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9월 25일~ 9월 28일
분량 : 135장 끝까지
소감 : 안녕하세요, 모비딕 완독한 사람입니다
에이해브가 이끄는 피쿼드호가 대서양과 인도양, 북태평양을 지나 드디어 적도에 도착했다. 이곳은 모비딕의 출현 지역이자 에이해브가 모비딕에게 다리를 잃었던 바로 그 장소다. 에이해브는 모비딕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편집광적인 광기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모비딕과 에이해브의 싸움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말이었다.
928페이지에 달하는 이 거대한 소설책도 그 장면을 대미로 장식하고 있다. 끝없는 바다 위에서 대자연의 상징물과도 같은 거대한 생물체를 향해 작살을 내리꽂는 한 인간을 떠올려보라. 고래는 분노하여 날뛰고 보트는 사정없이 부서진다. 상어떼가 패배 처리반처럼 대기하고 있는 혼란의 전투장 속에서 에이해브는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선다. 그를 계속 일으켜세우는 힘은 무엇일까? 증오? 분노? 복수심?
그런 이름으로 부르기엔 그의 투지가 숭고하다. 모비딕에게 호되게 당한 뒤 겁에 질렸던 선원들이 두려움을 잊고 경이로운 눈으로 그의 수족을 자처하게 될 만큼 모비딕에게 덤벼드는 60대 노인의 전투 태세는 압도적인 면이 있다. 누군가의 눈에는 미련하고 비이성적이며, 무모한 파멸 행위일지도 모르겠다. 주변인까지 파멸시킨다는 점에서 그의 맹목적인 복수심은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
그럼에도 에이해브의 일격을 숨죽이고 지켜보게 되는 것은 이토록 늙은 인간을 분투하게 만드는 것의 정체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모든 자연스러운 다정함과 동경을 뒤로 한채” “이리도 나 자신을 쪼고 내몰고 밀어붙이게 하는 것(832쪽)”. 벗어날 수 없는 것. 파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발을 내딛게 하는 것. 목숨을 포함한 가진 모든 것을 끌어모아 단 한번에 내던지게 하는 무엇.
“이것”은 이해받지 못할 수 있고, 이해받기를 지레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런다 해도 끝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나”만 아는 영역에서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게 된다. 절대적인 혼자이기에 고독하다. 때문에 에이해브도 말했을 것이다.
“오오, 고독한 삶이 맞이한 고독한 죽음! 오오, 이제 난 나의 가장 큰 위대함이 나의 가장 큰 슬픔 속에 깃들어 있음을 느낀다. (879쪽)”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나만의 전투, 그 슬픔 속에 자신의 위대함이 있다.
답이 존재하지 않는 망망대해라는 삶 위에서 나는 어떤 명명할 수 없는 힘에 떠밀려 분투하고 있는지. 동강나는 나무 배와 휩쓸리는 고래잡이 선원들을 보며 곰곰 생각했다. 나의 “참된 본질”이 무엇인지를 찾고 싶었다. 소설 속 항해는 끝이 났지만 나의 항해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하세요, 모비딕 완독한 사람입니다. 제가 좀 달라보이나요? 그렇다면 정상이십니다. 소설은 끝이 나서 홀가분한데 몇몇 의문스러운 부분이 남아서 찝찝하기도 해요. 이슈미얼은 중간부터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최후의 전투까지도 의미심장한 눈빛을 쏴대던 페달라는 어디로 갔으며, 그의 존재는 무엇을 전하기 위함이었는지? 성경에 관한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요. 뒷부분에 와서는 주석 부분은 거의 건너뛰며 읽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부분을 놓치면서 읽어서인지 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연재글에도 그런 부분이 가감없이 드러난 것 같아 부끄럽고, 어쩐지 죄스런 마음도 들고 합니다.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좀 더 깊이 읽고 많은 정보와 의견을 나누고 싶어요.
이번주 진도 체크 ✅
은윤슬 120장 완독 소식을 미리 전해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여러분 제가 이런 말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는데, 마감 3분 전입니다. 더 자세한 후기는 9월 30일! 예준의 생일달 마지막날에 낋여오도록 하겠습니다. 이벤트 공지도 그때 할게요! 아직 완독하지 못하신 분들은 30일까지 계속 달리셔도 좋겠습니다! 응원할게요! 1분 전!!!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