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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숙 Feb 24. 2021

바디프로필 d-38 팔 근육이 좀 갈라졌네요

지금까지 해온 만큼만

  처음으로 데드리프트라는 걸 제대로 배웠다. 피티 수업을 받을지 말지 오랫동안 고민했었는데. 이렇게 근육의 움직임에 대해 하나씩 설명을 들으며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날에는 바디프로필을 핑계로라도 수업을 듣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어깨와 등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각도와 무게중심에 따라 미세하게 느낄 수 있어 어렵지만 신기했다.      

 설명을 많이 들어도 아직 자극이 오는 느낌은 크지 않다. 수업이 없는 날 개인운동을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숙련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일단 자세를 제대로 익혀야 그 다음 무게를 올려가며 근육을 만들어갈 수 있다. 만날 복싱으로 뻗기만 하던 팔과 어깨를 다른 방식으로 쓰는 게 쉽지는 않았다. 머리에 버퍼링이 걸려 고치라고 하는 부분을 까먹고 또 팔이 굽거나 허리가 휘어지기 마련이었다.     


 “팔 근육이 좀 갈라졌네요”     


 그래도 지난 두 달 동안 꾸준히 해온 운동 덕분에 조금씩 몸이 달라진 걸 느낀다. 정말 아주 조금씩,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역시 꾸준함은 결국 변화를 만든다.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적이 없기 때문에 그저 매일 무던하게 보내는 시간의 힘을 믿는다. 다행히 복싱이 여전히 재미있고, 바디프로필이 끝나고 난 뒤에도 지금과 같은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밤샘 철야 당직을 하고 새벽에 기어 들어와 아침을 먹었다. 밤을 새면서도 과자나 초콜릿 대신 고구마 하나에 찐 계란 하나로 허기를 달랬다. 못 잔 잠을 몰아 자느라 오늘은 하루 종일 헬스장 외에는 침대와 식탁을 오갔다. 양배추를 썰어 전을 만들고, 신선한 오이를 통으로 잘라 먹고, 오트밀에 우유를 자작하게 부어 단백질 파우더를 넣어 먹었다. 자극적인 음식은 없지만 충분히 맛있었다. 내가 계획했던 시간에 내가 차린 한 끼를 먹으

며 느긋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 남은 시간도 보냈으면 한다. 생각보다 시간은 착실하고 빠르게 흘러간다. 내가 부지런을 떨고 신경 쓴 만큼, 딱 그만큼 변화가 찾아오고, 또 유지될 수 있다.      


식단

아침: 요거트볼

점심: 양배추전 + 닭가슴살

1차 저녁: 닭가슴살 + 현미밥 + 오이 양배추

2차 저녁: 닭가슴살 + 오트밀 + 우유      


운동

피티 수업 100분 + 유산소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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