미밥 + 샐러드           


운동

서핑 60 + 웨이트 60 + 유산소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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