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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akong Jun 20. 2019

엄마의 고백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갔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다. 아이들과의 매일매일이, 순간순간이 너무도 소중해서 눈과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데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 시간이다. 그러다 문득, 잠든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이 숨을 잘 쉬고 있는지 확인해본다. 그리고 나는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낀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면 언제나 그렇듯이 아이들은 씩 웃으며 '엄마'라고 말한다. 매일 내가 아이들에게 물어봤던 '잘 잤어?'라는 말을 이제 아이들이 나에게 한다. '엄마 잘 잤어?' 


밤사이 아이들은 또 컸다. 매일매일 미묘하게 아이들은 자란다. 

잠에서 깬 아이들을 보며 나는 지난밤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안심이 된다. 너희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하루가 또 이렇게 시작되었구나.


생각해보면 숨을 쉬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인데, 나는 이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 여길 때가 많다. 특히 아이들과 생활할 때는 항상 잊어버리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고 밥을 먹지 않고 생떼를 피우면 그렇게 화가 날 수가 없다.


사실 아이들이 말을 잘 들어서, 밥을 잘 먹어서, 예쁜 행동을 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닌데. 그저 이 아이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아이들에게 이 마음을 전하지 못할 때가 너무도 많다.


내일은 아이들에게 꼭 말해줘야지. '존재해줘서 고마워.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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