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안산갈대습지의 선율
도심 속에서 맞이하는 주말, 안산갈대습지는 계절의 변화를 가장 아름답게 품어내는 곳이다. 봄에는 파란빛으로 물든 갈대숲이 햇살 아래 반짝이며 속삭임을 전하고, 여름에는 연못가에 붉고 분홍빛의 연꽃들이 바람결에 흔들리며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지금, 가을의 한가운데 서 있는 갈대습지는 황금빛 물결로 빛나며 바람과 함께 춤을 춘다. 갈대숲 사이를 걷는 이들은 낙엽처럼 흩어지는 시간을 붙들고, 자연의 품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바람소리길을 지나면 나뭇가지 사이로 흐르는 바람이 사람을 시인으로 만들고, 그 순간 마음은 고요해져 자연의 선율 속에서 한 편의 시가 된다.
겨울을 기다리며 고개를 숙이는 갈대, 그리고 물 위에 떠 있는 개구리밥과 연꽃은 계절의 비밀을 간직한 듯 고요히 머문다. 연못에 비친 여인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꽃보다 아름다운 순간을 완성한다.
지금 이 계절, 초록빛 대신 황금빛으로 춤추는 갈대와 바람이 만든 길 위에서, 사람과 자연은 하나가 되어 가을의 깊은 울림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