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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빈 시간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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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ug 20. 2020

폭염속에 가림의 제한된 자유..

드러내면서도 감출수 있는..


장마가 끝난후에 찾아온 폭염..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가리고 다녀야 하는 세상이 됐다. 외출시 무엇을 입어야 어울릴지 답이 없던 나에겐 도리어 편한점이 있다.


작년 여름엔 체형을 가리느라 폭염에도 긴팔 가디건을 입었는데 올해는 마스크 덕분에  폭염때마다 편해서 소매없는 나시를 입었더니 습관이 됐다. 밤에 술 사달라고 졸라대 만난 동생이 나에게 해골 몸매를 가릴 생각은 커녕 더 드러내고 다닌다고 너무 과감한것 아니냐고 말한다.  내가 말한


"대신 얼굴을 가리잖아.."


걸어 다니는 해골같지민 얼굴을 투명인간 처럼 가리니 괜찮다.


무엇을 입어도 나를 가릴수만 있으면 중년 남성의 50킬로 마른 체형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라나 투명인간이 붕대로 얼굴을 감고 다니는것처럼 벙거지에 선그라스 마스크로 얼굴을 완벽하게 가리면 나이대와 성별 구분이 애매해져서 과감하게 해골 체형을 드러내도 그리 어색하진 않고 껍데기만 움직이는거라 내가 나같지 않아도 된다. 체형을 가리느냐 얼굴을 가리느냐 둘중 하나만 가리면 된다.(50킬로 걸그룹 몸매를 가진 쭈구렁 (내장이 없는) 50대 중년 남자의 딜레마다. )


확실히 젊을수록 겁이 없는것 같다. 깜깜이 코로나 확진자가 배수로 늘고있는 상황임에도 여전히 술집엔 야심한 밤에도 젊은이들이 모여앉아 맥주들을 마신다. 나는 항상 소주잔에 맥주를 따라 세잔정도를 홀짝이며 기분만 낸다.


가급적 외출을 삼가하고 책이나 보면서 지내려는데 술한잔 사달라는 동생 부탁을 거절하긴 애매하고  가게에  연락처 적어 놨는데 그저 확진자 동선에 걸리지 않기만을.. 스타벅스 감염 사례에서 보듯 에어콘 바람에 커피나 술을 먹기위해선 마스크를 내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확진자 한명이 가게안에 들어오면 일대는 거의 감염이 될수밖엔 없어서 운에 모든걸 맏길수 밖에 없다.


사정을 들어보어려운 상황에서 술이라도 한잔하며 기분을 풀고 싶은가 본데.. 나이도 서로 먹을만큼 먹은지라 이제 술좀 자제하고 당분간은 밖에 나서지 말자며 술 커피 사주고 담배 12갑을 챙겨줬다. 다음주에 케익이나 하나 주문해서 갖다줄테니 집에서 점수나 좀 따라고 위로해준다.


"앞으로는 집에 어르신 계셔서 가급적 안 나갈거야. 불러도 당분간은 못 나간다." 


영화에서나 보고 실제로는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팬데믹 비상 상황, 하루에도 안전중요 메세지가 수십통 날라온다. 외출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확진자 동선에 들었다고 연락오거나 발열 기침증상 있을까 불안불안.. 나는 괜찮지만 한번 외출에 같이 사는 연로한 부모님의 안전을 걸어야 한다면 후회할짓은 안 하는것이 낫다는 결론이다.  앞으로는 외출은 하더라도 마스크를 벗어야하는 식사나 음료 자리는 피할 생각이다. 집에 와서 계속 찝집한 기분을 느껴보니 소심하다는 말을 듣더라도 그 편이 낫다란 결론을 낸다.


Charlene - Rainbows (1982):

https://youtu.be/RTHvMtrOT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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