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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와 모과 Apr 15. 2024

목표부터 세우기

미국 탐험가 존 고디드를 아시나요? 

1940년 그는 15살이 되었을 때 공책에 이루고 싶은 목표 127개를 적습니다. 

배로 전 세계 여행하기, 달나라 가기, 독사에서 독 빼내기 등 황당무계하거나 평생 노력해도 쉽지 않은 목표로 가득했는데요. 

고디드가 일흔 살이 되었을 때 109개를 성공했다고 합니다. 

소년이었던 고디드가 삶에서 추구한 목적은 새로움에 도전하고 세상을 탐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127개의 세부 목표를 정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목적을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걸어간 의지가 놀랍습니다. 

삶의 목적을 정한 후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세밀한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생각 없이 살다보면 시간의 흐름에 떠밀려 엉뚱한 목적지에 도달합니다. 

원하는 목적지에 영원히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목표는 항로가 맞지 않을 때 제자리로 돌아오게 합니다.


 창작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술가의 삶을 원한다면 구체적인 목표 설정이 필요합니다. 

목표는 글로 적으면 좋습니다. 

우리는 머릿속으로 온갖 구상을 하며 목표를 세웁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정확히 측정할 수 없습니다. 

생각은 생각일 뿐입니다. 

글로 적으면 시각적으로 목표가 확 드러납니다. 

뇌에서도 인식이 명확해집니다. 

목표를 적는 순간 내가 원하는 걸 뚜렷이 알게 됩니다. 


저도 작가의 삶을 위해 매년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를 적습니다. 

장기 목표로는 일 년에 한 권 책 쓰기, 장편소설 쓰기 등이 있는데요. 

80세까지 글을 쓴다고 가정하면 40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허황된 꿈처럼 보일수도 있습니다. 

제게는 선명하고도 실질적인 목표입니다. 


 장기 목표는 배짱 두둑한 마음으로 세워도 좋습니다. 

단기 목표는 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위 목표이기에 매일 실천 가능한 것이어야 합니다. 

단기 목표는 작품을 시작할 때마다 세워야 하는 뼈대와 같습니다. 

건축가는 건물을 건축할 때 설계 도면부터 그립니다. 

창작자는 작품을 시작하기 전 전체 구상부터 생각합니다. 

작가라면 어떤 주제의 글을 어떤 형태로 쓸지 고민하는 것이 시작이겠지요. 

글의 장르마다 다르지만 성장 소설을 쓴다면 주인공을 창조한 후 그에게 성별, 이름, 나이 등을 부여하고 줄거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주인공에게 생명을 불어넣으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여행, 음식, 부모님, 일상 등 주제를 여러 개 분류한 후 글을 씁니다. 

그러다 우연히 어떤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당장 써보고 싶은 주제가 명확해지면 그 순간부터 주제에 맞는 목차를 구성하기 시작합니다. 

뛰어난 작가라면 이런 과정 없이 바로 원고를 작성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전체 틀을 잡고 시작하는 게 훨씬 수월합니다. 

목차를 적어보면 내가 이 원고를 쓸 수 있을지 없을지 파악이 됩니다. 

좋은 주제가 떠올랐더라도 막상 목차를 쓰다보면 말할 내용이 없거나 그 부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적어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목차는 엉성해도 괜찮습니다. 

틀에 속박되지는 마세요. 

다만 처음에 꼼꼼하게 구성하면 초고를 완성한 후 보수공사를 덜 해도 됩니다. 

목차가 완성되면 각 부분을 파트별로 나누고 소제목을 달면서 글감 순서를 구성합니다. 

목차가 완성되면 그때부터는 자리에 앉아 원고가 완성될 때까지 쓰면 됩니다. 


이때 데드라인을 설정하면 좋습니다. 

창작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어느 정도 긴장을 부과하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됩니다. 

언제까지 완성할 거라는 계획이 없다면 기간은 무한정 늘어납니다. 

창작 말고도 현실에서 당장 해야 하는 많은 일들이 있으니까요. 

규모가 큰 작품은 수년 에서 수십 년 까지 걸릴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은 세부 목표를 정했다면 1년 안에 완성할 수 있습니다. 


저도 목차가 정해지면 초고 완성의 데드라인을 정합니다. 

글이 안 써질 때는 하루에 한 문단, 잘 써질 때는 A4 한 페이지를 씁니다. 

이 기간에는 마음을 분산시키는 일은 가능한 줄이려 합니다. 

초고를 완성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에 일상이 글쓰기에 맞춰 단순하게 변합니다.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 노력한 목표가 결실을 맺었다면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저희 부부는 결혼 기념일이나 생일은 특별히 챙기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애를 써서 이루어 낸 결과에 대해서는 축하를 합니다. 

논문 통과, 시험 합격, 성경 일독 등 각자 세웠던 세부 목표가 달성되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기념 하거나 여행을 떠납니다. 

자기계발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원고를 계약하면 그 돈으로 무얼 할지 이미 계획을 세워 놓았습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에게 줄 보상을 미리 계획하면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창작 활동을 할 때마다 힘이 납니다. 

가끔은 보상을 떠올리며 꼭 완성하고 말겠다는 의욕이 솟아납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창조하는 여정에 들어서면 수많은 난관에 부딪칩니다. 

헤매기도 합니다. 

저 멀리 작은 불빛 하나라도 밝혀 놓아야 합니다. 

목표를 달성한 후 내게 줄 선물을 적어보는 것도 창작 할 때 꼭 필요한 목표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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