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미술관카페
어쩌다 필자가 찾은 이곳 시오스는 카페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그곳은 커피보다 깊은 사유가 흐르는 장소다.
유명한 건축가의 작품으로 이 공간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시간의 흔적이 만든 감성’으로 빚어냈다.
120평의 실내와 120평의 루프탑,
그 너른 공간은 단지 넓은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철학적 산책로로 설계되었다.
독일의 뫼비우스가 창안한 데서 유래된 기다란 직사각형 종이를 한 번 비틀어 양쪽 끝을 맞붙여서 이루어지는 도형으로, 안팎 구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다시 말해서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동선은
끝이 없는 사유의 여정이며,
그 길을 걷는 이들은
자신의 내면과 조우하게 된다.
시오스의 벽은 콘크리트로 지어졌지만,
그 속엔 낮과 밤의 오래된 함의가 숨 쉬며
시간의 결을 품는다.
창은 도시를 바라보되,
그 너머의 자연을 품고,
루프탑은 하남의 하천과 신도시를 조망하며
다가올 미래를 조용히 예감한다.
이곳은 대관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회의, 전시, 공연, 스몰웨딩, 그리고 사적인 축제까지—
시오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릇이 된다.
그릇은 비어 있을 때 가장 아름답고,
그 안에 담기는 순간,
시오스는 하나의 예술이 된다.
주말이면 청춘들이 몰려든다.
그들은 커피를 마시러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계절을 살아내기 위해 시오스를 찾는다.
고개 들어 천정위 유리처마 사이로 흐르는 햇살이 테라스를 적신다.
그곳은 사랑과 우정, 그리고 고요한 혼자의 시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정원이 된다.
시오스라는 이름의 뜻은 아직 세상에 그다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미지의 이름은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ㅅ5S’라는 표기 속엔
시옷의 시작과 숫자의 상징이 교차하고,
그 안엔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성이 숨어 있다.
시오스는 묻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당신을 기다린다.
당신의 이야기를 담을 준비가 된 공간...
시오스는 그렇게,
도시의 한 모퉁이에서
철학이 숨 쉬는 감성의 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