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살아있는 여자 이야기
저는 살아있습니다. 20여년 전 병원에서 직접 간호를 해 드린 어머니도 살아계십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합니다. 꾸며진 얘기라고요. 최근에는 발달된 약물과 의술로 백혈병은 불치병이 아닌걸로 많은 분들의 생각이 바뀌게 되었죠. 하지만 그 당시는 '걸리면 그냥 죽는 병'으로 인식됐었던 병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백혈병을 견디셨고 나는 지금은 세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습니다. 제 경험의 거의 전부를 가감없이 썼고 소설속의 나, 그러니까 그 여자를 왜 죽음으로 몰았는지는 아마도 죽음에 두렴움이 없는 그 여자의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던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그 죽은여자였고 지금은 살아있는 여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요. 과거는 지나가 버렸고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므로 현재를 잘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내가 오늘이 되었고 오늘의 내가 내일을 만듭니다. 그러므로 나는 과거의 나에게 오늘의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잘 지내야 합니다. 그래야 내일의 나에게도 고마움을 갖게 될 것이며 결국 만날 수 밖에 없는 죽음앞에서도 원망과 두려움이 없이 '죽음 또한 고맙다'고 여기게 될 것을 알 것 같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