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아시나요? 전자제품 매장에서 다이슨 청소기를 처음 보았을 때 트렌스포머 로봇이 서 있나 싶어 놀랐습니다. 가격을 확인하고 한번 더 놀랐지요. 이렇게 비싼 청소기를 누가 산다고?
현재 다이슨은 전 세계 84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산업 디자이너이자 사업가였던 제임스 다이슨은 세계 최초로 먼지 봉투 없는 진공 청소기를 만들려 했습니다. 그는 청소기 제작에 15년을 매달렸는데요.
수천 번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사기를 당해 파산 직전까지 가기도 했지요.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든 끝에 먼지봉투 없는 제품을 출시하게 됩니다.
작가 J.K 롤링은 아이를 홀로 키우며 빈곤 속에 허덕이면서도 카페 구석에 앉아 글을 썼습니다.
1995년에 롤링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라는 제목의 원고를 런던 출판사 12군데에 투고했습니다.
모두 거절당했지요.
그녀는 소규모 출판사인 블룸즈버리에 13번째로 원고를 보냈습니다.
결국 그 출판사와 계약을 맺어 500부를 찍는 조건으로 출판 하게 되었는데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해리포터 시리즈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6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권위 있는 문학상을 휩쓸어 버렸습니다.
1915년에 태어난 카르멘 헤레라는 추상화 작업을 50년 넘게 하였지만 오랫동안 미술계의 외면을 받아왔습니다.
2004년, 그녀가 90세 되던 해에 첫 작품이 팔립니다.
헤레라는 조금씩 유명해지기 시작합니다.
2016년 휘트니 미술관 전시 당시 그녀는 101세였습니다.
2020년 헤레라는 105세가 되었지만 조수의 도움을 받아 작품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90세가 될 때까지 남편 외에는 누구도 헤레라를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녀 작품은 수십 년간 관심 받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응원하며 작품에 매진했습니다.
2022년 그녀는 현대미술에 한 획을 장식하고 세상을 떠납니다.
새로움을 창조할 때 실패는 반드시 따라옵니다. 창조와 실패는 한 몸이라 떼어 낼 수 없습니다.
실패는 창조 과정 중 일부입니다. 실패하고 거절당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끝없는 실패와 거절은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무뎌질 수는 있지요.
잠시 실망한 후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실패가 계속되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줄어들거나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의심하거나 나는 안 된다며 절망도 합니다.
내면의 검열관이 이 작품은 실패작이라고 속삭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순간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생각보다 자주 와요.
그럴 때마다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창작품이 엉망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이 시대에 맞지 않거나 너무 앞서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실패하고 또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버티는 자가 승리합니다.
팀 페리스가 쓴 <타이탄의 도구들>에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일화가 나옵니다. 그
가 처음 할리우드에 발을 들여놓을 때 제작자들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110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아널드는 할리우드에서 쓸모없는 거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태연하게 자신감을 유지했는데요. 그 비결을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경쟁하러 나간 게 아니다. 이기러 나간 것이다. 다만 누군가 나를 발견해줄 때를 기다렸다. 모두가 살을 빼고 금발 미남처럼 보이려 노력할 때 내가 그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그들처럼 하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한 것은 그저 버티는 것이었다.’
대중들이 잘생긴 배우에 식상함을 느끼게 되면서 아널드는 기회를 잡았고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나게 됩니다. 아널드는 우리가 퇴장만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누군가가 우리를 기어이 발견할 것이라고 용기를 줍니다.
그때까지 우리가 할 일은 스스로 사라지지 않고 버티는 것이지요.
저는 어려운 경제 용어와 경제 지식을 실생활에 적용해 독자들이 쉽게 접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두 번째 원고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주제가 전문적인 경제 분야도 아니고 순수문학도 아닌 애매한 지점이라 문학 서적을 출판하는 출판사 5곳과 경제 서적을 다루는 출판사 5곳을 찾아 원고를 보냈습니다.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낙심했지만 완성된 원고를 제쳐놓고 다른 원고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서점에서 경제 서적을 살펴보다 거절된 원고가 다른 책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배치를 바꾸고 내용을 보강하고 전체 흐름을 경제에 맞춰 다시 정리했습니다.
몇 주 후 도서관 신규 코너에서 제가 쓴 주제와 비슷한 경제 서적을 발견했습니다.
출판사를 확인한 후 원고를 보냈습니다. 이틀 후 그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원고가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당했을 때 괴로웠지만 글 쓰는 걸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원고를 쓰면서 두 번째 원고를 개선시키는 방안도 고민했습니다.
내 원고와 맞는 출판사를 찾지 못했다고 여겼습니다.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최선을 다해 자료를 모으고 정성 들여 썼기에 거절을 당했지만 자신감까지 잃지는 않았습니다.
출판을 못한다고 해서 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요.
원고 계약을 해도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닙니다.
계약금을 받았는데 1년 후 출판이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두 번째 책도 출판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출판사 사정으로 편집자가 두 번이나 바뀌었고 그로 인해 원고 방향성도 달라졌습니다.
그때도 속상한 마음을 뒤로 하고 글 쓰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그 뒤로도 원고를 투고할 때마다 수많은 거절 편지를 받았습니다(잠시 눈물 좀 닦고요). 지금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핑퐁핑퐁.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면 원고는 그대로 다시 되돌아 옵니다.
창조 할 때는 언제라도 실패를 할 수 있다는 마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창조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창조를 하는 내내 괴롭고 힘들기만 하다면 그만두는 편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진행하던 창조 작업이 잘 풀리지 않거나 완성된 작품이 외면 받아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실패를 적이 아닌 친구로 여긴다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무너져 버리는 상황은 피할 수 있습니다.
임용 시험이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지인을 보면 한 두 문제 차이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에서는 누구보다 실력이 뛰어나고 맡은 일을 빈틈없이 처리하지만 유독 승진 시험에만 약한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최선을 다하고 노력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운을 이야기합니다.
<소설가의 귓속말>에서 이승우 작가는 말합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인내하고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해도 끝내 달성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요.
그것을 ‘행운이라고도 하고 은혜라고도 불리는 자리’로 표현했습니다.
내 안에서 최대한 창조성을 끌어내고 열심을 다해 작품을 완성해도 결국에는 실패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행운이 따르는 건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첫 책은 운이 좋았습니다.
출판사마다 지향하는 가치관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작품도 다릅니다.
원래 그 출판사에서는 다른 책을 출판할 예정이었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때마침 제 원고가 도착했습니다.
제 글이 남들보다 좋아서 선택받은 것이라기보다는 우연히 시기가 딱 맞았기에 출판할 수 있었던 겁니다.
원고를 다 쓰고 출판사에 보내고 나면 행운을 바라며 좋은 소식을 기다립니다.
거절당하고 실패합니다. 거절을 끌어안습니다.
실패를 동무삼아 다시 시도합니다. 인내심을 갖고 불확실성에 맞서며 힘을 내어 걸어갑니다.
불평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 애를 씁니다.
감사는 긍정의 면역력을 키워주기에 실패할 때마다 강력한 보호막이 되어 줍니다. 보호막은 많을수록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