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 클로버'보다 중요한 이야기
지인에게 책을 선물할 일이 있을 때면 전시회나 문구편집숍에서 틈틈이 사놓았던 책갈피를 함께 선물하곤 합니다. 감명 깊었던 부분에 책갈피를 끼워 선물하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물 받은 책에 책갈피가 꽂혀 있으면 그 부분을 먼저 읽기에, 부족한 말주변으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저의 마음을 대신하기에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근래에 책을 선물할 일이 많았던 터라 구매해 놓았던 책갈피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고, 저는 책갈피처럼 사용할 수 있는 코팅된 '네잎 클로버'를 주문했습니다. 직접 '네잎 클로버'를 찾아 수작업으로 코팅한 다음에 선물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도시를 벗어나지 않는 저에게 '네잎 클로버'를 찾는다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 요리대신에 배달앱을 사용하는 것처럼 확실한 결과물이 나오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네잎 클로버'를 선물 받으신 분들은 대부분 동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행운의 상징인 '네잎 클로버'가 가져다주는 휘발성 강한 기대감이 그것이었습니다. 당연히도 '네잎 클로버'가 있다고 해서 풀리지 않던 일이 갑자기 풀린다거나 아팠던 몸이 괜찮아지지는 않겠지만, '행운'의 상징과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했고, 그 모습을 보는 저 또한 기분이 좋아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잎 클로버'에도 꽃말이 있습니다. 더욱이 '사랑'과 '행복'이라는 어쩌면 '행운'보다 저 중요한 의미입니다. '세잎 클로버'에게 어쩌다 이런 꽃말이 부여되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순 없었지만, '네잎 클로버'를 판매하는 곳에서 애써 '세잎 클로버'와 관련된 거짓 내용을 기재할 리는 없으니 우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행복(幸福) 「명사」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행운(幸運) 「명사」 좋은 운수. 또는 행복한 운수.
생각해 보면 우리는 '세잎 클로버'와 '네잎 클로버'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 찾아올지도 모르는 행운을 위해 주위에 셀 수 없이 많은 사랑과 행복을 도외시하곤 하니까요. 이런 의미에서 '세잎 클로버'에게 '사랑'과 '행복'이라는 의미가 부여된 데에는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얘기를 우리에게 해주려는 것만 같습니다.
'사랑'과 '행복'이 있어야 '행운'을 올바르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