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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범수 Jun 09. 2019

당신은 무슨 마음일까,
콩나물처럼 복잡하기만 하다.

<백종원 프로젝트, 콩나물무침부터 해장김치죽까지> 

<콩나물무침 & 매운콩나물무침>

마음에 드는 이성이 생겼다. 정말 오랜만이다. 작년 10월 마지막 연애를 끝으로 7개월간 홀로.. 주말엔 집에서 요리만 만들며 지내고 있다. 그러던 날들의 와중 지난주 우연한 기회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다. 

  근데 참 사람 마음이라는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왜이리도 조급해지는 걸까, 누군가의 연애를 조언해줄때는 급하게 다가가지 말고 천천히 여유를 가져라~! 라고 뻔뻔하게 이야기 하던 난데, 그 사람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마음으로 나에게 연락을 하고 있는 걸까. 머리속에 잡생각들이 힘잃은 콩나물 처럼 복잡하게 얽혀버린듯 하다.  


뭐 그런저런 복잡한 이유로


  콩나물이 생각나기도했고, 짭쪼름하고 아삭한 콩나물이 땡기기도 하고 이번주 메뉴는 콩나물로 정해보았다. 콩나물로 해볼 수 있는 두가지 무침요리를 한번에 시도해보았다. 

  일반 콩나물 무침과 매운 콩나물 무침의 가장 큰차이는 간장의 사용 여부이다. 매운 콩나물무침에는 고춧가루가 들어가서 전체적으로 빨간 색이 나기 때문에 진간장이 양념에 사용된다하여도 색감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 콩나물무침은 담백한 색감이 매력 포인트이기에 어두운 색의 진간장이 사용되면 그 색감에 영향을 줄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일반 콩나물무침에는 간장대신 소금으로만 간을 하는 것이 포인트다.

  백종원 선생님의 이런 새심한 포인트에 무릎을 탁! 치고 간다. 맛깔나게 무친 콩나물 무침을 입안 한가득 넣고 아삭아삭 씹으니 복잡하기만 했던 생각도 어느새... 사라지긴 개뿔 더 복잡해지는 것 같다.


< 비빔밥 >

  두유 노우 김치? 두유 노우 비빔밥? 비빔밥하면 바로 외국에 한식을 소개할 때 대표 메뉴로 내새우는 요리로서 먼저 떠오른다. 밥위에 각종 야채 그리고 고추장을 넣어 웰빙 트렌드에 딱 적합한 메뉴이기도 하다. 사실 한국인에게 비빔밥은 뭔가 하나의 요리라기 보다. 집에 있는 재료를 다 끌어 양푼에 모으고 대충 고추장 크게 한수저 그리고 먹다남은 찌개 몇스푼넣어 슥슥 비벼먹는, 그정도로 친근한 음식이기도 하다.

  나도 사실 비빔밥이라는 것을 그렇게 대해왔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새로이 하나의 요리로서 비빔밥을 시도해보았다. 고사리, 호박, 당근, 얼갈이 배추, 시금치, 무... 정말 각종 야채를 하나하나 썰고 볶아 만들어보니 비빔밥이라는 것이 정말 생각보다 고차원의 요리, 정성의 요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잘 준비된 재료에 밥과 재료를 이어줄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으니 채소의 단맛과 고추장의 알싸한 매운맛그리고 돼지고기의 고소함이 어우러진 최고의 하모니가 입안에서 펼쳐졌다. 평소에는 잘 넣지 않았던 얼갈이 배추무침이 정말 신의 한수 였다. 얼갈이 배추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풀맛이 전체적인 비빔밥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듯 했다.


< 해장김치죽 >

  금요일날 친구들과 술을 늦게 까지 마시고, 느지막히 일어난 토요일의 오후.. 늦게 까지 먹고 마신 탓에 그다지 식욕이 생기지도 않는다. 간단히 요기도 할 수 있으면서 술로 부대끼는 속을 좀 풀어줄 수 있는 메뉴가 없을까? 하며 백선생님의 요리책을 뒤적였다. 1권부터 차례대로 음식을 해나아가 보려 했으나, 내가 원하는 메뉴는 바로 3권에 있었다. 바로바로 해장김치죽

  먼저 북어대가리, 양파, 멸치가루로 1시간정도 진한게 육수를 우려냈다. 죽을 만들기 전에 이 육수만 쭈욱 들이켜도 3주전에 마신 술 까지 해장될 거 같은 진한 국물이 만들어졌다. 이 육수로 죽을 만들었으니 어찌 맛이 없을 수 있었겠으랴, 고소한 국물과 신김치가 만나서 시큼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에서부터 몸 안까지 감돌았다. 그리고 미리 불려놓고 김치와 함께 넣고 끓인 떡이 쫄깃쫄깃한 식감을 더해서 먹는 재미를 극대화 시켜주었다.


 이렇게 백종원 프로젝트 두번째 주, 총 4가지 요리를 해보았다. 백선생님의 레시피대로만 하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한치 앞도 모르겠는 그녀의 마음에도 이렇게 레시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심심한 우울함을 뒤로하고 오늘도 이렇게 가고, 이번주도 이렇게 지나간다.


진도율 9/211


인스타그램 : kitchenboy_b

유튜브 : 주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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