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uo Aug 14. 2019

아이 컨택

처음으로 뉴욕에 갔을때,

MOMA에서 사람과 사람이 처다보고 있게 하는 작품이 있었다.


Marina Abramović

https://www.moma.org/learn/moma_learning/marina-abramovic-marina-abramovic-the-artist-is-present-201


작품 옆에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는데,

작품의 작가가 처음보는 사람, 30년 전에 사랑했던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과 아이컨택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처다보고,

눈으로 대화하는 영상이었다.

당시에는 저게 뭐지 싶었고, 별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


10년이 지난 지금, 

얼마 전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아이컨택트"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되었는데,

다양한 관계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결혼식을 1주일 앞둔 부녀의 이야기

그들의 사연은 아빠가 딸의 버진로드를 걷지 않겠다는 상황의

눈맞춤 5분


7살 아들과 28세 싱글맘 이야기

7살짜리 아들이 집을 나가버린 뒤

눈맞춤 5분


중증 치매의 할머니와 악성 뇌암 손자의

마지막 추억

시간을 잃어가는 손자가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에게

자신의 눈빛만큼은 기억해주기 바라며,

눈맞춤 5분


대화 없이.

서로의 눈만 처다보며

눈으로 대화하는 순간


그 장면을 보는 사람도,

서로의 눈을 마주보고 있는 사람도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을 느낀다는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 찡하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었다.


내가 엄마랑, 아빠랑, 친구랑, 직장 동료와

미워했던 사람과 사랑하는사람 누구든

나와의 옷깃이 스친 인연이 있는 사람과


눈을 마추고 얼굴을 보고있노라 생각해보면

나 또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눈물이 날것같다


눈과 눈이 마주보고 있는 그 힘.

소리 없는 침묵 속 찌릿한 통함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것들은 대체 무엇일까.



작가의 이전글 Gustav Johansson - 'EVERYDAY'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