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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숙 Feb 17. 2021

바디프로필 d-45 생리통이 사라졌다

호르몬도 지방이 있어야 돈다네


 소리소문 없이 그날이 찾아왔다. 보통 사나흘 전에는 갑자기 식욕이 돋기 시작하면서 무엇이든 짜고 달고 기름진 걸 먹어줘야 하는데 이번엔 그런 날이 없었다. 갈증이 좀 더 던 것 같고, 우울감도 잠깐 찾아왔지만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늘 아침엔 근육통 때문에 일어나기가 힘들었지만 줄넘기 3세트 하고 나니 몸도 다시 가벼워졌다.      


 오히려 어제 상체 운동을 달린 덕에 코어가 좋아졌는지 주먹에 힘이 더 잘 실렸다. 기운은 조금 떨어졌지만 힘은 더 세진 느낌. 처음 식단을 시작했을 때랑 다른 느낌이었다. 펀치에 힘이 더 실려 평소보다 더 기운차게 샌드백을 쳤다. 자세가 익숙치 않아 헬스로 받은 스트레스를 복싱으로 푸는 느낌이었다. 생리통도 없고 뭔가 무난하게 일주일이 지나갈 것 같은 기분이다.      

“살이 빠지긴 빠졌나보네요”     


 오늘 컨디션을 묻던 피티쌤이 나의 ‘증상’을 듣더니 한마디 했다. 여성호르몬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아닌 체내 지방을 통해 작용하는데, 체지방이 줄수록 호르몬 작용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했을 때 생리가 끊기는 거고, 별다른 몸의 변화 없이 생리가 시작된 것도 비슷한 원리라는 이야기 같았다. 조금 무서운 생각도 들고, 생리가 멈출 정도로 무리를 하면 안되겠다 마음 먹었다.

      

 약간 무감각해진 것 같기도 하고.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오트밀로 먹었는데, 크게 배고프거나 음식이 당기지 않는다. 운동을 하고 나니 그저 먹을 것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졌다. 닭가슴살을 넣어 전자렌지에 돌린 오트밀이 그렇게 입에 쑥쑥 들어갈 수가 없다. 약간 반숙으로 익은 달걀 한 알도 감사하고, 새로 도착한 스팀 닭가슴살이 너무 맛있어서 감동했다.     

 오늘 피티 수업은 하체. 엉덩이에서 고관절을 타고 다리까지 이어지는 근육에 자극을 주는 운동들을 배웠다. 런지 자세를 제대로 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하체만 한 시간 운동하고, 이어지는 유산소는 경사도 18로 올리라는 주문이었다. 런닝 머신에서 그렇게 산을 오르는 느낌을 받아본 건 처음이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1분 1분이 너무 안가서 유튜브를 보면서 겨우겨우 40분을 마쳤다.      

식단

아침: 닭가슴살 오트밀

간식: 키위1개

점심: 닭가슴살 오트밀 + 계란 1개

저녁: 닭가슴살 + 양배추 샐러드 + 계란 1개     


운동

아침 복싱 80분 + 저녁 피티 60분 + 유산소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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