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가 흐르고 세탁기에서는 세탁을 하고 있는 소리가 나고 있다. 덜컹덜컹.
나는 오전에 치과를 다녀왔고 집에 오는 길에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인 떡볶이를 사서 점심을 먹었다.
밀린 빨래를 하고 빈둥빈둥 휴대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다. 아주 오랜만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냈다. 비록 엄마 껌딱지인 아이가 울면서 어린이집에 가서 마음이 아팠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아이들을 보냈다. 이제 3일 있으면 회사로 복귀하기 때문이다.
특별할 것 없었던 일상이지만 복직하고 나면 이런 시간이 또 생각나겠지.
매일 집안일하고 아이들 밥 준비하느라 바빴지만 틈틈이 누릴 수 있었던 여유가 있었던 하루하루.
얼마 전 아이들에게 '가을이 되면 나뭇잎이 노랑, 빨강, 갈색으로 변해'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창밖을 보던 한 아이가 갑자기 급히 나를 부른다. '엄마 엄마 노랑이예요!'
아직 잠이 덜 깬 나는 무슨 말인가 싶어 아이와 함께 창 밖을 보았다. 나무의 작은 일부분이 노랗게 변해있었다. 나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나무의 변화였다. 아이가 발견하지 못했다면 절대 알아차리지 못했을 그런 변화. 나였으면 바쁘게 살다 어느 순간 나뭇잎 색깔이 많이 변해버렸을 때 겨우 알 수 있었겠지.
하루하루 노란 나뭇잎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 아침엔 조금 더 늘어난 노란색을 보며 아이는 또 외친다.
'엄마 엄마 노란색! 노란색이 많아요!'
이렇게 함께 계절을 느끼고 알아가고, 하루하루 함께하는 것이 참 소중하다.
벌써 세 번째 가을을 아이들과 함께하는구나.
오늘 아침 아이들은 어린이집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 나왔다. 집안일을 하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 우연히 보니 집 앞 놀이터에 아이들이 있었다. 한바탕 울고 들어갔던 아이도 즐겁게 친구들과 놀고 있었다. 깔깔거리는 밝은 웃음소리와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걸 볼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도 귀하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행복했다.
이젠 이 시간에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볼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이 하원하고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하고 저녁도 같이 먹지 못하겠지만,
나와 함께하는 아이들의 하루하루가 조금은 적어지겠지만,
조금은 우리의 하루가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우리 새롭게 시작될 하루하루도 기대하며 잘 보내보자
@ 노란 나뭇잎 반가워!