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말피에서 천사를 만나다

episode- 2018년 1월 17일

by 앤 셜리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위로 뽑힌 아말피 해변.


아말피에 가려면 포지타노에서 sita버스를 타고 30분 동안 구불구불한 해안절벽 도로를 달려야 한다. 워낙 구불구불한 데다 도로마저 좁아서 코너마다 가슴을 졸여야 했지만 절경을 보니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세상 어디에 이렇게 무섭고도 아름다운 길이 있을까? 공포와 감탄이 오묘하게 뒤섞이며 30여분을 달리니 드디어 아말피에 도착했다.


아말피 정류장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내가 가보고 싶었던 아말피 두우모 성당이 있다. TV를 통해 봤지만 지금까지 봐온 성당과는 또 다른 모습이라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성당을 지나 주변 상점을 돌아보고 아말피 해변도 거닐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사진마다 머리가 산발이다. 그래도 춥지는 않으니 다닐만하다. 오징어 튀김을 먹고 싶었으나 문을 열지 않았다. 비수기라 그런지 문을 열지 않은 상점이 많았다.

그 중 사람들이 제일 많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아말피 거리를 한 바퀴 돌아보고 숙소가 있는 포지타노에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그런데 버스 티켓 파는 곳이 죄다 문을 닫았다.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인지... 버스는 다니는데 버스표 사는 곳이 다 문을 닫았다는 게 말이 되나. 혹시 버스기사 아저씨한테 직접 살 수 있는지 물어보니 그것도 안 된단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는 우리에게 일단 버스에 타라는 아저씨. 그냥 현금으로 받아주시려나? 하고 일단 버스에 탔다. 아침에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데 기사님 바로 뒷자리에 앉아서 그런지 절벽길은 더 아찔하게 느껴진다. 깻잎 한 장 차이로 차들이 비켜갈 때마다 우리가 소리를 지르니 아저씨가 웃으며 '걱정하지 말란다. 다~ 괜찮단다.' 자기의 운전실력을 믿으라는 소리 같았다. 아저씨를 믿지만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서로 손을 꼭 잡은 채 30분을 달려 포지타노에 도착하고 돈을 내려고 했더니 아저씨가 활짝 웃으며 그냥 내리란다. 세상에 이런 천사 같은 분이 있다니... 원래 티켓 없이는 승차가 안 되는 거였나 보다. 지난번 150유로를 악착같이 받아가던 젊은 역무원 놈 같은 사람도 있지만 버스기사 아저씨처럼 천사 같은 사람도 있구나. 그때 분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으며 가슴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포지타노로 돌아와 지난번에 못 간 성당에 들렀다가 바다가 보이는 예쁜 카페에 가려고 구글맵으로 찾아갔으나 문을 닫았다... 역시 비수기라 문을 닫았나 보다. 할 수 없이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냥 숙소에만 있어도 참 좋구나. 내일이면 이 곳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아쉬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